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탁구가 · · ·
올여름 탁구가 · · ·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1.09.14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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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탁구 경기가 자신감과 새 희망을 주었다.

탁구는 궁중 놀이로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영국에서 테니스를 모방한 실내경기로 만들어져서 공식적인 명칭을 테이블 테니스라고 한다. 그러나 탁구공을 칠 때 나는 소리에서 유래되어 핑퐁이라고도 부른다.

제2차대전 이후 죽의 장막으로 단절되어 있던 중국이 미국과의 핑퐁외교를 통해서 국제적으로 문호를 개방하면서 탁구는 세계적으로 더욱 각광을 받았다. 이에리사와 현정화, 유남규와 같은 선수들이 세계를 제패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던 7, 80년대 이전부터 탁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서민 스포츠였다. 공과 라켓, 네트 등의 장비만 있으면 쉽게 즐길 수 있어서 동네 공터에서는 수시로 시합이 벌어져 오가는 행인들도 같이 참여하곤 했다.

그러나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볼링과 배드민턴, 테니스 등의 스포츠가 보급되고, 국제무대에서 선수들의 활약도 미미해지면서 탁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인기도 그만큼 떨어졌다.

2020 도쿄 올림픽 신유빈 선수. 연합뉴스
2020 도쿄 올림픽 신유빈 선수.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병의 대유행 속에 개최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17세의 어린 나이에 여자 탁구 대표로 참가한 신유빈 선수(17)는 입상하지는 못했으나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할머니와 손녀의 결투’로 소개된 단식 2회전에서 그는 중국계 니시아렌(58, 룩셈부르크) 선수의 이질 라버에 의한 변칙플레이에 악전고투하면서 서서히 게임을 장악하여 역전승했다. 단체전에서도 독일팀에 역전승을 거두었으나, 4강 진출에 결국 실패하고는 뜨거운 자책성 눈물을 쏟아서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순진한 외모와 겸손한 태도에 비해 과감하면서도 끈기있는 플레이로 인기를 얻은 신유빈 선수는 기부 활동이 알려져 더욱 주목을 받았다.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나탈리아 파르티카 선수. 도쿄 패럴림픽 공동취재단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나탈리아 파르티카 선수. 도쿄 패럴림픽 공동취재단

도쿄 올림픽 단체전 경기에서 신유빈 선수와 대전한 나탈리아 파르티카 선수(32, 폴란드)는 선천적으로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없다.

탁구 경기에서 서브는 손바닥 등으로 스핀이 없이 16cm 높이로 공을 토스해야 한다. 손이 없는 파르티카 선수가 자신의 오른쪽 팔꿈치 끝에 탁구공을 얹어서 아슬아슬하게 서브를 넣는 모습은 관객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아테네 패럴림픽(2004)에 이어서 베이징 패럴림픽(2008)에서도 장애 10등급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파르티카 선수는 베이징 대회부터 비장애인 올림픽에도 출전하여 당당하게 메달 경쟁을 했다. 이번의 도쿄 올림픽 대회에서도 비록 입상하지는 못했으나 그의 외팔 투혼과 활약은 많은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주었다.

이어진 도쿄 패럴림픽에서 파르티카 선수는 단식 5연패에 도전했지만, 오랜 라이벌 양치안 선수(25, 호주)에게 져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나탈리아 파르티카 선수의 아름다운 도전은 세계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주고 있다.

2020 도쿄패럴림픽 이브라힘 하마드투 선수. EPA연합뉴스
2020 도쿄패럴림픽 이브라힘 하마드투 선수. EPA연합뉴스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장애등급 6)에서 우리나라 박홍규 선수(49)와 맞붙은 이브라힘 하마드투 선수(48, 이집트)는 양팔이 없다. 탁구 라켓을 입에 물고 도우미가 던져주는 볼을 발로 차올려 서브를 넣으며, 목과 머리를 써서 입에 문 라켓으로 탁구공에 스핀도 걸고, 스매싱도 하며 게임을 한다.

어릴 때 열차 사고로 양팔이 절단된 그에게 탁구가 삶의 전부이고 목표였다. 그의 희망은 1승을 올리는 것이지만, 아깝게도 이번 대회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양팔이 없는 채로 온몸을 던져서 경기하는 이브라힘 하마드투 선수의 처절한 투혼과 정신력에 우리는 ‘불가능은 없다’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올여름, 코로나19 덕분에 여느 때보다 오래 TV 앞에 앉아서 즐긴 탁구 경기는 우리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고 새 희망을 품게 했다.

점차 노령화되어가는 한국 사회에서 탁구는 그 적합성을 인정받아 시니어스포츠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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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2021-09-14 17:22:46
나이든 중장년층이면
한번쯤 쳐봤을 법한 국민 운동 탁구~
올림픽 장애인 경기에서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장애 선수들의 불굴의 의지와 투지에
경의와 찬사를 보냅니다 !!
인내심 부족과 불만이 팽배한 현대인들에게
장애인의 도전과 노력은
우리들의 안이함과
게으름에 대한 성찰과
건강의 감사함을 한번 더 되새기게 하네요 !!

두미촌 2021-09-14 16:40:10
스포츠엔 국경만 없는 것이 아니였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