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크루엘라
[영화 이야기] 크루엘라
  • 김동남 기자
  • 승인 2021.09.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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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맛있는 비빔밥 같은 영화

코로나가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점이 있다면 반려견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함을 알려주었다고 할까. 걷기운동을 하다 보면 전에 없이 주인과 산책을 즐기는 많은 댕댕이들을 볼 수 있다. 모임도 쉽지 않고 여행도 금지되어있는 요즘 세태에 친구 이상으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존재이다.

그래서 가끔 나도 개나 고양이 한 마리 정도는 같이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욕구에 부채질하는 영화가 우리 곁에 왔다. 이 영화에는 주인공에 버금가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두 마리의 개가 등장하는데 보고 있으면 있을수록 저 개들에게 오스카상을 수여하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 「크루엘라」는 장르별로 분류될 모든 영화의 요소를 다 갖추었는데 각각의 입맛에 맞게 잘도 버무려 놓았다. 참고로 「크루엘라」라는 영화의 제목은 오래전 상영된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에 등장하는 악녀의 이름이다. 이 영화의 원작이 바로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이다.

화려한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동물을 왜 카우는지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거리의 인생이지만 우정과 의리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악당을 응징하는 통쾌한 복수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비극적이기보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를 보고 싶다면, 반전의 묘미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게다가 출생의 비밀 같은 막장 드라마의 요소까지 갖추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세대를 초월한 두 여성 캐릭터의 연기, 에스텔라 혹은 크루엘라라는 이중인격을 갖춘 여성 엠마 스톤과 그녀의 복수 대상인 바로네스라는 남작 부인 역의 엠마 톰슨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가치를 하고도 남을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참고로 전 세계 어린이들을 열광케 한 영화「 내니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에서 유모 역할을 한 엠마 톰슨의 그 못생긴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 영화팬이라면 이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즐거울 것이다. 비록 악녀 역할이지만 과연 같은 배우일까하는 의구심을 품게 할 정도로 「크루엘라」의 엠마 톰슨은 환상적인 드레스를 멋지게 소화하는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습의 캐릭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