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떠나는 파리여행 '매그넘 인 파리' 전시회를 다녀오다
사진으로 떠나는 파리여행 '매그넘 인 파리' 전시회를 다녀오다
  • 강지윤 기자
  • 승인 2021.09.14 1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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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예술의 수도로 불리는 파리는 갖가지 이미지로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다. '매그넘 인 파리'는 '매그넘 포토스'의
대표 사진작가 39명의 눈을 통해 조망한 특별전이다. 10개의 주제로 나눠 1800년대부터 오늘날 파리의 모습까지를 사진과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파리지앵이 느끼는 기쁨과 자부심, 자유를 향한 사랑과 투쟁을 생생하게 엿볼수 있다.

 

 

  지금 부산 문화회관 전시실에서는 ‘매그넘 인 파리’ 전시회(2021,6.28~10.10)가 열리고 있다. ‘매그넘’은 크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다. 다양한 배경과 이력을 가진 사진작가들로 구성된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는 사진가들이 주인인 독특한 조직인 동시에 전 세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사진가 그룹이다.

창립 당시 ‘세계를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가치를 내걸고 20세기 포토 저널리즘(Photo Journalism)을 대표해 왔다.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이 있은지 2년만인 1947년 4월, 미국 뉴욕에서 로버트 카파(Robert Capa), 데이비드 시무어(Davide Seymour),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에 의해 창립되었다. 이들은 스페인 내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자신들이 마주한 세상을 기록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이들의 작업은 우리에게 ‘사진은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라는 질문부터 ‘사진을 통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이들의 정신은 창립 7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후배 작가들에게로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세상을 연대기적으로 기록하고, 지구상의 사건과 다양한 이슈, 그리고 사람들과 그들이 가진 개성들을 사진을 통해 해석하고 있다.

천 개의 얼굴을 가진 도시, 세계 예술의 수도로 불리는 파리는 갖가지 이미지로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다. ‘매그넘 인 파리’는 이런 파리를 ‘매그넘 포토스’의 대표 사진작가 39명의 눈을 통해 조망한 특별전이다.

2차대전의 상처를 딛고 프랑스가 재건과 번영의 길에 들어섰던 1952년, 부흥의 상징과도 같은  파리의 롱샹 경마장의 모습.
2차대전의 상처를 딛고 프랑스가 재건과 번영의 길에 들어섰던 1952년, 부흥의 상징과도 같은 파리의 롱샹 경마장의 모습.

 

전시는 10개의 주제로 나뉘어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 뒤의 격동기인, 1800년대부터 오늘날의 파리의 모습까지를 230여점의 사진과 영상자료 120컷을 통해 보여준다. 이같은 작품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낭만과 예술의 도시 파리를 넘어 도시의 다양한 면모를 시공간을 넘나들며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파리지앵(Parisien)이 느끼는 기쁨과 자부심, 그리고 그들의 자유를 향한 사랑과 투쟁을 생생하게 엿볼수 있다.

◇ 전시구성

-살롱 드 파리(Salon de Paris)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며 왕권이 몰락하고, 혁명 이후의 대혼란기를 거쳐 나폴레옹 3세 통치 아래 파리는 급격한 산업화가 진행된다.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극단적 빈부격차를 겪으며 파리는 도시 개조에 착수해 차츰 오늘날의 파리 모습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기 시작한다.

이처럼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파리의 원형이 조성된 나폴레옹 3세 시대를 전후한 파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파리 고지도와 1889년 세계 박람회때 발간된 신문등 귀한 자료들이 풍부하다

-파리, 가난과 전쟁으로 물들다(1932~1944)

제2차 세계대전 이전 프랑스의 혼란스러웠던 정국과 사회상, 1945년 파리 해방 당시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목숨걸고 취재에 나섰던 작가들 덕분에 파리 시가지에서 독일군과 연합군이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던 순간등도 사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재건의 시대(1945~1959)

1944년 8월25일 4년간의 나치점령이 끝나고 파리는 해방 되었다. 해방의 기쁨에 파리 시민과 저항군, 연합군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1944년 8월25일 4년간의 나치점령이 끝나고 파리는 해방 되었다. 해방의 기쁨에 파리 시민과 저항군, 연합군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파리가 해방되고 환호하는 시민과 군인들의 모습 등 파리가 예술의 수도로 거듭나는 향수어린 시절의 파리와 사람들의 모습이 흥미롭다.

