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가는 입동(立冬)
겨울로 가는 입동(立冬)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1.11.05 17:0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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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과 소설 사이, 24절기 중 19번째 절기, 11월 8일
‘입동 까치밥’ 감나무(경북 상주시 외남면). 문혜경 박사(경북대 상주캠퍼스)
‘입동 까치밥’ 감나무(경북 상주시 외남면). 문혜경 박사(경북대 상주캠퍼스) 제공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은 서리가 내리는 霜降(상강)과 첫눈이 오는 소설(小雪) 사이의 19번째 절기다. 올해는 11월 7일(일)이다.

입동 무렵이 되면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땅속으로 들어가며, 나뭇잎이 떨어지고 풀이 마르기 시작한다.

밭에서 배추와 무를 뽑아서 김장을 하며, 땅에 구덩이를 파고 저장하기도 한다. 기후 온난화에 따라서 김장의 시기는 조금씩 늦춰져서 지역에 따라서 11월 20일부터 12월 초까지 김장을 한다. 햅쌀로 시루떡을 해서 동네별로 고사를 지내거나 조상 묘에 시제를 올리기도 한다.

감을 따서 탈삽해서 먹거나 말려서 곶감을 만드는데, 겨울새들의 먹이로 남겨두는 나무 꼭대기의 감을 '입동 까치밥'이라고 한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펄벅(Pearl S. Buck, 1892~1973) 여사가 1960년도 한국을 처음 방문해서, 소를 배려해서 소달구지를 타지 않고 감나무에 까치밥을 남겨두는 한국 사람들의 인정에 크게 감동해서 한국 사회와 농촌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을 쓰고, 혼혈아동 복지 향상을 위해서 한국펄벅재단을 설립했다.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옛마을을 지나며’, 김남주(金南柱, 1946∼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