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개봉 영화 ‘보이스’
화제의 개봉 영화 ‘보이스’
  • 김병두 기자
  • 승인 2021.10.01 17:00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이스피싱의 실체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화, 그놈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보이스피싱은 시작된다.
영화 '보이스' 포스터  CJ ENM제공
영화 '보이스' 포스터 CJ ENM제공

보이스피싱의 실상을 파헤친 영화로 김선, 김곡 형제 감독이 연출하고, 변요한과 김무열이 주연으로 출연하였다.

전직 경찰관이었지만 부산의 건설현장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하는 서준의 건설 현장에서 낙마사고가 일어나고, 그의 아내 미연에게 의문의 남자가 사고를 무마하기 위해 합의금을 입금하라는 전화를 건다. 미연은 서준에게 확인 전화를 걸지만 사고 현장에 있던 서준은 전화를 받지 못하고 미연은 아파트 중도금으로 쓸 돈을 인터넷뱅킹으로 보낸다. 현장소장도 공사 현장 인부들의 사고방지를 위한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고 직원 명부를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보낸다. 직원들은 돈을 입금하게 되고, 현장소장은 충격으로 자살을 한다. 서준의 아내 미연도 사기를 당한 충격으로 정신없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다.

보이스피싱 일당이 근무하는 대규모 콜센터 스틸컷
보이스피싱 일당이 근무하는 대규모 콜센터 스틸컷

자신과 직원들의 돈 30억을 사기 당하고 복수심에 불타는 서현은 150명의 보이스피싱 사기단을 거느린 거대한 조직의 본거지인 중국 선양의 콜센터에 잠입한다.

그리고 그들을 총지휘하고 자신에게 전화를 건 기획실 총책 곽프로를 만나고 그의 신임을 얻는다. 금융권에 입사시험을 치르고 합격을 기다리는 취준생들에게 접근하여 돈을 입금하게 만드는 ‘300억 보이스피싱 총력전’에 합류한다. 보이스피싱 일딩은 개인정보를 구해오는 직원들, 보이스피싱 대본을 쓰는 직원들, 보이스피싱 자금의 인출책 섭외와 환전소 확보 등 체계적이고 조직화된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콜센터 직원들 중에는 보이스피싱의 피해를 입은 젊은이도 있다. 그들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으면서도 그 돈을 벌기 위해서 또 다른 사람에게 사기를 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영화를 보는 동안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일들이 보이스피싱 일당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된다는 사실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최첨단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필요한 개인정보 명단을 사들이고, 먹이감이 될 사람들에게 교묘하게 접근하여 돈을 입금하도록 만든다.

보이스피싱 '300억 총력전'울 위한 회의 스틸 컷
곽 프로가 보이스피싱 '300억 총력전' 지시를 하는 스틸 컷

보이스피싱 사건들이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 자주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은 서민들이고 자살을 하고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피해액을 전혀 보상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영화를 보면서 보이스피싱은 누구나 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전율을 느낀다. 영화 속에서 지능범죄 수사대 팀장은 기자회견에서 “보이스피싱을 당하지 않으려면 수상한 전화나 돈 얘기가 나오는 전화는 무조건 끊으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말이다. 마침내 중국과 한국의 경찰들의 도움으로 보이스피싱 일당은 검거된다. 하지만 일당이 검거된 후 3개월 지나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이던 순진한 막내 보이스가 필리핀에 나타나 한탕 하자면서 다른 보스를 만나는 장면에서 영화는 끝이 난다.

전직 경찰관역을 맡아 보이스피싱 일당을 잡기위해 몸을 사리지않고 연기한 변요한은 ‘자산어보’의 창대 역에 이어서 명연기를 펼친다. 사기꾼 곽프로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이자 연기자로 활동하는 김무열은 악랄하고 비열한 악역 연기를 실감나게 연기하였다. 특히 조연이였지만 깡칠 역의 이주영도 해커역을 잘 소화하여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영화 ‘보이스’는 9월 15일에 개봉하여 전국 극장에서 상영중이다. 너무나 현실감이 나는 영화로 보이스피싱이 만연하는 사회에서 나이드신 부모님이나 자녀들과 같이 보이스피싱 예방차원에서 극장에서 관람하기를 권한다.

김선 감독은 1978년생으로 서강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이 사람을 보라’로 데뷔하였다. 주로 독립영화를 연출하였다. 2005년 제31회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특별상과 2008년 제34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불장군상을 수상하였다.

김곡 감독은 김선 감독의 쌍둥이 형으로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이 사람을 보라’로 동생과 같이 데뷔하였다. 주로 동생 김선과 공동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2001년 제3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최우수상과 2009년 시라큐스 국제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하였다. 

곽프로가 보이스피싱 기획팀의 회의를 주재하는 스틸 컷
곽프로가 보이스피싱 기획팀의 회의를 주재하는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