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 전도사 박점호 맨발학교 교감
맨발걷기 전도사 박점호 맨발학교 교감
  • 권오훈 기자
  • 승인 2021.10.21 17:0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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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단위로 상장 수여하며 격려하고 축하
맨발학교 교장은 대구교대 권택환 교수, 교감은 지역적으로 6명이 맨발전도사로 활약
단체 카톡방에서 인증사진과 치유 체험담 간증, 건강정보, 맨발걷기 명소 공유
도원지, 단산지, 수성못, 수목원, 강창대숲 등 명소로 떠올라

'맨발학교'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와사보생(臥死步生)'과 '누죽걸산'이란 말이 회자된다.

같은 뜻인데 한자말과 줄임말이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뜻이다. 요즘 유산소운동의 일환으로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할 수 있는 걷기운동이 인기다. 거기에 더하여 맨발걷기도 확산일로다.

달서구 도원지에서 주로 운동하는 맨발학교 교감인 박점호씨(65세, 도원동)는 맨발꾼들 사이에선 유명인사다. 친화력과 통솔력, 베품과 나눔, 적극적인 소개와 권유활동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맨발걷기에 입문시켰다. 더불어 그들의 건강까지 증진시켰다. 오늘도 만나는 사람에게 맨발걷기의 효능을 안내하며 권하기에 여념이 없다

맨발 홍익전도사 박점호씨가 바닷가 모래사장을 맨발로 걷고있다. 본인제공
맨발 홍익전도사 박점호씨가 바닷가 모래사장을 맨발로 걷고있다. 본인제공

 

▶ 맨발학교라는 게 있다면서요

맨발걷기가 급속도로 번져 나가는 데는 대구의 맨발학교가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해요. 대구교육대학교 권택환 교수가 2013년에 설립했답니다. 권 교수는 당시 초등생 중에 분노 조절장애와 후천적 자폐아가 늘어나는 것이 안타까워 맨발로 걷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연구하다 맨발걷기에 착안하게 되었답니다. 맨발학교는 권 교수가 교장이고 전국에 64개의 맨발학교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구시내 각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여섯 명의 교감이 있어요. 그중 동촌초등학교 김은정 교감이 총괄 관리를 맡고 있답니다.

권택환 맨발학교 교장과 회원들, 가운데가 권교장, 맨우측이 박점호교감이다. 맨발학교제공
권택환 맨발학교 교장과 회원들, 가운데가 권교장, 맨우측이 박점호교감이다. 맨발학교제공

 

▶맨발학교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맨발학교는 단체 카톡방을 운영하는데 매일 회원들이 모여서 걷는 발 모습,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 등을 찍어 올리고 유익한 정보를 공유합니다. 무엇보다 회원들이 맨발걷기를 통해 자연 치유된 체험담을 신앙간증하듯 소개하며 동기를 부여하지요. 정기적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 100일 단위로 지속 달성한 회원에게 상장을 수여하며 축하, 격려해 준답니다. 상장은 학교에서 만들지만 내용은 자기가 자기를 칭찬하는 것입니다. 1,000일을 달성하면 금뱃지를 수여하지요. 해마다 단체로 버스를 대절하여 문경새재 맨발걷기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맨발학교는 5무학교라고 합니다. 건물, 교사, 시험, 시간표, 졸업 등 다섯 가지가 없거든요.

회원들의 맨발 인증샷을 단체카톡방에 올린다. 맨발학교 제공
회원들의 맨발 인증샷을 단체카톡방에 올린다. 맨발학교 제공

 

맨발꾼들 간에 유대도 끈끈해요. 이웃동네 원정 걷기로 교류도 활발합니다. SNS상에서 친해지니 오프라인으로 만나도 서먹하지 않고 십년지기처럼 반갑더군요. 무엇보다 함께 어울리며 친구가 되어 소통하고 즐기니 이것이 바로 장수노인들에게서 발견되는 장수비결이 아닌가 싶네요.

