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좀 하자!
결혼 좀 하자!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1.09.10 1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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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 문화도 바꾸면
새로운 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다.

못 참겠다! 결혼 좀 하자! 어느 일간지의 기사 제목이다. 전국 신혼부부 연합회에서는 정부 서울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고 한다.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생활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들을 바꾸었다. 배달음식의 행태(아직 문화라고 하기에는 약간 어색하다)가 가장 가까이서 느끼는 현실이다. 학교의 수업방식도 달라졌고 이런 모습들이 쉽게 끝날 것 같지도 않다.

방역당국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의 단계를 만들 때 모든 분야에 세세하게 모두가 만족스러운 규정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소 마음에 들지 않고 불편 하더라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모두의 이익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혼인행사의 문화를 들여다보면 예식장이라는 특수 목적의 시설이 있기 전에는 혼사는 가정집에서 진행했다. 인구가 늘어나고 주거환경이 바뀌면서 예식장(禮式場)이라는 공간이 단독 건물에 혹은 호텔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하객을 한자리에 모시고 대접하는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예식문화의 이면에는 바가지요금이라는 어두운 그림이 항상 여론이 되기도 했다. 결혼식을 꼭 그렇게 한 장소에서 식을 올리고 하객을 맞이하고 음식을 대접해야 하는지에 대한 찬(贊), 반(反도) 없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불만도 생길 수 있고 흡족해 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바쁜 일상에서 행사 식장에 꼭 참석해야만 하는지의 체면문화와 그리고 부조문화의 산물인 축의금의 액수는 늘 뒤끝이 찝찝한 것이 우리네 예식문화의 단면이기도 하다. 근래에 와서 부조금을 받을 은행계좌를 표시해 주거나 알려주지만 그렇게 하면 체면이 깎이는 것이 아닐까 고민해 온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다른 선진국들의 예식문화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책에서나 기록들을 보면 하객을 많이 초청하여 성대한 행사를 하는 것이 대세는 아님이 분명하다. 가까운 가족들의 축하 속에서 혼인을 증명받고 행복한 미래를 향한 부부의 출발을 손뼉 쳐주는 깔끔하고 조촐한 모습으로 기억한다.

“결혼 좀 하자” 라며 준비 중에 있는 많은 예비부부 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다. 예식장을 운영하시는 분들한테는 뭇매를 맞을지 모르겠으나 우리의 혼인 예식문화를 한번 바꾸어 보면 어떨까? 자치단체들의 많은 공간을 활용할 수도 있고, 관람장이나 예술회관 야외공원 등의 공간을 활용한다면 예식장 등에서 흔히 있는 축하객에 대한 음식접대는 오랜 옛날부터의 관습 문화이긴 하지만 소위 먹고 살기가 좋아진 현실을 감안하면 여럿이 모여서 꼭 한 끼를 먹어야 할까? 예식장에서 제공하는 정형의 메뉴를 떠나서 각자의 취향에 맞게 혹은 좀 더 가까운 사람들끼리 다른 장소에서 음식을 나누며 축하의 마음을 함께할 수 있다면 괜찮은 일이 아닐까? 먹지도 않은 음식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불합리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지금까지의 예식장을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축복받을 자리는 많다는 사실을 현실화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예비부부들이라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문화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예식장을 이용해야 할 명분이 변화를 만들어 가자는 외침에 밀릴 이유는 없다고 본다. 순간의 화려함이 평생 함께 유지되는 것이라면 백 번이고 만 번이고 권할 일이지만 부부간의 참사랑만이 앞으로의 화려한 인생길을 열어 갈 것이기 때문에 “바가지 씌우는 장소”를 고집해야 할 이유는 명분도 없다. 변화를 바라는 이들이 함께 같이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