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百中) 끝자락에서
백중(百中) 끝자락에서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1.08.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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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百中) 끝자락에서

- 우란분재(盂蘭盆齋)의 유래 -

칠곡 망월사 대웅전 마당에 백중 시기 걸린 둥근 하얀 등이 경건스럽다.  유무근 기자

 

고인(故人)을 그리워하며 올리는 백중기도이다.

사찰마다 이맘때면 둥근 백색 연등들이 대웅전을 향하여 줄 처져 있다.

음력 7월 15일은 백중이라고 불리는 날로 불가에서는 ‘우란분절’이라 한다.

이날은 여름 동안 참선 공부하던 스님들의 하안거가 끝나는 해제의 날이기도 하여 참으로 뜻깊은 날이다.

“부모 은중경”에 중생이 지옥에 떨어질 때는 문을 통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업풍(業風)에 거꾸로 매달려가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거꾸로 매달린다는 것은 곧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말하고 동시에 지옥과 아귀도에 떨어진 중생이 거꾸로 매달려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것이다.

부모님에게 불효한 일이나, 부처님 말씀을 믿지 아니하고 어리석게 행동했던 일 자신의 거꾸로 된 잘못된 모습을 바로 세우는데 참뜻이 있는 것이다.

우란분재(盂蘭盆齋)의 역사적 기원은 부처님 재세 시에 목련존자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란 분재의 유래를 전하고 있는 ‘우란분경’은 아주 짧은 1권의 경이며 ‘봉은봉분경(俸銀奉盆經)’이라는 최초 번역본이 있었는데 실전(失傳)되었고 현존하는 것은 서진의 축법호가 한역한 것이며, 한글 대장경으로는 신판 161권에 수록되어 있다. “우란분경”에서는 우란분재의 유래를 이렇게 전하고 있다.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 고독 원에 계실 적에, ‘대목건련’이 비로소 여섯 가지 신통을 얻고 부모를 제도하여 젖 먹여 길러준 은혜를 갚고자 하였다. 즉시 도안(道眼)으로 세간을 관찰하니, 그의 어머니는 죽어 아귀도에 태어나 음식은 보지도 못하고 피골이 상접하여 있었다. ‘목건련’이 슬피 울며 발우에 밥을 담아 어머니께 갖다 주었더니, 어머니는 발우와 밥을 보자 덥석 왼손으로 움켜잡고 오른손으로 밥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밥이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갑자기 불덩이로 변하여 먹지 못했다.

이걸 보고 목건련이 슬퍼 크게 소리쳐 울며 부처님께 달려가 이 광경을 자세히 여쭈었다.

부처님이 목건련에게 말씀하시었다.

“너의 어머니는 죄의 뿌리가 깊게 맺어서 너 한 사람의 함의로는 어찌할 수가 없느니라. 네가 비록 효순하여 이름이 천지를 진동할지라도 천신, 지신, 사마외도, 도사, 사천왕 신들도 어찌하지 못할 것이요. 반드시 시방네 여러 스님네의 위신력을 얻어야 해탈할 수 있으리라. 내가 이제 너에게 구제하는 법을 말해 주어 온갖 어려운 이들이 모두 근심과 괴로움을 여의고 죄업이 소멸하게 하리라. [중략]

망월사 다정원 누각의 풍경.  유무근 기자

 

시방의 여러 스님네가 7월 15일에 자지(自恣)를 할 때 7대의 부모나 현재의 부모가 액난에 있을 이를 위하여 밥과 백 가지 맛과 다섯 가지 과일과 물 긷는 그릇과 향유(香油)와 초와 평상과 와구(臥具)를 갖추고, 세상에서 제일 맛난 음식을 그릇에 담아 시방의 대덕 스님께 공양하여야 할 것이니라.

이날에는 모든 성현이 산간에서 선정을 낚거나, 네 가지 도과(道果)를 얻거나, 혹은 나무 밑에 경행(經行)하거나, 육신 통으로 자제하여서 성문, 연각을 교화하거나, 십지 보살이 방편으로 비구어 모습을 나타내어 대중 가운데 있으면서도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발우와 밥을 받으리라.

청정한 계와 성현들의 도가 구족 하니, 그 공덕이 한량없으리라. 누구라도 이 자자하는 승가에게 공양하는 이는 현재의 부모와 7대의 부모와 육친 친족들이 삼도(三道) 괴로움을 벗어나서 곧 해탈할 것이요. 옷과 밥이 자연이 이르리라. 만일 어떤 사람이 부모가 현존한 이는 백 년 동안 복락을 받을 것이요. 만일 돌아가신 7대 부모는 천상에 태어나되 자제하게 희생하여 화광천(華光天)에 들어가 무량한 쾌락을 받으리라”.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사방의 스님네에게 말씀하시었다.

“모두 먼저 사주 집을 위하여 신정에 들어 마음을 안정한 뒤에 공양을 받으리라. 처음 그릇을 받았을 때는 먼저 불탑 앞에 놓고 여러 스님네가 축원을 마치면 자기 밥을 먹을지니라.” [중 략]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현재의 부모나 과거 7대 부모를 위하여 7월 15일 부처님께서 기뻐하시는 날에 백 가지 맛있는 것을 ‘우란 분’ 안에 담아 시방의 자자하는 스님에게 베풀고 발원하되, 현재의 부모는 수명이 백 년이고 병이 없으며, 모든 고뇌와 근심이 없게 하고, 7대 부모는 아귀의 고통을 떠나서 천상이나, 인간의 세상에 태어나서 복과 낙이 다함이 없게 할지니라.” 라고 은중경 일부를 조계종 출판 ’우란분재‘ 일부를 발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