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같은 우리네 인생
'나팔꽃' 같은 우리네 인생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1.09.08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방에서는 말린 나팔꽃 종자를 견우자라고 하는데 푸르거나 붉은 나팔꽃의 종자를 흑축, 흰 나팔꽃의 종자를 백축이라고 한다. 흑축의 효과가 백축보다 빠르다
붉은 나팔꽃 모습. 여관구 기자.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메꽃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로서 결속, 허무한 사랑, 좋은 소식이라는 꽃말을 가진 들꽃이다. 인도가 원산지인 한해살이 덩굴식물이다. 관상용으로 심지만 길가나 빈터에 야생하기도 한다. 줄기는 아래쪽을 향한 털들이 빽빽이 나며 길게 뻗어 다른 식물이나 물체를 왼쪽으로 3m 정도 감아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고 긴 잎자루를 가지며 둥근 심장 모양이고 잎몸의 끝이 보통 3개로 갈라진다. 갈라진 조각의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톱니가 없으며 표면에 털이 있다.

자주색 나팔꽃 모습. 여관구 기자.

꽃은 7∼8월에 푸른 자주색, 붉은 자주색, 흰색, 붉은 색 등 여러 가지 빛깔로 피고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대에 1∼3송이씩 달린다. 꽃받침은 깊게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가늘고 길며 끝이 뾰족하고 뒷면에 긴 털이 있다. 화관은 지름이 10∼13cm이고 깔때기처럼 생겼다. 꽃봉오리는 붓끝 같은 모양으로 오른쪽으로 말려 있다.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꽃받침 안에 있으며 3칸으로 나누어진 둥근 삭과이다. 3칸에 각각 2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붉은색 나팔꽃 모습. 여관구 기자.

나팔꽃은 약재로 많이 쓰인다. 한방에서는 말린 나팔꽃 종자를 견우자(牽牛子)라고 하는데 푸르거나 붉은 나팔꽃의 종자를 흑축(黑丑), 흰 나팔꽃의 종자를 백축(白丑)이라고 한다. 대소변을 통하게 하고, 부종·적취(積聚:오랜 체증으로 말미암아 뱃속에 덩어리가 생기는 병)·요통에 효과가 있다. 흑축의 효과가 백축보다 빠르다. 민간에서는 나팔꽃에 잎이 많이 붙어 있을 때 뿌리에서 20cm 정도 잘라서 말려 두었다가 동상에 걸렸을 때 이것을 달인 물로 환부를 찜질한다.

붉은색과 자주색 나팔꽃이 피어있는 모습. 여관구 기자.

<<< 나팔꽃에 얽힌 전설 >>>

아주 먼 옛날, 한 고을에 그림을 매우 잘 그리는 화공이 살았습니다. 어느 날 그 고을을 다스리던 원님의 귀에 하공의 부인이 천하절색 이라는 소문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천하절색 나팔꽃 모습.

원님은 그의 부인을 빼앗기 위해 화공의 여인에게 억울한 죄명을 씌워 감옥에 가둬버렸습니다. 부인을 빼앗겨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화공은 매일 밤낮을 허공만 바라보다가 결국에는 미쳐버렸다고 합니다.

분홍색 나팔꽃. 여관구 기자.

그 뒤 화공은 오직 집 안에만 틀어박혀 그림만 그리고 지냈다고 해요. 한 장 한 장, 그림이 완성되자 옥 밑에 작품을 묻은 후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습니다.

간밤에 남편 꿈을 꾼 부인이 이상히 여겨 아침에 창을 열어보고 밖을 내다보았더니, 그곳에는 남편의 넋이 변한 한 줄기의 아름다운 나팔꽃이 피어 있었다고 합니다.

생을 다한 나팔꽃 돌돌 말리는 모습. 여관구 기자.

우리에게 친근하고 정겨운 나팔꽃은 슬픈 전설을 간직한 꽃으로 결속,허무한 사랑, 좋은 소식이라는 꽃말을 가진 들꽃입니다.

< 나팔꽃 당신 >   시인 여관구

당신은

나와 처음 만날 때부터

사랑으로 감아놓더니

가정을 꾸리고 부터는

행복으로 감아 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손길이 필요 할 때

사고로 당신의 척추성이 무너졌는데도

사랑으로 감는 것은 늦추지 않았지요.

행복한 가정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도

새로운 나팔꽃가정을 꾸리고

사랑으로 감는 마음도 유전이 되었나 봅니다.

이제 우리 인생은

지려고 돌돌 말리는 꽃이지만

그 마음의 향기와 사랑을 감아주는 마음은

나팔꽃 닮은 당신입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