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사진작가 2021 부산국제사진제 특별전
이성호 사진작가 2021 부산국제사진제 특별전
  • 강효금 기자
  • 승인 2021.08.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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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내일은 네가’라는 제목으로
‘가톨릭 성지’와 ‘공소’를 주제로 흘러가버린 역사를 현재 시간 속에 담아내

 

2020년 부산국제사진제 포토폴리오 리뷰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이성호 작가의 특별전이 부산광역시 수영구 구락로 123번길 20, F1963 석천홀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9월 26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특별전은 ‘오늘은 내가 내일은 네가’라는 제목으로, ‘가톨릭 성지’와 ‘공소’를 이성호 작가 특유의 흑백의 대비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성주 용암공소.   이성호 작가 제공
성주 용암공소. 이성호 작가 제공

 

작가는 대구 대교구청 성모당 안 성직자 묘지의 붉은 벽돌 기둥에 새겨진 ‘오늘은 내가 내일은 네가’라는 라틴어 구절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한티· 청양 줄무덤· 서울 절두산· 천안 성거산 등 순교자의 흔적을 찾아 순례길에 오른다. 이성호 작가는 “흑백의 대비를 통해 전해지는 강한 아픔을, 고스란히 보는 이에게 전달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한다. “지나치게 다채로운 빛깔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단순한 흑과 백으로만 종교적 느낌을 전하고, 보는 이가 그 안에서 영적인 체험을 공유하게 되는 것이 바람”이라며 덧붙인다. 그의 작품 사진에는 멈춰버린 현재의 모습 안에 흘러가버린 과거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성호 작가는 근대 가톨릭 역사에 대한 고찰을 통해, 무던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잊혀져가는 과거의 고난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흑백은 그의 그런 작업에 깊이를 더해주며 우리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오늘은 내가 내일은 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