-낭만과 혁명의 사이에서(1960~1969)

1968년 소르본 대학에서 일어난 학생들의 시위가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 반대와 프랑스 관료주의에 대한 저항으로 학생과 경찰간의 극심한 격돌로 이어졌다. 여기에 1000만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파업으로 맞서 6.8혁명은 정점에 달했다. 역사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으로 숨막히는 현장의 디테일을 경험하게 된다.

-파리는 날마다 축제(1970~1989)

'마크 리부'의 대표작. 우연히 올려다본 에펠탑 위에서 도색 작업에 열중한 페인트공을 보고 바로 에펠탑에 올라가 안전 장치도 없이 목숨을 걸고 찍은 이 사진은 파리의 노동자의 현실과 도시의 우아함을 포착했다.
'마크 리부'의 대표작. 우연히 올려다본 에펠탑 위에서 도색 작업에 열중한 페인트공을 보고 바로 에펠탑에 올라가 안전 장치도 없이 목숨을 걸고 찍은 이 사진은 파리의 노동자의 현실과 도시의 우아함을 포착했다.

 

퐁피두센터 건립과 루브르 박물관의 피라미드 건설... 역사를 넘어 끊임없이 변모하는 파리는 과거의 전통에만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문화를 수용함으로써 세계 문화 수도로서의 위상을 여전히 드높이고 있다.

-파리의 오늘과 만나다(1999~2019)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와 몸살을 앓는 파리지만 여전히 파리는 낭만과 꿈의 도시로 남아있다. 파리의 오늘의 모습과 평범한 일상, 파리 테러 사건과 2018년 노란 조끼 시위대의 등장,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등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플라뇌르(Flaneur), 파리의 산책자

122컷의 영상으로 파리의 모습을 스케치하듯 보여준다. 작품을 따라 긴 시간 관람하다 의자에 앉아 휴식하듯 파리를 느낄수 있다.

-파리, 패션의 매혹

패션쇼가 열리기 전의 백스테이지의 분주한 모습.
패션쇼가 열리기 전의 백스테이지의 분주한 모습.

 

패션의 황금기인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진화하는 패션의 양상을 포착한 작가들의 시선이 담겨있다. 컬렉션 준비에 몰두하는 디자이너,백 스테이지, 화보촬영 현장의 모델과 사진작가등 패션의 실체와 과정을 엿볼수 있다.

-파리지앵의 초상

루마니아 출신 조각가 콘스탄틴 브랑쿠시가 자신의 아뜰리에에서 꿈꾸듯 앉아있다. 그의 손에 들린것은 작업용 망치.
루마니아 출신 조각가 콘스탄틴 브랑쿠시가 자신의 아뜰리에에서 꿈꾸듯 앉아있다. 그의 손에 들린것은 작업용 망치.

 

전세계에서 몰려든 파리를 사랑하는 예술가, 과학자, 경제인들은 자신이 태어난 조국의 국적보다 스스로를 ‘파리지앵’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파리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세계 예술사와 지성사에 빛나는 위대한 파리지앵들의 초상 사진을 소개한다.

-엘리엇 어윗(Elliott Erwitt)-파리 특별전

매그넘 포토스 사진작가중 최고령이며 살아있는 거장 엘리엇 어윗의 작품 40점이 특별전 형태로 선보인다. 파리의 거리 곳곳과 사람들, 동물 특히 반려견들의 모습을 담은 그의 작품들을 통해 동시대의 다양한 삶의 참모습과 이야기들을 읽을수 있다. 피사체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그 정수를 짚어낸 작품들은 인간의 진솔한 감정과 본성을 드러낸다.

1960년대부터 3번에 걸쳐 매그넘 포토스의 회장을 지낸 그는 90세가 넘은 요즘도 여전히 카메라를 통해 기록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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