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성정(性情)
대통령의 성정(性情)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1.10.05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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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자질의 검증은 선거 기간만이 아니라
후보자의 전 생애에 걸친 것이라야

이조 오백년 역사 안에 왕세자 교육은 어떠했을까?

왕조국가의 왕과 오늘날 국민주권국가의 대통령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전제한다. 이조시대에 왕세자가 임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본인이 원하던 아니던 왕이 되기 위한 자질을 부단하게 공부했다.

성리학을 주도한 유교선비 집단이 왕도정치의 기치를 목적으로 유교를 국시로 하는 조선왕조의 개국이 주도된 이래로 오백 년 동안 나라가 운영되어왔다. 조선시대에 왕세자교육은 유덕한 군주가 되는데 필요한 매우 이상적인 내용으로 빈틈없는 교육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되었다. 전인교육은 물론이고 규범과 의례에도 빈틈없는 교육과정이 있었다.

교육은 예나 지금이나 훌륭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교육의 과정이나 훌륭한 스승 못지않게 그것을 배우고 익히는 자의 열의는 물론이고 의지와 교육환경도 매우 중요하다. 이조 오백 년 군주 중에 훌륭한 교육과 유덕한 군주로서 백성을 평안하게 이끈 인물로 흔히 세종과 정조를 꼽는다. 이 두 임금은 본인들이 유덕한 성군이 되고자 함에 일순간도 긴장을 풀지 않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왕이 되고자 하는 세자의 마음자세가 결국은 성군이 되는 기반이고 초석이 되는 길이다.

영국의 산업혁명(1773년 방직기가 만들어진 후 모든 기술 분야의 혁명)과 프랑스혁명(1789~1794), 미국의 남북전쟁(1861~1865)을 겪으면서 주권재민의 시대가 도래되고 군주의 시대는 변혁을 맞이하게 되었다. 자유, 평등, 민주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구성원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온 세상 사람들은 80대 20의 파레토 법칙은 여전히 사회 전반에 콘크리트화 되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대통령으로 선출된 분은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까지 열두 분이다. 역사는 과거의 행적을 평가하고 판단한다. 공적과 과오의 판단은 남은 후손들에 의해 평가되고 해석될 것이다.

내년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되려는 분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식견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도덕성을 꼽고 싶다. 그 안에는 청렴은 물론이요, 수신도 포함된다. 한평생 흠 없는 사람 있겠느냐마는 성정(性情)은 타고나야 할 뿐 아니라 스스로 갈고 다듬어야 하는 것이므로 훌륭한 성정과 도덕성이 어울려져야 하는 것이다. 정치, 경제 ,문화, 법률, 기술 등등 모든 분야에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보다 탁월한 능력을 갖춘 분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능력이 타고나야 할 이유는 크지 않다. 타고난 성정이 재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국민을 어여삐 여기며 긍휼(矜恤)한 마음으로 군림하지 않을 분이면 족하지 않을까.

미국의 경우 대통령학자들이 가장 먼저 꼽는 대통령의 자질 요소로 지적능력을 꼽고 있으며, 대통령 선거기간만이 아니라 대통령후보자 전 생애에 걸친 것이라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이던 항상 대통령이 되기 위한 자질과 자원을 준비한 사람이라야 급변하는 정치 경제 외교적 상황과 조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함성득:나남출판:대통령학중에서 발췌)

내년 봄이면 우리나라에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있다. 대통령이 되려는 분들의 면면에서 찾아볼 수 있는 덕목이 있는지, 얼마나 준비된 분들인지는 각자의 판단이지만 중요하고 또 중요한 기준을 마음속에 정하는 국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