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은 시추 남발행위 경고
포항 지진은 시추 남발행위 경고
  • 황환수 기자
  • 승인 2019.03.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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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해 지열발전소의 관정에 따른 포항지진 사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 발표를 대하면서 인간의 이기적 발상에 대해 다시 한번 자숙하며 근원적 물음을 제기해야 하는 시점임을 시사하고 있다. 지하 5km까지 지구표면의 심장으로 향해 뚫고 들어간 관정의 드릴은 지구의 처지에서 고통과 분노의 표현으로 지진이라는 경종을 던져주었다는 철학적 해석이 가능하다. 

가이아 이론은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영국)이 주장한 가설로서 그의 저서 '지구상의 생명을 보는 새로운 관점'(1978)을 통해 소개되었다.

가이아(Gaia)란 고대 그리스인들이 땅의 여신을 부른 이름으로서 지구를 은유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이것에 착안해서 러브록은 지구와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과 대기권, 그리고 토양까지를 포함, 이를 신성하고 지성적이며 능동적이고 살아 있는 지구를 가리키는 존재로 가이아를 사용했다. 가이아 이론은 지구를 단순히 기체에 둘러싸인 암석덩이로 생명체를 지탱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 무생물이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하면서 스스로 진화하고 변화해 나가는 하나의 생명체임을 강조한 이론이다.

이 사실은 우리의 전통적인 선조의 삶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전통 가옥을 신축할때 땅을 파헤친 뒤 선조들은 꼭 지신에게 제사를 올려 지신의 아픔과 훼손에 대해 공손하게 잘못을 고하고 너그럽게 이해해주길 당부한 점도 지구라는 생명체, 특히 땅에 대한 공경심을 드러낸 사례이기도 하다.

현대 문명의 과학적 기술이 인간의 입장에서 자연을 도륙한 산업화의 행보였다는 점이 이번 포항 지진사태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 실증적 증거임이 확인된다.

아울러 이와 같은 인재에 따른 포항의 지진 사태를 교훈삼아 지구의 지표면을 함부로 채굴하고 파헤치는 온천 시추, 또는 이에 버금가는 각종 지구 지표면을 탐사하고 있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엄격한 제한이나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새삼 재고해야 할 시점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