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작살나무' 조경수로서의 역할
'좀 작살나무' 조경수로서의 역할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1.11.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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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잡을 때 쓰는 작살과 비슷해서 '작살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좀 작살나무 익어가는 열매들 모습.  여관구 기자.

좀 작살나무의 꽃말은 반짝반짝 빛나는 열매 때문일까 '총명'이라고 한다. 한여름이 거의 끝나갈 무렵 비로소 좀 작살나무는 잎겨드랑이에 연보랏빛 깨알 같은 작은 꽃을 살포시 내밀기 시작한다. 그 꽃이 워낙 작아서 사람들 눈에는 잘 안 뜨이지만 벌과 나비는 용케도 알아보고 많이 모여든다. 이어서 달리는 좁쌀 크기의 열매가 처음에는 연두색이었다가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차츰 연보라색으로 변하며 숨겨둔 아름다움을 조금씩 내보인다. 10월 만추가 되면 크기가 좁쌀만 한 동그란 자수정 구술을 장식한 아름다운 좀 작살나무 모습이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된다.

좀 작살나무의 어린 열매들 모습.  여관구 기자.

이 나무의 가지는 정확하게 서로 마주나기로 나오며 중심 가지와의 벌어진 각도가 약 60°로 좀 넓기는 하나 물고기 잡을 때 쓰는 작살과 비슷해서 작살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국에 분포하는 좀 작살나무는 다 자라도 나무 높이가 겨우 2m밖에 안 되어 키 큰 나무에 가려서 보통 때는 사람들 눈에 띄기가 힘들다. 습기가 많은 곳을 좋아하고 건조한 곳과 각종 공해에도 견디는 힘이 강한 편이라서 도심에서도 심어 놓으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조경수로 일본에서는 관상수 품평회에서 가을의 나무로 상을 받기도 했다.

조경수로 심겨져 있는 좀 작살나무 모습.  여관구 기자.

좀 작살나무는 작살나무와 새비나무를 포함해서 비슷한 모양의 나무가 3종류 있는데 서로 비슷하게 생겼으나 잘 관찰해 보면 구별이 가능하다. 작살나무는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열매는 크기가 4~5mm 정도로 다른 종류보다 큰 편이고, 좀 작살나무는 잎의 가장자리 절반 이상에만 톱니가 있으며, 열매가 ‘좀’자 붙어 있듯이 2~3mm로 작살나무보다 작고 우리 주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안쪽부터 익어가는 좀 작살나무 열매들.  여관구 기자.

또 새비나무는 작살나무와 거의 모양이 같지만 잎 표면에 털이 있고 주로 남해안 섬 지방에서 자란다. 이들 외에 우윳빛 열매가 달리는 흰작살나무도 원예 품종으로 개발되어 있기는 하나 역시 작살나무는 자수정 열매가 달리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번식은 가을에 채취한 열매에서 종자를 노천매장한 후 이듬해 봄에 파종하면 발아가 잘 되고 또한 녹지나 숙지 삽목도 가능하여 증식하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는 나무다.

완숙되어가는 좀 작살나무 열매들.  여관구 기자.

<좀작살나무의 효능>

좀작살나무는 찬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식용으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열매는 미량이나마 독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열매를 먹으면 안됩니다. ​입몸출혈, 인후통, 위궤양, 호흡기질환, 자궁출혈, 소화기계통 등에 유효하다.

부분적으로 익어가는 열매들.  여관구 기자.

<누나와 물동이 > 시인 여관구

날이 밝기가 무섭게

언제나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오던 누나.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물동이가 먼저 사랑을 받는다.

바람 한 점 없어도

물동이 안엔 파도가 출렁이고

돛단배 하나가 파도를 건넌다.

간간히 흘러내리는

누나의 눈물인지 동이의 눈물인지

길게 따 내린 갈레머리타고

흐느끼는 그 모습

이제는

그리움과 추억만 남겨둔 채

우물 따라 물동이 따라

누나도 가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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