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거수 이야기] 달성공원 서침나무
[노거수 이야기] 달성공원 서침나무
  • 제행명 기자
  • 승인 2021.08.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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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수로 알려진 회화나무 이야기
달성공원 서침나무. 제행명기자

달성공원에는 수령 300년이 넘는 회화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이 나무는 한때 서침의 세거지였던 이곳을 지켜주는 수문장이자 그의 올 곧은 인품을 상징하는 것 같아 서침나무라 불린다.  서침나무라고 명명된 이 노거수는 대구시의 보호수(지정번호 1-3)로 지정된 회화나무이다.

회화나무는 여름나무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한 여름에 나비모양의 연노랑 꽃을 가득히 피운다. 일제히 피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시간차를 두고 핀다. 한쪽 꽃이 피어나고 있는데 일부는 살랑바람에도 후드득 후드득 떨어져 나무 아래에 두툼한 꽃 덮개를 만들어 놓는다. 회화나무의 꽃은 그냥 꽃이 아니다. 10~20%의 루틴이란 황색 색소를 가지고 있다. 루틴은 노랑 물을 들이는 천연염색제로 쓰일 뿐 아니라 모세혈관 강하제, 뇌출혈약, 고혈압약, 안약을 만드는 약제 원료로 널리 쓰이는 유익한 나무이다.

회화나무는 또 다른 이름으로 학자수라 불린다. 학자가 되기를 기원하거나 학자가 된 것을 기념하여 회화나무를 심었다. 조선시대에는 관직에 몸을 담는 것은 양반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니 양반 전유물 나무이다. 학자수는 나무의 가지 뻗는 모양이 멋대로 자라 학자의 기개를 상징한다는 풀이가 있다. 반대로 아무 곳이나 가지를 뻗어대는 곡학아세(曲學阿世)를 대표하는 나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어쨌든 옛 선비들이 이사를 가면 마을 입구에 회화나무를 심어 학문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비가 사는 곳임을 알리었다. 궁궐, 서원, 이름난 양반마을 등에서 이 지킴이 나무를 흔히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