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를 찾아서⑨ 중구시니어클럽 공익형 일자리 '지역문화재지킴이'
노인 일자리를 찾아서⑨ 중구시니어클럽 공익형 일자리 '지역문화재지킴이'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1.10.29 1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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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재 찾는 것 자체가 문화재 지킴이 활동이죠”
우리 손으로 지키는 우리 문화재, '지역 문화재 지킴이'

10월 하순 쌀쌀한 오전 10시경, 대구 약령시 한의학 박물관 앞에서 견학 온 고등학생 10여 명이 대구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한의학 박물관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그 때 문화관광해설사와 학생들 주변으로 녹색 조끼를 입고 쓰레받기, 집게, 빗자루를 든 대여섯 명의 노인들이 약령시 한의학 박물관 주변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버려진 휴지, 담배꽁초, 빈 담뱃갑, 플라스틱 생수통 등 잡다한 쓰레기들을 쓰레받기에 담아 비닐 포대에 담는다.

그러자 견학 온 학생들이 "저 어르신들이 지역 문화재 한의학박물관과 약전골목을 이렇게 깨끗하고, 청결하게 관리를 하시는구나" 하고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중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지역문화재지킴이' 참여자들이 약전골목을 다니며, 구석구석 정화활동을 하고 있다.
중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지역문화재지킴이' 참여자들이 약전골목 정화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 중구에는 근대 문화재들의 주변 정리, 감시, 정화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노인들이 있다. 그 노인들 있어 대구 중구 근대 문화재 주변이 청결하고, 깨끗하다. 낙서, 쓰레기 등으로 지역 근대 문화재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역 근대 문화재를 보호하고, 환경을 정화하고, 문화재를 관리하는 ‘지역문화재지킴이’이다. 이 '지역문화재지킴이'는 대구 중구시니어클럽의 공익활동형 '지역문화재지킴이사업' 노인 사회 활동 참여자들이다.

만 65세 이상 노인 76명으로 구성된 대구 중구시니어클럽 공익활동형 '지역문화재지킴이' 참여자는 먼저 안전교육과 중구지역 근대문화재 관련 일정한 소양교육을 받는다. 약령시(진골목), 청라언덕, 김광석 거리, 근대역사관 등 시민, 연인들, 가족 나들이객,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4곳의 지역 근대문화재를 4~6명, 혹은 8명씩 조를 이뤄, 오전 또는 오후에 4시간 근무하며, 지역 문화재 환경미화 및 점검 업무 등을 수행한다. '지역문화재지킴이' 노인들은 근대 문화재 모니터 활동을 비롯해 환경미화, 정화활동 등의 활동을 통해 관리가 소홀한 공간까지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덕분에 대구 중구를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지역문화재지킴이' 노인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노인들은 환경미화, 정화활동, 점검 활동뿐만 아니라, 문화재에 비치된 소화기가 분실되었는지 확인하고, 안내 표지판에 훼손된 곳이 있는지 점검하고, 표지판에 잘못 기재된 내용을 바로 잡도록 신고하고, 근대 문화재 부근에 수상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한다. 확인하고 점검한 내용을 시니어클럽에 신고하고, 근대문화재 물품 분실 및 훼손을 방지하는 모니터링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역문화재 지킴이' 노인일자리 사업은 시민과 관광객에게 지역의 문화재를 향유(享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재 청결 유지, 보존 관리의 수범사례(垂範事例)로 자리 잡을 것으로 중구시니어클럽은 기대하고 있다.

​지역 문화재 주변 잡초를 제거하고 있는 '지역문화재지킴이' 참여 2년째인 권혁도(75) 씨는 "100세 시대로 따지면 한창 나이인데, 새로운 일을 시작해 보고 싶어 '지역문화재지킴이' 일자리에 지원하게 됐다"라며 지원동기를 밝히었다. 이어서 "일단 우리 지역 근대문화재에 대한 청소 등 정화활동 업무를 수행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환경정화 업무 일자리에 3년째 참여하고 있는 최금자(80)씨는 "일을 함으로써 약간의 수입이 생기니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무엇보다 고령에 나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웃으며 말한다.

또 다른 참여자는 “80세를 넘어 적지 않은 나이지만, 우리 지역과 시민, 관광객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마음 뿌듯하다. 올해 일자리 경쟁률이 3대1 이라고 하는데 내년에도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라고 말하여 계속 일할 수 있기를 바랐다.

중구 시니어클럽 사회복지사 방수환 팀장은 " '지역문화재 지킴이' 에 근무하시는 어르신들은 우리 지역 근대문화재에 관심을 가지고, 문화재 주변 정화 활동과 일상관리 및 업무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셨다"며 "어르신들의 근면, 성실, 그리고 책임감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재)운경재단 대구중구시니어클럽(관장 권병현)은 2001년 8월에 설립되어 노인복지법에 의한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으로 2001년 노인일자리사업을 시작하였다. 현재까지 다양한 노인일자리를 창출해 시장형 일자리 5개, 사회서비스형 7개, 공익활동형 19개, 취업알선형 1개등 32개사업단에 1,492명의 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주관하는 ‘2019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평가’에서 최우수상(보건복지부 장관)을 수상하였다. 2018년도에는 시니어 인턴십 부문에서 최우수 상인 장관상을 수상하고, 시장형 사업단 부문과 인력파견형 사업단 부문에서도 각각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운경재단은 대구ㆍ경북 '치매예방 시니어 가요 콩쿠르', 운경재단 '치유인문학 강좌 '등 으로 지역사회에 많은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문화재지킴이' 공익형 노인일자리 모집은 매년 11월말~12월 홈페이지에 공고한다. 참여 대상자는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로, 근로 능력이 있는 노인들이다. 선발의 특별한 기준은 코로나 19 백신 접종여부에 따라 일자리 신청 시 가점이 부여된다. 신청 제외자는 생계급여 수급자, 직장가입자, 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자 1~5등급, 정부 부처 및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일자리 사업에 2개 이상 참여하고 있는 자이다.

참여자 활동 조건은 주 2~3회, 1일 4시간, 월10일 40시간을 활동하며, 활동비를 받는다.

대구중구시니어클럽 문의 (053) 422-1901 ~ 3 , 팩스 (053) 422-1930

인터뷰를 마치며 방 팀장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르신들이 하고 있는 ‘지역 문화재 지킴이’ 활동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민들이 우리 문화재를 찾아보고, 아껴 주는 것이 '지역 문화재 지킴이' 활동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는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문화재를 찾고, 보고, 아끼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일하는 어르신들의 안전사고와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다짐한다.

중구시니어 클럽 '지역 문화재 지킴이' 참여자들이  사회복지사 방수환 팀장과 함께 파이팅을 하고 있다.
중구시니어 클럽 '지역 문화재 지킴이' 참여자들이 사회복지사 방수환 팀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편 '문화재지킴이'는 우리 문화유산을 알고, 찾고, 가꾸는 과정에서 문화재를 바르게 이해하고 보호 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활동으로 2005년 4월 시작된 운동으로 2018년,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 지킴이 단체 연합회는 ‘문화재 지킴이 날’(6월 22일)을 제정하였다. 문화재지킴이 활동이 ‘문화재를 가꾸고 지켜가는 국민 참여형 운동’으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문화재지킴이 날’을 제정한 것이다. 또한 '문화재지킴이 날'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을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정읍 내장사 옹굴암으로 옮긴 일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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