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에서 일궈 낸 ‘커피& 토스트’ 정도희 대표의 뚝심
불모지에서 일궈 낸 ‘커피& 토스트’ 정도희 대표의 뚝심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1.10.22 10:00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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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지에서 맛으로 승부 분점 2곳을 배출
알맞은 가격으로 단골손님 다양해
커피 & 토스트 정도희 대표가 포즈를 취해 주고 있다. 유무근 기자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동에 관공서처럼  6시에 문 닫고 퇴근하는 ‘토스트&커피’ 시골 커피점이 있다. 낯선 객지에서 성공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여성으로서 폐업한 빈 가게를 개조하여 성공시킨 것은 뚝심 여장부 기질과 나만의 노하우가 있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 단골손님 계층도 다양하다. 1시간만 더 영업시간을 연장하라는 손님들의 조언에도 그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불모지에서 개점 6년 만에 분점 2곳을 배출한, 동안형 미인 애칭이 붙은 여 대표의 성공담 이야기를 들어본다.

지천면 신동 중심가에 위치한 '토스트와 커피' 본점.  유무근 기자

- 영업하게 된 동기와 본인 소개를 해 주세요.

▶ 저는 대구와 왜관 중간에 칠곡군 지천면 신동에서 ‘토스트 앤 커피와 맛있는 이야기’라는 가게를 운영하는 정도희입니다. 1972년생이고요. 이 가게가 두 달 동안 비어 있었는데 친구 만나러 왔다가 우연히 가게를 보고 십 분 만에 계약했습니다.

신동에 참외 농사짓는 친구가 있는데 2015년 10월경에 묵을 해 놓은 게 있어서 가지러 왔다가 빈 가게가 있다고 해서 와 봤죠. 한눈에 토스트랑 커피를 하면 되겠다 싶어 그날 사장님과 얘기를 하고 다음 날 바로 임대 계약을 했습니다.

- 가게의 영업 현황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오후 6시까지 영업을 합니다. 매주 일요일 및 공휴일은 쉬고 토요일은 오전 11시부터 6시까지 문을 엽니다. 아무래도 손님이 많은 시간대는 오전입니다. 오후 3시부터 브레이크타임을 설정해 놨지만, 주문이 많으면 특별히 조용한 시간대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주메뉴는 토스트와 커피입니다. 커피는 아메리카노와 라떼가 주종입니다. 커피 가격은 따뜻한 종류는 2천 원이고 아이스는 3천 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토스트는 9가지 종류가 있는데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게 모둠 토스트랑 스페셜 토스트입니다. 토스트 매출의 약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토스트 가격은 3천 원이 기본이고 스페셜은 3천 800원인데 인기가 좋아서 한번 드신 분은 90% 이상이 다시 찾더군요.

- 토스트의 재구매율이 높고 인기가 좋은 비결은 무엇입니까?

▶ 제가 토스트의 맛을 10대에서부터 100세 어르신까지 겨냥해서 만들었습니다. 요즘 일반 프랜차이즈 고객은 10대에서 30대가 많거든요. 그런데 소스가 대부분 맛이 달고 강한 경향이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40대에서 60대까지도 좋아할 맛을 찾아내는 데 집중을 하고 그 맛을 찾아내는 데 성공을 했죠. 고객의 성별은 남녀가 거의 반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토스트를 강한 맛, 매운맛, 순한 맛으로 만드니까 남성들도 많이 찾더군요. 기업체와 단체, 학교에도 납품하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100개에서 300개 이상도 들어갈 때가 있습니다. 주로 학생, 직원들 간식용이고 야외행사나 단합대회 때도 찾습니다.

- 여기 신동 본점 외에 분점도 있다던데?

▶ 여기가 본점이고 칠곡군 왜관 중앙초등학교 옆에 2호점이 있습니다. 왜관 리베라웨딩 건물에 3호점이 오픈 예정입니다. 교육과 개점 준비는 다 마쳤고, 코로나 때문에 점주께서 오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분점이라기보다는 여기서 10일 내지 15일 정도의 교육을 이수하고 개업은 점주가 하는 것이죠. 보통 프랜차이즈 체인이라면 시설도 본점에서 다 하지만 저는 교육만 지원하고 시설은 점주께서 원하시면 지원하고 원하지 않으면 취향에 맞게 본인이 하도록 합니다.

분점을 내는 비용은 대략 1천만 원 정도 든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교육비 6백만 원에 주방과 홀의 인테리어비까지 합쳐서 드는 비용입니다.

- 어떻게 이런 맛을 낼 수 있었는지 비법은 누구한테 배웠는지 말씀해 주시죠.

