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어날 추억] ㉝ 올해의 벼농사
[꽃 피어날 추억] ㉝ 올해의 벼농사
  • 유병길 기자
  • 승인 2021.10.15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의 농사를 풍작이라고 말을하지만, 평년보다 이삭도열병
피해가 심한 농가 많다. 긴 가을 장마가 이삭도열병 발생의
좋은 기상 조건이 되었을 것이다.
잘 익어 가는 벼의 모습이다. 유병길 기자
잘 익어 가는 벼의 모습이다. 유병길 기자

올해의 벼농사를 풍년 농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옛날 어른들이 늘 말씀하셨던 ‘구멍 농사’란 말이 생각이 난다. 잘된 사람은 잘 되었지만, 이삭 도열병이 걸려 피해가 심한 농가도 있다. 지금은 벼를 벨 시기가 되었다. 곁으로 보기에는 누른 들판이지만, 논둑에 앉아서 이삭을 살펴보면 이삭도열병으로 마른 이삭이 많이 있다.

1950~60년대에 재배하던 일반벼 팔굉, 팔달, 다마금, 풍옥, 일진, 곡량도는 도열병에 약하였다. 식량이 부족하여 조금이라도 증산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벼를 재배하였다. 여름 장마철에는 잎도열병이 발생하여 잎이 붉게 물들었다. 심하면 잎이 다 말라 피해가 심하였다.

벼농사가 잘되어 충실한 이삭이 패어 올랐는데, 강우 등 기상 여건이 안 좋으면 올라오는 이삭목에 도열병균이 침입하면 이삭 전체의 벼알이 익지 못하고 말라 버려 피해가 켰었다. 이삭 도열병에는 가지 도열병, 알 도열병이 있다. 이삭의 가지에 병균이 붙어 가지가 마르면 가지 도열병, 낱알에 병균이 붙어 벼알이 마르면 알 도열병이다. 농약을 뿌리고 싶어도 농약이 귀하여 사기가 힘들었고, 분무기도 어깨에 메는 수동식뿐이라 방제가 힘들었다. 벼가 잘 익어 황금파도가 출렁 이어야 대풍 농사인데, 이삭도열병 피해로 거멓게 변하면 농업인들의 마음도 검게 변하였다.

1972년부터 통일벼를 재배하면서 이삭도열병 피해가 없고 수량이 많아 농업인들은 행복하다고 하였다. 통일벼는 도열병은 걸리지 않았지만, 벼멸구에는 약하였다. 1975년 전국적으로 벼멸구가 피해를 주었다. 일반 살충제를 살포하여도 효과가 적었다. 몇 년 후 전용 약제인 밧사가 판매되면서 조기 예찰로 적기 방제하여 피해를 줄였다.

고성능 분무기가 보급되고. 항공방제를 도입하여 공동방제를 하여 병해충에 의한 피해를 줄였다.

90년대 초반 밥맛이 없다는 통일계통벼는 사라지고 일품 등 밥맛 좋은 일반벼를 재배하고 있다.

이삭 도열병 피해가 심한 벼의 모습이다. 유병길 기자
이삭 도열병 피해가 심한 벼의 모습이다. 유병길 기자

최근 몇 년간은 농약 살포를 한 논이나, 안 한 논의 피해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농약 살포를 소홀히 한 원인도 있겠지만, 올해는 8월~ 9월의 강우 일수가 대구지역은 30일 경북 북부지역은 27일로 평년보다 길어 이삭도열병 발생에 좋은 기상 조건이 되었을 것이다.

쌀농사는 한평생 벼를 사랑한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많이 짓고 있다. 투자되는 노동력, 자재비에 비하면 수입은 적지만 놓을 수가 없단다.

한 해에 한 번밖에 재배할 수 없는 벼농사. 내년에는 그분들의 가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기를 기원하여 본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