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낙엽(落葉) 단상(斷想)
2021 낙엽(落葉) 단상(斷想)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1.11.19 17: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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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먼 훗날 누군가 ‘낙엽은 OO민국 망명정부의 지폐’ 라고 노래하는 일이 없기를 염원하자.
경북대학교 큰버짐나무길에서. 정신교 기자
경북대학교 큰버짐나무길에서. 정신교 기자

겨울로 가는 정원에는 낙엽이 흐른다. 떨켜의 도움을 받아 해방된 홍엽(紅葉)은 제멋대로 자유낙하를 즐긴다.

이효석은 정원에서 낙엽을 태우면서 갓 볶은 커피 원두 냄새를 즐긴다고 했던가?

지천으로 쌓인 낙엽 더미를 보면 김광균의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라는 시귀가 외려 어울린다.

 

바싹 여윈 소나무 갈비를 산등허리가 빨개질 때까지 긁어서 아궁이에 넣기도 하고, 낙엽쌓인 이국의 벤치에 앉아서 향수(鄕愁)에 젖어보기도 했다.

 

코로나마저 깃들지 않는 북녘 산하에도 단풍이 들고 낙엽이 쌓이고 있겠지?

친구여, 먼 훗날 누군가 ‘낙엽은 OO 민국 망명정부의 지폐’ 라고 노래하는 일이 없기를 염원하자.

대구시 북구 대학로에서. 정신교 기자
대구시 북구 대학로에서. 정신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