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너를 속일지라도
세월이 너를 속일지라도
  • 이한청 기자
  • 승인 2021.12.0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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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핀 진달래
10월말에 핀 진달래
10월말에 핀 진달래. 이한청기자
8월에 목련
8월에 핀 목련. 이한청기자

세월이 너를 속일지라도!

온전하게 정직한 사람이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소의 차이는 있어도 위선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자기를 꾸미고 방어하기 위해서는 없어도 있는 척하고 약해도 강한척 하는 것이 자기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선적인 모습이 성직자들에게 많이 두드러진 것 같다. 성서에도 그런 모습이 눈에 뜨인다. 화려한 성직자의 옷을 입고 수실을 길게 늘어뜨린 가운을 걸치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큰 거리에 서서 두 손을 하늘을 향해 높이 들고 나는 저기 보이는 세리들과 같지 않음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한 주일에 며칠을 금식하며 십일조를 꼬박 꼬박 드립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신 율법을 모두 잘 지키나이다 하고 큰 소리로 기도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나 한 구석에서는 세리가 고개도 들지 못하고 주여, 저는 죄인이로소이다. 하고 작은 소리로 자신의 심경을 겨우 고백하는 모습을 보신 예수님은 율법을 잘 지킨다고 큰소리로 자기의 자랑을 기도하는 바리세 인을 칭찬하지 아니하시고 고개도 못 드는 세리를 칭찬하시는 장면이 나온다.

특히 유명한 목사님들이나 신부들은 자신의 지명도 때문에 거룩한 척, 인자한 척, 자신을 가장하려고 위장하는 것이 모두 위선의 삶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느 교회에서 천국과 지옥에 관한 설교하던 강사님이 여러분들 오늘 밤이라도 천국 가시면 좋겠지요? 하니 모두 아멘한다. 설교가 끝나가며 여러분은 이 땅에 미련이 없지요? 아멘! 강사가 말하기를 그럼 제가 여기 있는 이 작은 깃털을 날릴 테니 이 깃털이 머리에 내려앉는 분이 제일 먼저 천국에 가시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하고는 후~ 하고 깃털을 공중으로 날렸다. 깃털을 가볍게 날아 어느 노 장로님 머리 위로 사뿐히 내려앉고 있었다. 이 깃털을 본 노 장로님은 주여~ 하며 깃털을 향해 후하고 입김을 불었다. 이 깃털을 입김에 다시 날아올랐다가 몇 사람 건너에서 기도하시던 어느 권사님 머리 위로 내려오니 권사님 또한 주여~하며 입김을 불었다. 이 깃털은 여기저기서 주를 찾는 입김에 내려앉지 못하고 이리저리 날려 다녔다. 말로는 그렇게 사모한다고 외치는 천국인데 그래도 이 땅이 더 좋았던 모양이다. 노골적으로 후~ 하고 불어내지는 못하고 주여~를 가장해서 이리저리 불어냈다. 어쩌면 인간의 위선을 보여 주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정직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기도 하다.

탈무드에는 두 가지 거짓말은 허용된다고 한다. 첫째는 물건을 이미 산 후에 이 물건 어때하고 물으면 잘못 샀어도 아주 좋아, 잘 샀다고 칭찬을 해주란다. 또 하나는 결혼을 한 남자가 자기 아내가 어떻냐고 묻거든 용모가 좀 별로라도 아주 미인을 아내로 맞이했으니 행복하게 잘 살라고 칭찬을 해주라고 권한다. 정직이 유익이 없고 오히려 거짓말이 듣기도 좋고 모두에 덕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특별한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하지 말자. 너무 과장되게 꾸미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살면 될 것을 꾸미느라 애쓰지 말자. 거짓은 거짓을 낳고 더 큰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한때 개구리 붕어로 논란을 일으켰던 사람이 모두 용이 되려 하지 말라고 했던가? 용은 자기 하나로 충분하다는 뜻이 아니겠나. 뒤를 이어 한동안은 추악한 한 사람이 세상을 시끄럽게 하더니 이제는 괴물 하나가 용이 되겠다고 설치고 다닌다. 이어 이상한 사기꾼 같은 두 여인이 나타나 제가 제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잘못도 없는데 왜 손가락질을 하느냐고 억울하단다. 법으로 자기 결정권을 만들어 주고 내가 내 몸을 내 맘대로 사용했는데 무엇이 잘못이냐고 한다. 누구 돈을 어떻게 빼앗고 어찌 벌었던지 나의 재능인데 왜 말이 많으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쩌다 정치판이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 더미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일찍 무대를 떠나야 할 인간들이 시절도 분별하지 못하고 제 시절이라 설치니 진달래도 목련도 제 시절인 줄 알고 추한 모습에 꽃을 피웠나 보다. 목련도 진달래도 잎이 피기 전에 꽃이 피는 것이 정상인데 목련은 푸른 잎이 우거진 나무에 꽃을 피웠고 진달래는 단풍이든 잎에 꽃을 피웠다.

요즘 세상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몰상식이 득세를 하고 거짓이 진리를 지배하려 한다.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백성을 혼미케 한다. 무엇이 진실이고 정의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대표하는 것인지도 아리송하게 한다. 그저 목소리만 높이면 정의고 숫자로 몰아붙이면 진리와 정의가 되는 세상이다. 배울 만큼 배운 지식인이라 뽐내고 스스로 민족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인간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그저 아연할 따름이다. 인간들아 너희의 모습이 우리들의 모양이야 하고 혹시 조소하는 것은 아닐런지?

언제나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정상인데 지금은 상식이 통하는 것이 없다. 언제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갈지 참으로 기막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