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어날 추억] ㉖ 집념과 열정의 억척 농업인 정재명 씨(5)
[꽃 피어날 추억] ㉖ 집념과 열정의 억척 농업인 정재명 씨(5)
  • 유병길 기자
  • 승인 2021.09.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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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의 고생이 많으셨다. 잘 사는 농촌을 위하여 비닐하우스에 오이를 재배하였다. 그 후 1993년 5000평에 배나무를 심어 28년 배농사를 지으며 미국으로 수출하는 신고배를 재배하고 있다. 가정의 화목과 살기좋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힘쓰는 게 그의 소박한 꿈이란다.
미국으로 수출을 앞둔 봉지속의 신고배. 유병길 기자
미국으로 수출을 앞둔 봉지속의 신고배. 유병길 기자

1952년 봉강리(경북 상주시 외서면)에서 오 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정재명 씨(70). 아버지는 외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를 하셨다. 효성이 지극하여 퇴근하면 옷을 벗어 던지고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 드렸다. 동네에서도 정해봉 선생 같은 효자는 없다고 칭송이 대단하였다. 학교에서도 좋은 선생님이셨는데 33세에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셨다. 좋은 분으로 칭찬을 받는 분들은 다 일찍 돌아가셨다. 못된 짓을 하여 욕을 많이 먹는 사람은 오래 사는 세상인 것 같다. 왜 그럴까? 아이들이 어려서 어머니는 고생을 많이 하셨다. 일꾼을 들여 농사를 지어 오 남매를 교육시키고 결혼시켰단다.

재명 씨가 결혼하여 농사를 지어보니 벼농사는 한계가 있어 소득이 높은 농업 작목을 찾기 위하여 노력을 많이 하였다. 친구, 형들과 같이 상주 원예 조합 회원이 되어 오이 재배를 시작하였다. 비닐하우스 속의 작업은 무척 힘이 들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배나무 재배 확대 계획을 군 특수 사업으로 선정 예산을 확보하고 추진요령 계획을 수립실천 하였다. 1,500평 이상 재배 희망하는 농가에 묘목을 무상지원하였다. 재명 씨는 친구들보다 일 년 늦은 93년에 5,000평 배나무를 심었다.

y자형으로 재배하는 배나무. 유병길 기자
y자형 배나무에 봉지를 씌워 달린 배. 유병길 기자

y자 밀식 재배를 배우기 위하여 나주 배 단지를 견학하며 교육을 받았다. 쉬운 농사가 없었다. 배나무도 수형을 잡아야 하고 제때 약제를 살포하여야 했다. 배꽃이 지고 나면 적과 2~3차하고 봉지를 씌웠다. 배가 익어갈 때 까치의 피해를 막는데, 화약 총을 쏘기도 하고 까치 박제를 달아 놓아도 피해를 막기는 힘이 들었다. 처음에는 대구 공판장에 판매하였으나, 이윽고  서울 청과시장에 판매하였다. 외서 농협이 캐나다, 미국, 대만 등 배 수출길이 열러 매년 수출하고 있다. 배농사로 아들 딸 사남매 대학교육을 시키고 결혼도 시켰다.

배 수확용 프라스틱 상자. 유병길 기자
배 수확용 프라스틱 상자. 유병길 기자

배를 심을 당시에는 사과보다 비쌌으나 재배 면적이 확대되다 보니 수출을 확대하고 폐원하는 농가가 늘어도 사과보다 박스당 가격이 낮아 어려움이 많았다. 다른 작목 재배를 고심하던 마을의 친구들은 미니사과, 샤인머스켓으로 변경하였다. 재명 씨는 계속 배나무 과수원을 고집하며 미국으로 수출하는 신고배를 재배하고 있다.

대미 수출 시 검역 요건은 다음과 같다. ‘배나무 외 다른 과수나무는 없어야 한다. 재배자는 농림축산 검역본부의 승인을 받아 6월 30일까지 봉지 씌우기를 완료하여야 한다.

대미 배 수출 과수원 표찰. 유병길 기자
대미 배 수출 과수원 표찰. 유병길 기자

과수원에 대미수출단지 표찰을 설치해야 한다. 병해충 발생 시 농업기술센터 지도하에 사용 가능한 농약만 사용하고 농약안전사용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등’

배 무게로 늘어지는 가지를 쇠파이프에 묶는다. 유병길 기자
배 무게로 늘어지는 가지를 쇠파이프에 묶는 정재명 씨. 유병길 기자

요즘 배의 무게가 늘어나면서 배나무의 가지가 찢어질 우려가 있어 가지를 하우스 쇠파이프에 묶어 주고 있다.

대미 수출배 선별장. 유병길 기자
봉강리에 있는 외서농협 대미 배 수출 선과장. 유병길 기자

98년 캐나다에 처음 황금배를 수출하였을 때 공동선별 공동계산하는 직거래팀(배 수출 작목반 10농가)을 꾸려 유통혁신을 한 것 또한 유명한 일화다. 외서 농협은 배 수출 선과장을 2000년 유통센터로 등록 전문적인 체계를 잡았다. 05년에는 미국에도 수출하였고, 대만에 수출한단다.

신고배 과수원의 전경. 유병길 기자
신고배 과수원의 전경. 유병길 기자

올해 생산한 원황배를 대만으로 수출하였고, 미국에도 수출 계획이다. 이달 18일경에는 신고배를 미국으로 수출 계획인데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단다.

정재명 씨는 배 과수원을 노동력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며,  가정의 화목과 살기 좋은 농촌을 위하여 노력하겠단다. 작별하는 그의 뒷모습에서 청년 못지않은 강한 집념과 열정이 풍겨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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