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33) 화천대유 사건을 바라보며
[원더풀 시니어] (133) 화천대유 사건을 바라보며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1.10.14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나라 말기 사업가요 최고의 거상으로 알려진 호설암(1823 ~1885)이라는 사람은 평소 인품도 훌륭했지만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단호한 훈계로도 유명하다. 어느 날 사업실패로 급전이 필요한 상인이 그를 찾아와 가진 자산을 헐값으로 넘기려 했지만, 그는 정당한 가격으로 매입하면서 “나는 당신 자산을 잠시 보관하고 있을 뿐이니 난관을 넘긴 다음에 다시 매입해 가시오.” 이를 본 제자들이 다른 사람들은 호되게 훈계하시면서 자신의 이익은 왜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느냐고 묻자 호설암은 나에게 이번 일은 한 집안을 구하는 일이요, 친구를 사귀는 일이며, 상인으로서의 부끄러움이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상인으로서 자신만의 몇 가지 원칙이 있었으니 첫째, 법의 범위를 벗어난 검은돈을 경계하고 둘째,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의 이익을 탈취하지 않으며 셋째, 신의와 양심을 져버리면서까지 돈을 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청나라를 상대로 무역 활동을 한 임상옥(1779 ~1855)이라는 조선의 거상이 있다. 평북 의주출신 19세기 인삼 무역을 주로 한 사람으로 최불암, 정혜선이 출연해서 그의 일생을 그린 〈거상 임상옥〉이란 mbc 일일연속 사극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들어왔던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며 사람이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윤이요 그리고 신용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이다"라고 하신 말씀을 항상 가슴에 간직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이 먼저지 돈이 먼저가 아니라는 마음가짐으로 끝까지 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돈에 관한 자신만의 철학으로 당장의 이익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먼저요 욕심을 경계하고 자신이 번 돈의 20%는 항상 이웃을 위해 썼다고 한다.

지금의 ‘화천대유’사건을 위의 두 거상의 마음가짐에 비추어 살펴보자. 화천대유(火天大有)란 회사 이름부터가 주역에 나오는 “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로 아무리 가져도 끝이 없는 욕심의 소유자가 인간임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위치한 부동산개발 시행사로 금융권, 공무원, 법조계 등이 관계해서 부동산 개발을 통해 거두어들인 천문학적 수익에 초점을 맞춘 사건이라고들 하지만 뇌물, 편법, 법적 위반이 없다면 문제가 될 일도 아니다.

그런데 국감장을 비롯해서 대선주자들 간의 토론장과 시장 바닥 등 어디를 가든 대장동 난타전이 화제의 주인공인 현실이다.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던 청와대도 드디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진실규명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했으니 이제 시원한 진실이 기대된다. 어쨌든 대부분 보통 사람들은 소수 집단의 천문학적 치부를 먼 산 불구경하듯 쳐다만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으로 가슴만 쓰릴 뿐이다. 당연히 그 과정 하나하나에서 편법, 직권 남용, 부당이득이 있었나 밝혀져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관행, 또는 묵시적으로 행해 왔던 부동산 개발과 그 이익에 대한 사유화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법이 나와야 한다. 또한 본 사건이 가진 문제를 찾아서 법 위에 도덕과 양심이 있음도 알아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최고의 이윤이요 신용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자산으로 살아간 임상옥과 검은돈을 경계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의 이익을 탈취하지 않는다는 호설암 두 거상을 통해 돈보다 사람이 먼저임을 우리는 보았다.

이제 부동산 투기로 일확천금을 노리겠다는 마음으로부터의 인식 전환과 현실 사회구조의 대 전환이 필요한 지금이다. 그리고 돈이 생활의 도구인지 아니면 삶의 목적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