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서형석 '기후 위기, 마지막 경고'
[장서 산책] 서형석 '기후 위기, 마지막 경고'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1.11.29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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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없어져야 하는가?
기후 위기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저자 서형석은 기후 변화 적응 분야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 위원, 한국환경기술인협회 기술 부회장 등으로 활동했으며, 유엔미래포럼 산하 세계기후변화종합상황실의 기후변화/미래예측연구소 소장으로 근무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강의도 했다. 현재 기후환경연구원 이사장, 경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기후·에너지분과 위원, 유엔미래포럼/미래연구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3부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왜 우리는 위기에 처했는가?, 1장 북극곰의 위기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2장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영향, 3장 다큐멘터리로 본 지구 위기의 증거’, ‘2부 친환경을 실천하는 법, 4장 새로운 트랜드 필(必)환경, 5장 세계의 친환경 도시들’, ‘3부 미래의 기회, 6장 그린 뉴딜과 신재생 에너지, 7장 새로운 일자리와 미래 시나리오’

<코드 그린>의 저자 토머스 L. 프리드먼은 “지정학적 팬데믹(9·11테러), 금융 팬데믹(글로벌 금융 위기), 생물학적 팬데믹(코로나19)에 이은 생태학적 팬데믹은 기후변화 때문에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인간이 야생이라는 완충장치를 파괴하는 바람에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흘러들어오면서 초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드먼은 기후변화를 ‘검은 코끼리’에 비유했다. 검은 코끼리는 ‘검은 백조(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 일어나면 엄청난 충격을 주는 사건을 비유한 말)’와 ‘방 안의 코끼리(모두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먼저 그 말을 꺼내면 일어날까 봐 두려워 그 누구도 먼저 말하지 않는 커다란 문제를 비유한 말)’를 합성한 말이다. 이미 기후변화라는 ‘검은 코끼리’가 우리 눈앞에 서 있는데, 이 코끼리가 온 방을 망가뜨릴 때까지 모른 척하고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경고한 것이다.(008쪽)

저자는 이 책에서 혼자서는 거대한 ‘검은 코끼리’를 쫓아낼 수 없으므로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대응에 취약한 국가 중 하나다. 이제는 모든 국민이 기후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 지구온난화를 멈추고 기상이변을 피하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크지만 전 국민의 동참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책 4장에서는 기업과 가정에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10가지씩 제안하고 있다. 가정에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10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개인 컵 사용하기

국내에서 소비되는 종이컵은 1년에 약 260억 개다. 하루에 약 7,100만 개를 사용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국민을 5,000만 명으로 잡으면 한 명이 일 년에 520개, 하루에 1.4개를 사용하는 꼴이다. 이 중 재활용되는 것은 1.5%(1년에 약 3.9억 개) 미만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특히 코로나19로 테이크아웃이 증가하면서 종이컵 소비는 더욱 늘어나지만 회수는 도리어 90% 정도 줄었다고 한다.

2022년 6월부터 ‘자원재활용법’에 의거해 일회용 컵에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부과하고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최선의 방법은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불편하더라도 텀블러를 습관처럼 소지할 수밖에 없다. 등산 배낭에 컵을 달고 다니듯이 이제 일상생활에서도 텀블러 하나씩 가지고 다녀야 할 것이다.(082~083쪽)

2. 플라스틱/비닐 사용 자제하기

그린피스에 따르면, 플라스틱 오염 문제는 오늘날의 매우 큰 환경문제 중 하나다. 플라스틱을 널리 사용하기 시작한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생산된 총량은 약 83억 톤으로 이는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2만 5,000채를 합한 무게와 같다고 한다. 매년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3분의 1 이상은 페트병, 비닐, 봉지와 같은 포장재인데, 이들 제품은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며칠 만에 쓰레기로 돌변한다. 이것으로 낭비되는 금액은 매년 800억~1,200억 달러(한화 약 92조~137조 원)로 추정된다.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줄이기는 의외로 쉽다. 빨대 대신 입 대고 마시기,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사용하기, 플라스틱 용기 대신 재활용 가능한 유리나 종이 용기 사용하기 등 조금만 신경 쓰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오늘부터라도 ‘플라스틱 제로’를 조금씩 실천해보면 어떨까?(083~084쪽)

3. 분리배출 제대로 하기

우리나라는 1995년 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했다. 그리고 2002년에는 분리배출을 의무화해 종량제 봉투로 일반 쓰레기, 플라스틱, 비닐류 등을 분리배출하게 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민들은 어떤 식으로 분리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당연히 별도로 분리한다. 비닐류는 폐비닐과 재활용이 가능한 비닐로 구분하고, 페트병은 라벨 및 뚜껑을 제거해야 한다. 폐지류도 코팅 폐지와 비코팅 폐지로 구분해야 한다. 우리 각자가 제대로 분리배출해 재활용을 최대한 늘리고 매립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084~085쪽)

4. 채식 중심의 식단

육류의 과다 섭취는 당뇨, 동맥경화, 심혈관 질환, 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이 된다. 반대로 채식 위주의 식단은 당뇨병 발생 위험을 40%까지 줄일 수 있다.