▶ 제가 처음 배울 때는 하루에 토스트를 3개 내지 5개씩 먹어보면서 연구를 했습니다. 지금도 하루에 한 개씩 먹고 있습니다. 5년 이상 꾸준히 먹어보면서 개선해 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손님들께서 토스트를 드시고 저에게 하나하나 지적해 주는 것을 모두 메모하고 개선했는데 어떻게 보면 손님들이 이런 맛을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손님들의 평가를 기록해 놨다가 그걸 반영하고 보완해서 지금의 맛이 나온 것 같아요.

완성된 스페셜 토스트를 살짝 선 보이고 있다. 유무근 기자

- 어떤 때가 가장 보람 있었습니까?

▶ 제가 최선을 다하고 노력한 데 대해서 고객께서 ‘사장님 정말 맛있어요’라고 할 때 보람이 있죠. 그리고 토스트 중독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마약을 넣었어요’라는 말도 들었거든요.

그리고 천사 나눔이라는 이웃돕기사업이 있어요. 제가 참여하니까 우리 가게 단골손님들도 익명으로 참여하여 우리보다 좀 살기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토스트를 이렇게 단체나 이웃에 기부도 하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몇 년 동안 이루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 가게를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말씀해 주시죠.

▶ 여기 신동에 처음 가게를 개점할 때는 정말 시골이었거든요. 과연 여기서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동네 분들 모두 안 된다고 할 때 강박감을 느꼈죠.

처음에는 이 동네에 사람도 많이 없었거든요. 고민도 많이 하고 초기에는 무척 힘들었어요. 그런데 ‘무조건 된다. 안 될 리 없다. 무조건 되게 하자’ 이런 각오가 성공 요인으로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고객의 요구사항도 제 입장에서가 아니라 고객의 관점에서 들어보고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살아오면서 힘들 때가 언제였습니까?

▶ 어머니가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어요. 약 10년 정도 고생을 했는데 그때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 주장만 했던 기억이 마음 아픕니다.

제가 과거에 웅진 씽크빅에서 아이들 학습지 수업을 했어요. 그때 직장생활을 10년 정도 했는데 사기를 당했어요. 이 가게를 시작하기 몇 년 전입니다.

2010년경인데 1억 원 정도의 큰돈을 사기당했죠. 그때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눈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그때가 무척 힘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 평소에 좌우명이라고 할까 생활신조가 있습니까?

▶ 저는 형제가 오빠, 남동생, 저 2남 1녀입니다. 제 아들이 하나 있는데 중학교 2학년입니다. 우리 집 가훈이 거실에 걸려 있는데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자’입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했고 늘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정직하게 일하자는 생각으로 매사에 임했습니다.

- 살아오면서 존경하는 인물이 있습니까?

▶ 고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합니다. 박 대통령께서 경제발전을 이룩하지 않았더라면 대한민국이 과연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구미 상모동 대통령 생가에 수십 번을 갔어요. 갈 때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당신이 계셨기에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했다고 생각하니 고마운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또 한경애 작가라는 분이 있어요. 아침마당에도 나오신 분인데 특강도 하십니다. 우연히 그분의 책을 봤는데 자녀 세 명이 모두 하버드대를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했더군요.

책 제목이 ‘엄마 울지마 ’인데 그 책을 보고 생활의 지표도 되고 감명도 받았습니다. 제 일에 많은 지침이 되고 저의 교육과 비슷하면서 또 닮아가고 싶더군요.

- .프랜차이즈 희망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주세요.

▶ 가게 하나 가지고 제 혼자 이렇게 영업하면 그건 노동이거든요. 그래서 50대에서 70대까지 큰돈 안 들이고도 누구나 경영할 수 있는 그런 분점을 내서 함께 노력해보자는 생각입니다.

분점을 내고자 하는 이유도 소상공인들께서 위험성이 있는 비싼 프랜차이즈 체인 창업을 하는 것보다는 최소의 자본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제가 기여를 좀 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 지역주민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 현재 우리 사회에 사라지는 직업이 너무 많잖아요. 또 직장 구하기도 힘든데 뭔가를 해보고 싶을 때 오시면 기꺼이 도와 드리겠습니다.

정말 뭔가를 하고 싶은데 자금이 없다. 제가 그 마음을 알잖아요. 진실하게 또 정직하게 말씀을 해 주시면 제가 교육비를 차감해 드릴 수 있는데 오픈하실 분이 정말 정직하게 저한테 말씀하시면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저는 구미에 살지만, 신동에 와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를 따가운 눈빛으로 바라봤지만, 지금은 이렇게 인정해 주시고 도와주셔서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손님을 대하고 있습니다.

시골에도 커피솝이나 다방이 많다. 여느 다방처럼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지 않는다. 물론 주류 판매 행위나 동석하지 않는다.

단정한 미모에 친절한 몸가짐은 정도희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토스트& 커피' 3. 4호점 개설을 꿈꾸는 정도희대표. 유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