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1,000리길 달려서 가다! [낙동강 종주길 참가기]
낙동강 1,000리길 달려서 가다! [낙동강 종주길 참가기]
  • 김응환 기자
  • 승인 2021.12.13 10: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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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댐에서 부산다대포까지 달려서 가다!
굽이굽이 낙동강변 자전거길 달리기
10개 구간으로 나누어 주말에 달려
2021.4.10.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 기점 안동댐 인증센터에서 출발 전 모습. 김응환 기자

낙동강 1,000리 길을 달려서 가다!

안동댐을 출발 낙동강 자전거길을 달려서 부산 다대포까지 종주한 사람들이 있다. 대구동구육상연맹(회장 홍춘섭) 회원 9명이다. 처음에는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속에 벚꽃이 핀 4월 안동댐을 출발했다. 총거리 408km를 10개구간으로 나누어 주말을 이용하여 달렸다. 무더운 날씨는 물론 장대비가 오는 날도 달려 12월 11일 드디어 종착지인 부산 다대포에 도착했다. 당초 계획은 10월 초에 마칠 계획이었으나 개인별 빠진 구간 달리기 및 각종 대회 참가 등으로 일정이 늦어졌다. 이날 다대포해변공원에서 진행된 완주환영식에는 대구시육상연맹 김원빈 부회장을 비롯하여 동구육상연맹 회원들이 나와 완주자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제9구간 밀양수산대교 옆 자전거길 쉽터에서 출발 전 모습. 김응환 기자

달리는 중에 어려움도 많았다. 더위가 가장 힘들었다. 그늘이 거의 없는 자전거길 특성상 강한 햇빛을 온몸으로 받으면서 달려야 했다. 그리고 출발지와 도착지 이동은 대부분 열차와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대중교통 이용 장소까지 가야 하는 관계로 어떤 구간은 거리가 50km나 되기도 했다. 이정표가 분명하지 않아 뜻하지 않게 돌아간 길도 많았고, 자동차와 병행한 도로를 달릴 때는 위험을 느끼며 달려야 했다.

전 구간 무 지원 서바이벌 방식이다. 필요한 간식과 음료수를 준비한 배낭을 개인이 메고 달리는데, 급수가 가장 큰 문제였다. 준비해간 물이 부족할 때는 가진 물을 서로 나눠가며 견디기도 했다. 그리고 근무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함께 달리지 못한 구간은 개인별로 따로 시간을 내어 그 구간을 달렸다. 소식을 전해들은 대구시육상연맹 최영수 회장은 일정 중에 따로 불러 식사와 격려금을 전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부산 다대포해변공원에서 완주패 수여 후 기념 촬영(좌로부터 이화순, 황추자, 임애경, 이복원, 김응환, 홍춘섭, 임중재, 최대희). 김응환 기자

9명의 완주자 중 5명이 여성 주자

종주팀 9명의 주자 중 5명이 여성이었다. 남자회원들은 모두 풀코스를 완주한 경험이 있었지만, 여성회원들은 장거리달리기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초반에는 거리에 대한 부담감이 컸으나 횟수를 거듭할수록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13일에는 종주팀 전원이 울산태화강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여성 주자 중 황추자, 최대희 두 사람은 첫 풀코스에 도전하여 좋은 기록으로 완주했고, 20대의 곽다정 씨도 첫 하프코스에 도전 여성 10위의 기록으로 완주하는 기쁨도 맛봤다. 모든 것이 낙동강종주 참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제6구간에 있는 창녕 '무심사'에서 바라본  낙동강 모습, 낙동강자전거길이 이 사찰 경내를 통과한다. 김응환 기자

아름다운 낙동강변 경치에 반하다!

달리면서 느낀 점도 많았다. 우선 낙동강 굽이굽이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다. 구간마다 잘 정비된 산책로는 따로 가서 걸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 있는 장소가 많았다. 가끔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은 잠시 무더위를 잊게 해 줬고, 힘들 때쯤이면 나타나는 쉼터는 힘든 길손을 품어줬다. 힘은 들었지만 두 다리로 낙동강 천릿길을 달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했다.

완주 소감

완주 소감을 들어봤다. 여성 주자 중 최연장자인 황추자(62) 씨는 이번 참가로 장거리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으며, 이제 풀코스를 달릴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리고 임애경(56) 씨는 기간 중 친한 친구를 잃게 되는 아픔을 겪었다고 조심스레 털어놨다. 병마와 싸우는 친구를 위해 주로(走路)의 아름다운 경치를 사진으로 담아 계속 보내주며 용기를 줬으나, 친구는 끝내 저세상으로  갔다며 울먹였다. 그리고 완주자 중 가장 젊은 곽다정(24 대학생) 씨는 이번 기회를 통하여 힘들었던 학교생활을 극복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힘들고 기억에 남는 구간과 에피소드

가장 힘들었던 구간과 기억나는 구간에 관하여 물어봤다. 대부분 참가자들은 구미보에서 성주대교까지 제4구간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거리가 멀고(50km) 날씨가 무더웠기 때문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구간을 천신만고 끝에 완주하고 강창장어로 몸보신을 하기도 했다며 무용담처럼 이야기했다. 그리고 가장 아름답고 기억에 남는 구간을 물어보니 창녕 개비리길과 무심사가 아름다웠고, 산책로가 잘 단장된 삼랑진~물금구간 및 부산 강서갈맷길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달리는 중에 에피소드도 많았다. 첫 구간인 안동댐에서 예천 구담교까지는 길을 잘못 들어 6km나 돌아가기도 했으며, 상주 상풍교에서 구미보까지 제3구간을 달린 후에는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구미역까지 콜택시로 이동 겨우 열차를 타고 집에 가니 한밤중이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달성보에서 창녕 적포교까지 제6구간을 달릴 때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부득이 여성 회원들은 포기하고 남성 회원들만 비를 쫄딱 맞고 49km를 달리기도 했다.

완주환영식에서  환영나온 회원들과 기념쵤영. 김응환 기자

또 다른 이벤트를 준비하다!

낙동강종주팀은 이번 행사에 이어 또 다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낙동강 1,300리 길의 남은 구간인 황지에서 안동댐 구간과 금강자전거길, 영산강자전거길, 한강자전거길 종주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라고 이번 행사를 총괄 추진한 임중제(64) 동구육상연맹 부회장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