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와 석산(꽃무릇)의 공통점과 차이점
상사화와 석산(꽃무릇)의 공통점과 차이점
  • 허봉조 기자
  • 승인 2021.08.30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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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앞을 지나다보면, 전에 보지 못했던 낯선 꽃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날이 갈수록 꽃의 종류와 모양, 색깔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끊임없이 품종개량을 한 덕분인지 모르겠다. 거기다 멀리 타국에서 건너온 꽃들까지 눈을 즐겁게 해주니, 고맙다고 해야 할까.

사람에게 이름이 소중한 것처럼, 동식물에게도 저마다 붙여진 고유한 이름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면 수많은 종류의 나무나 꽃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그 이름을 계속 부르지도 않거니와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꽃나무들은 연중 만날 수 있는 날이 한정돼 있어 더욱 이름 익히기에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울창한 숲속을 걸으며 삼림욕을 즐기기 위해, 대구수목원을 자주 찾는 편이다. 일전에 비가 오락가락하던 중 산책을 하다가 상사화와 석산(일명 꽃무릇)을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만나게 되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연분홍 상사화와 타는 듯 붉은 석산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아 틈날 때마다 힘주어 설명하고는 했지만, 여전히 납득시키기가 어려워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상사화와 석산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아야겠다.

이들은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의 식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알뿌리를 가진 여러해살이풀이라는 점이 같다. '잎이 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다'라는 슬픈 사연도 함께 지니고 있다. 한방에서는 이들의 비늘줄기(알뿌리)를 약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더 많다. 상사화는 한국이 원산지인 반면 석산은 일본이 원산지다. 상사화는 봄에 잎이 먼저 나고, 여름에 잎이 말라버린 후에 꽃대가 자라 8월에 약간 보랏빛이 감도는 연분홍색 꽃이 핀다. 그에 비해 석산은 9~10월에 타는 듯 붉은 꽃이 먼저 피고, 꽃이 떨어진 다음 짙은 녹색 잎이 나와 다음해 봄에 시든다.

그러니 8월의 끝 무렵에 핀 상사화는 시들기 직전의 꽃이며, 석산은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꽃이라는 점이 다르다. 상사화 꽃은 60㎝ 정도의 꽃대 끝에 4~8송이의 꽃이 뭉쳐 피는데, 완전히 핀 꽃은 모두 옆으로 향한다. 그러나 석산은 30~50㎝의 꽃줄기 끝에 둥그런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이 정도면 구분이 가능할까? 잎이 없이 줄기 끝에 꽃만 달린 모양이 비슷해서 혼돈할 수는 있다. 하지만 관심을 갖고 보면, 완전히 다른 식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꽃과 잎의 순서가 다르고, 꽃이 피는 계절이 다르다. 꽃의 모양과 색깔 역시 전혀 다르다. 간혹 석산이 한창일 때, 상사화 축제를 한다며 법석을 떠는 지역이 있다. 그럴 때마다 주최 측에 달려가 설명을 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9월이 되면, 대구수목원은 군데군데 붉은 석산이 무리를 이루어 산책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이제 이들의 이름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면, 그에 맞는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좋겠다. 

대구수목원에서 만난 상사화. 허봉조 기자
대구수목원에서 만난 상사화. 허봉조 기자
대구수목원에서 만난 석산(꽃무릇). 허봉조 기자
대구수목원에서 만난 석산(꽃무릇). 허봉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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