[고사성어] 猫鼠同處(묘서동처)
[고사성어] 猫鼠同處(묘서동처)
  • 신문수 기자
  • 승인 2021.12.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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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와 쥐가 자리를 함께하다

· 猫(묘) : 1. 고양이 ※ 용례 : 猫兒(묘아), 猫柔(묘유), 猫睛(묘정)

· 鼠(서) : 1. 쥐 2. 간사하다 3. 간신의 비유 4. 근심하다 ※ 용례 : 鼠盜(서도), 鼠輩(서배), 鼠思(서사)

· 同(동) : 1. 한 가지, 같이하다 2. 화합하다 ※ 용례 : 同感(동감), 同門(동문), 同情(동정), 同胞(동포), 雷同(뇌동), 同價紅裳(동가홍상)

· 處(처) : 1. 머무르다 2. 곳, 장소 3. 처분하다 4. 결정하다 ※ 용례 : 處決(처결), 處理(처리), 處罰(처벌), 處暑(처서), 處世(처세), 處地(처지), 處刑(처형), 各處(각처), 居處(거처), 難處(난처)

올해 대학교수들이 한국 사회를 表現(표현)한 四子成語(사자성어)로 猫鼠同處(묘서동처)를 選定(선정)했다. 풀이하면 “고양이와 쥐가 자리를 함께한다” 또는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 라는 뜻이 된다. 당나라의 역사를 敍述(서술)한 중국의 舊唐書(구당서), 後晉(후진) 때 와 新唐書(신당서), 北宋(북송) 때에는 “고양이와 쥐가 같은 젖을 빤다.”는 猫鼠同乳(묘서동유)라는 말도 함께 나온다. 보통 쥐는 굴을 파고들어 와 곡식을 훔쳐 먹고 고양이는 쥐를 잡는다. 이렇게 사이가 怨讐(원수)이어도 위아래 벼슬아치들이 不正(부정)과 結託(결탁)하여 나쁜 짓을 함께 저지르는 것을 指摘(지적)한 것이다.

그런데 舊唐書(구당서)에는 이런 이야기가 더 적혀 있다. 洛州(낙주)의 趙貴(조귀)라는 사람 집에 고양이와 쥐가 같은 젖을 빨고 서로 해치지 않는 일이 생겼다. 그의 상관이 쥐와 고양이를 임금에게 바쳤다. 그러자 정부의 관리들이 祥瑞(상서)로운 일이라며 亂離(난리)였다. 오직 崔佑甫(최우보)란 사람만이 “이것들이 실성(失性)하였다.” 즉 “제 本性(본성)을 잃었다”라고 바른 소리를 하였다. 도둑을 잡는 자가 도둑과 한통속이 되었다는 것을 直視(직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쥐를 잡는 동물이라 쥐와 함께 살 수 없다. 서로 원수 같은 사이인데, 어찌 된 탓인지 이 둘이 서로 한 패거리가 되었다는 뜻이다.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任職員(임직원)들의 땅 投機(투기)로 觸發(촉발) 된 LH 사태로 公共部門(공공부문)의 信賴(신뢰)가 墜落(추락)하고 정책의 一貫性(일관성)에 대한 憂慮(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率先垂範(솔선수범)해야 할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부동산투기 등 私益 追求(사익추구)로 공공 부분 전반에 不信(불신)이 澎湃(팽배)한 가운데 치러진 지난 4월 7일 서울·부산 지방 선거에서 與黨(여당)이 完敗(완패)를 했다. 그 餘韻(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성남시 대장동 特惠疑惑(특혜의혹) 사건이 불거져 20대 大選(대선) 선거판에 話頭(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4월 7일 서울·부산 지방선거에서 慘敗(참패)를 한 여당은 여간 難堪(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0일에는 대장동 관련 수사를 받던 전 성남 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極端的(극단적) 선택을 하였다. 그동안 遲遲不進(지지부진)했던 대장동 特檢(특검)이 탄력을 받고 있다. 與野(여야)는 서로 相對方(상대방)을 향해 특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20대 대선이 90일도 남지 않는 狀況(상황)에서 과연 특검이 가능할지 疑問(의문)이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을 수개월째 搜査(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어 보인다.

여야는 異口同聲(이구동성)으로 특검을 주장하고 있으나, 서로의 입장은 달라 보인다. 여야는 이 事件(사건)을 政治的(정치적)으로 利用(이용)하지 말고 眞實(진실)이 무엇이지? 그리고 부동산 문제로 국민이 虛脫感(허탈감)을 갖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여, 다시는 이 나라에 LH·대장동 사태 같은 부정한 公務員(공무원)과 무리가 猫鼠同處(묘서동처)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