▶맨발걷기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오랫동안 척추측만과 협착증으로 저린 다리를 잘라내고 싶을 만큼 고통스런 적이 있었습니다. 잠시 걷기조차 힘들었지요. 청도의 시골집에 갈 때도 앉아 갈 수가 없어 승용차 뒷좌석에 누워서 가야했으니까요. 온갖 치료를 다 받아보았지만 그때뿐, 다시 재발하곤 했어요.

우연히 지인의 권유로 2017년 10월에 맨발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때 맨발학교도 알게 되었고요. 힘든 고비마다 격려를 받았습니다. 한겨울에도 눈을 밟으며 쉬는 날 없이 걸었어요. 1년만인 이듬해 가을에는 꿈에도 그리던 터키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호전되었답니다. 저의 완치 경험을 다른 이들도 누리게 해야겠다는 홍익정신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권유하기 시작했죠. 저의 열정이 알려졌던지 권택환 교장께서 교감으로 임명해 주셨습니다. 지금껏 하루도 빠짐없이 걸어 며칠 전(10.15)에는 어느 듯 4년이 되었더군요.

▶요즘 맨발로 걷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더군요. 맨발걷기 명소를 꼽는다면?

몇 년 전만해도 맨발로 걸으면 지나가는 이가 되돌아보기까지 하며 수군댔지만 이제는 흙길이 있는 곳이면 쉽게 볼 수 있는 일상입니다. 특히 맨발걷기 명소로 소문난 곳은 맨발꾼들이 걷는 사람의 반을 넘습니다. 맨발걷기의 효능이 입소문으로 번진데다 맨발 홍익 전사들의 지속되는 권유로 하나둘 늘어나지요. 대구지역은 단산지, 도원지, 수목원, 수성못, 야시골, 월성동 학산, 두류산 금봉숲길, 강창 대숲길 등이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번 맨발로 걸어보면 중독성이 있어 흙길만 보면 발이 근질거려 신을 벗게 됩니다.

​달서구 도원지 못둑을 시민들이 맨발로 걷고 있다. 권오훈기자​
​달서구 도원지 못둑을 시민들이 맨발로 걷고 있다. 권오훈기자​

 

특히 달서구에 있는 도원지 못둑은 길이가 거의 500m에 달합니다. 맨발로 걷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구청에서 마사토를 깔아주어 맨발걷기에는 최적의 장소지요. 수밭골에서 불어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아름다운 호수 경관을 바라보며 맨발로 걷노라면 엔도르핀이 마구 생긴답니다. 어떤 때는 태반이 맨발로 걷는 사람이지요. 비가 오는 날은 효과가 3~4배나 배가된다며 우의와 우산부대가 등장한답니다.

비가 오는 날 사람들이 맨발로 못둑을 걷고 있다. 권오훈기자
비가 오는 날 사람들이 맨발로 못둑을 걷고 있다. 권오훈기자

 

 

▶대표적인 맨발걷기의 효과는?

대표적인 맨발걷기의 효과는 모든 병의 근원이 되는 몸속의 활성산소와 정전기를 방출하고, 지기(地氣)를 흡수하여 혈기 활성화시키며, 온몸 장기의 대척점인 발바닥 자극, 특히 발바닥의 움푹 들어간 아치를 자극하는 지압효과 등이 있습니다. 회원 중에는 세 번의 암을 이겨낸 전설적 인물도 있어요.

늦은 저녁에도 맨발걷기를 위해 벋어놓은 신발이 즐비하다. 권오훈기자
늦은 저녁에도 맨발걷기를 위해 벋어놓은 신발이 즐비하다. 권오훈기자

 

▶바람이 있다면

저의 조언과 정보제공으로 맨발걷기를 통해 건강을 되찾아 행복하다는 인사를 들으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모든 이들이 맨발걷기를 통해 면역력과 자가치유력을 길러 건강하고 활기찬 나날을 보내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소망합니다. 그런 마음에서 신발을 신고 걷는 분께 맨발걷기의 효능을 소개하며 권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