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어날 추억] ㊳ 백원역과 소풍(1)
[꽃 피어날 추억] ㊳ 백원역과 소풍(1)
  • 유병길 기자
  • 승인 2021.11.15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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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역은 소풍을 갈 때 처음 타본 기차 역이다. 서울 부산 등지로 갈 때나 농촌을 떠날 때 이곳 사람들은 백원역에서 기차를 타고 김천역에서 갈아 탔다. 지금도 설렘이 이는 역이다
백원역의 모습이다. 유병길 기자
백원역의 모습이다. 유병길 기자

1950년~60년대 봉강리(경북 상주시 외서면)에 살면서 비가 오는 날은 방 안에 있어도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기차를 타고 어디든 가 보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하였다.

여름에는 소 띠기려고 뒷산에 올라갈 때나. 소 풀을 뜯으려 산에 갈 때는 마을 뒤 김 씨들 산소에 올라가서 잠시 놀았다. 십여 리 떨어진 백원역 쪽 산과 가는 다리 사이 확 트인 사벌 들판을 길고 검은 기차가 연기를 뿜으며 지나가는 것을 자주 보았다.

 

증기기관차의 모습이다. 유병길 기자
증기기관차의 모습이다. KBS '황금연못' 영상 참고

그때는 증기기관차라 석탄을 태울 때 검고 흰 연기가 나왔고 ‘칙칙폭폭’ 소리가 났다. 앞에 장애물이 있을 때나, 건널목이 가까이 있을 때는 ‘꽥~’ ‘꽥~’ 큰 기적소리를 냈고 듣는 사람들은 깜짝깜짝 놀랐다. 친구 갑이가 할아버지 우마차를 타고 상주장에 가다 가는다리를 지날때 몇 십미터 옆을 지나는 큰 기차를 처음보며 놀랐다고 자랑을하였다. 

백원역까지 연탄을 실어 나르는 트럭이 자주 다니는 마을 앞 도로는 바닥이 검은색이었다. 트럭이 지나면 검은 먼지가 앞을 가렸으나, 원망 한 번 못 하였다.

외서 초등학교 학생들이 졸업여행을 기차를 타고 문경 가은 탄광에 갔다. 기차를 타고 멀리가는 소풍은 처음이었다. 기차를 탄다는 설래임에 밤잠을 설쳤다. 아침 일찍 친구들과 같이 걸어서 백원역에 갔다. 산더미 같은 연탄 더미와 연탄을 싣는 곱 배 구경하다가 문경 가은역까지 가는 기차를 탔다. 객차가 아니고 짐을 싣는 화물칸에 가마니를 깔고 앉았다. 문을 닫으면 어두워서 쇠문을 조금 열어놓고 갔다. 그래도 처음 타 보는 기차라 모두가 신기해하며 좋아하였다. 가끔 ‘꽥~’ ‘꽥~’ 기적이 울릴 때는 깜짝 놀랐다. 역마다 잠시 설 때는 문을 열고 밖을 구경하였다.

은성 탄광  유병길 기자
은성 탄광을 견학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유병길 기자

가은역은 종점역이라 선로가 여러 갈래로 많이 놓여 있고 뒤편에는 연탄이 많이 쌓여 있는 큰 역이었다. 기차에 물을 넣는 큰다란 물탱크가 높은곳에 있었다. 은성 탄광입구에서 연탄을  싣고 나오는 것을 구경을 하였다.

이듬해 친구의 형인 중학생이 경주 불국사로 수학여행 갈 때도 백원역에서 첫차를 탔다. 불국사 구경을 한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단다. 가을이라 어둡지는 않았다. 친구들과 같이 백원역까지 걸어가는데 스치는 풀잎에 운동화가 다 젖었고, 미끄러워 넘어질 뻔하였다. 그 당시 경북선에는 짐을 싣는 화물칸밖에 없었는가? 친구형이  경주 갈 때도 가마니를 깔고 앉아서 김천역까지 갔단다. 김천에서 대구 경주까지 갈 때는 의자에 앉아 가게 되어 좋았단다. 집에서 가져간 삶은 계란을 친구들과 같이 먹었 단다. 책에서 사진으로 보던 불국사를 구경하니 너무나 좋았다. 여관에서 자는둥마는둥하고 이튿날 새벽에 석굴암에 올라가서 올라오는 해를 보려고 하였으나, 구름 때문에 볼 수가 없었단다. 석굴암 불상 이마 부위에 보석이 박혀 있었고 반사되는 빛이 일본까지 간다는 믿기어려운 말이 있었다. 일제 강범기때 그 보석의 빛이 일본을 괴롭힌다고 일본인들이 뽑아 갔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었다. 실제로 이마에 푹 파인 흠집을 보았단다.

백원역은 경북 상주시 사벌면 원흥리에 위치한 경북선의 하나의 역이다. 상주시 외서면, 공검면, 은척면, 사벌면, 예천군 풍양면, 의성군 일부지역 사람들을 서울 대구 부산 등 대도시와 연결을 시켜 주는 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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