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농부의 하루
겨울 농부의 하루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1.11.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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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의 추수는 끝났다고 하지만 시골농부는 겨울이 와도 아직 할 일이 많다. 겨울 준비를 하고 있는 경상북도 군위군 삼산리 봉림마을의 홍연희(69)씨의 하루를 기자가 일을 도우며 함께해 봤다

8시쯤 무와 당근을 거둬 들이고 무를 자르고 시래기를 만들어 걸어 두었다.

정돈 된 시레기. 안영선 기자

시래기는 채소가 없는 겨울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를 보충할수 있는 재료로, 국, 된장 무침, 지짐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웰빙식품이고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많아 무를 먹기 위해서 재배하는 농가보다 시래기 전용 무를 심는 농가도 많고, 강원도 번치볼 지역에는 시래기를 집단으로 심기도 한다.

수확한 당근. 안영선 기자

무 수확이 끝나고 노오란 은행잎 아래 깔린 은행 열매를 가려 내어 껍질을 벗겨 냇물에서 씻었다. 은행 특유의 구린내가 나긴 했지만 푹 익어서 조금은 덜 한듯 했지만 비닐 장갑을 끼고 도왔는데도 손까지 냄새가 밴 듯하다.

은행 알 가리기. 안영선 기자

은행나무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빙하기를 거치면서도 살아 남은 나무로 암수 딴그루로 열매가 달리는 나무가 암나무다. 은행을 한방에서는 백과라고 하며 은행나무를 공손수, 압각수라고도 하는데 씨가 살구 모양으로 생겨 은행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은행알은 구워도 먹고 밥에 넣어서 먹어도 되는데 하루에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된다. 만약 은행에 중독되었다면 참기름을 먹여 토하게 하면 된다. 은행 나무 잎과 열매에는 징코민 성분이 있어 혈관 관리에 도움을 준다. 은행잎은 말려 서화나 옷을 보관할 때 습기제거용으로 옛 사람들은 이용했다.

은행작업이 끝나고 엄나무와 뽕나무를 도막으로 잘라 말리기 위해 쌓았다.

쪼개진 엄나무와 뽕나무. 안영선 기자

엄나무는 강원도 지방에서 개두릅나무라고 하며 축제가 열리기도 하는 나무인데 닭과 같이 고와 먹기도 하고 술을 담그기도 하며 한방에서는 신경통, 거담, 강장제로 이용되고 뽕나무는 상백피, 상지라고 하는데, 주요 성분은 플라본, 알칼로이드, 쿠마린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한방에서는 이뇨, 혈당강하, 항염, 항바이러스 등에 이용되고 면역 조절 작용과 풍을 제거한다고 하니 코로나 시대에 꼭 필요한 약재다.

점심을 먹는둥 마는둥 한술 떠고 돼지감자를 캤다. 울퉁불퉁하게 못생겼다고 뚱딴지라고도 부르는 돼지감자는 아무 땅에나 잘 자라기에 밭둑에 주로 심는데 한번 심어 놓으면 해마다 캐 먹을 수 있는데, 산돼지들이 내려와 캐 먹느라고 해마다 밭둑을 망가뜨린다. 

돼지감자. 안영선

돼지감자에는 이눌린성분이 있어 혈당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을 개선하며 배변활동을 돕고 철분이 풍부하여 독소를 배추시키며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데 생으로도 먹을 수 있어 김치를 담궈 먹기도 하는데, 씻어서 무 말랭이 같이 썰어 말린 다음 볶아 차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말리고 있는 돼지감자. 안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