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도 달렸네! 가지가 부러지겠네!”인사를 건넨다
그 자연은 진정 어디에 있는가?
그 자연은 진정 어디에 있는가?
겨울로 가는 하늘 속으로 감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저승꽃도 함께 피었나! 에메랄드빛 바다에 흰 구름이 돛단배처럼 흐르는 속으로 알알이 박혀서 검붉다. 기림사 절간 마당에서 꽃병에 든 화초처럼 피었다.
감나무 밑을 지나며 하늘을 쳐다보는 관광객들마다 마음속으로 욕심이 동하는 듯
“맛있겠다”
“많이도 달렸네! 가지가 부러지겠네!”인사를 건넨다.
더러는 염불 간간히 문밖을 나서는 스님께
“감은 언제...!”
감쳐 둔 속마음을 들킬까
욕심이 들어날까 조바심으로 묻는데
그것은 원래 자연의 것 수확할 까닭이 있을까요?
되묻는데
농익은 홍시 냄새를 허공으로 날리며
뉴턴을 원망하며
삶의 무게를 못 이겨
툭툭 자연이 속을 겨워 낸 몇 알이 땅바닥으로 구른다.
그래 맞아 그게 자연이지
하늘에 점점이 뜬 구름빵으로 허기를 턴
스님이 법당 질펀하게 염불로 군불을 지필 때
우리가 자연이지 온갖 새들이 날아든다.
직박구리, 까치, 박새, 오색딱다구리, 청딱다구리들이
위로부터 하나하나 쪼아 내린다.
자연이 벌건가? 삶이 자연
그 자연은 진정 어디에 있는가?
자연을 찾는 스님의 염불 소리만 시간을 녹여 구름 되어 흘러간다.
속이 빈 목탁처럼 간장을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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