1960년부터 2011년까지 50여 년 동안 전 세계에서 토지의 65%가 축산업을 위해 개간되었다. 2018년 우리나라에서 도축되는 동물의 수는 소 87만 마리, 돼지 1,672만 마리, 닭 9억 3,600만 마리다. 인간의 식단을 위해 각종 전염병, 비위생적 환경, 잔인한 도축 방식 등 가축의 동물권이 무시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동물성 재료를 먹지도 사용하지도 않는 ‘비건주의자’들이 증가하면서 비건 식품이 부상하고 있다. 육식 대신 채식을 하는 것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2019년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특별 보고서에서도 채식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인류가 들여야 하는 노력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085~086쪽)

5. 대중교통 이용하기

전 세계 온실가스의 16%가 교통수단에서 나온다. 그중 승용차가 온실가스에 차지하는 비율이 48%, 화물자동차는 35%다. 따라서 비행기보다는 기차를, 자가용보다는 버스나 지하철을, 가까운 거리는 승용차보다 자전거로 이동하거나 걸으면 온실가스 발생도 줄이고 건강도 좋아지고 교통체증이 줄어 스트레스도 적어지고 생활비도 절감된다.(086~087쪽)

6. 폐마스크 잘 버리기

홍콩의 한 NGO 단체에서 2020년 한 해 전 세계에서 제조된 일회용 마스크는 약 520억 개, 그중 바다로 쓸려 간 마스크는 약 15억 6,000만 개로 추정했다. 이 폐마스크가 완전히 분해되는 데만 약 450년이 걸린다. 마스크가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는 또 다른 오염 물질이 된 것이다.

마스크 폐기 시 끈을 자르고 철심을 분리하고 돌돌 말아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감염 우려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지만 프랑스에서는 폐마스크를 수거해 검역을 거쳐 오염 물질 제거, 분쇄, 가열을 통해 플라스틱으로 재탄생시켜 방역 용품을 생산하기도 한다.(087쪽)

7. 온도 2℃씩 조절하기

하절기에 에어컨 설정 온도를 2℃만 높게 조절해도 전기료를 절감하고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에어컨을 하루 8시간씩 가동하면서 온도를 2℃만 높여도 전기 요금을 월 1만 7,000원 정도 아낄 수 있다. 에어컨 희망 온도와 실외 온도 차이를 10℃ 이내로 맞추고 전력 소모량이 많은 실외기 주변에 환기가 잘 되도록 하는 것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에어컨 온도를 26℃로 맞추는 것이 적당하다고 하지만 에어컨 센서가 통상 1.5m 높이에 있고 실제 바닥의 온도는 더 낮다. 사무실은 28℃까지 올리기는 어렵겠지만 가정집에서는 28℃ 정도로 유지해도 충분히 시원하고 전기 요금도 많이 줄일 수 있다.(088쪽)

8. 물 아껴쓰기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807mm/년)보다 높은 1,277mm이다. 그러나 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1인당 강수량은 2,629㎥로 세계 평균인 16,427㎥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유엔식량농업기구는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1,453㎥인 한국을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했다.

따라서 우리는 일상에서 물 절약을 생활화해야 한다. 가령 세안이나 양치 시 물을 틀어놓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30초에 1리터의 물이 낭비된다고 가정하면 양치질 3분 동안 6리터의 물이 낭비되는 것이다. 화장실 변기에도 벽돌 2장 정도 넣으면 매번 1리터 이상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절수 샤워 꼭지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인데, 수압은 그대로면서 물을 절반 정도 절약할 수 있다. 샤워 시간을 줄이는 것도 물 절약에 많은 도움이 된다. 세탁 시 빨래 양이 적을 때는 모아서 하거나 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물과 전기가 동시에 절약된다. 정원에 물을 줄 때도 분사량을 조절하면 좋고 아침이나 저녁 시간에 물을 주면 증발을 막을 수 있다. 빗물을 받아서 사용하는 것도 훌륭한 절약 방법이다.(089~090쪽)

9.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2018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하루에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양은 1만 4,477톤, 1년이면 528만톤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은 연간 8,397억 원에 달하고 경제적 손실은 연간 20조 원이다.

전 국민이 음식물 쓰레기를 20%만 줄여도 연간 1,600억 원의 쓰레기 처리 비용이 줄고, 에너지 절약 등으로 5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이 생긴다. 이는 겨울에 연탄 1억 8,600만 장을 보급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하려면 철저한 분리배출이 필수다. 특히 이쑤시개나 냅킨, 동물 뼈가 섞여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090~091쪽)

10. 지구 살리기 운동 동참하기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면 우리의 생명과 건강도 살릴 수 있다. 특히 후손들에게 깨끗하고 온전한 지구를 물려줄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지구를 지키는 일은 각자의 자발적인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하고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온실가스를 줄이고 에너지 낭비도 줄이면 경제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결국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면 인간은 자연을 보호하고 자연은 인간을 치유한다.

지구상의 동식물도 정상적인 생태계를 형성하고 공존하도록 도와야 한다. 생태계가 무너지면 인간도 피해를 입는다. 지구 살리기 운동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0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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