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25) 당신은 어떤 향(香)을 갖고 있나요
[원더풀 시니어] (125) 당신은 어떤 향(香)을 갖고 있나요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1.08.27 17: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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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향기로운 여운을 지니려면

주어진 시간을 값없는 일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

탐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쉬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야 한다.

흙에 씨앗을 뿌려 채소를 가꾸듯

자신의 삶을 조심조심 가꾸어 나가야 한다.

그래야 만날 때마다

새로운 향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법정스님의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중에서 -

세상은 참 복잡하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 서로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살고 있지만 상대방의 속을 들여다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각기 겉모습과 다르게 외부로 풍기는 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사람 냄새’다. 그런데 겉에서 나는 사람 냄새로만 그 사람을 알기란 무척 어렵다. 이것저것 온갖 냄새들이 섞여서 도대체 무슨 냄새인지 분간이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아주 고약한 냄새를 풍겨서 가까이 가기 싫은 경우도 있다. 냄새가 없는 사람도 있다. 애매모호한 냄새를 풍기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감각이 둔해서 상대방의 사람 냄새를 제대로 못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겠지만 자신의 향을 다 풍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냄새만 취하는 경우도 있다. 좋은 향을 풍기려고 애쓰다가 자신의 독특한 향은 간 곳 없고 온갖 남의 향으로 범벅이 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우리는 한평생 살아가면서 참 많은 사람과 만나고 참 많은 사람과 헤어지지만, 그래도 향기를 남기고 가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가진 것도 없으면서 남을 돕고 싶어 하는 사람, 자기도 바쁘면서 순서를 양보하는 사람, 남의 허물을 감싸주고 미흡한 점도 고운 눈길로 봐주는 사람, 상대를 배려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곱고 밝은 사람, 가까이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상쾌하게 해 주는 사람 등 사람에 따라 제각기 다른 좋은 냄새를 풍기는 경우도 많다.

또한 좋은 향기는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란 속담에서 보듯이 주고받는 대화에서 나오기도 한다. 남의 좋은 점을 말해주고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 비판보다 감싸주는 말, 밝은 표정으로, 또한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도 매우 소중한 사람 냄새다.

그런데 특별히 세상 사람들이 싫어하는 노인 냄새가 있다.

걸핏하면 왕년에 내가 이러한 사람이었다는 권위의식과 허세, 남들이야 어쨌든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이기적 행동, 별것 아닌 것에 대해서도 곧잘 섭섭해하거나 화를 내는 경우, 공공질서를 무시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 없는 태도, 자기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현실부정 행동, 과분한 욕심이나 허욕, 내말이 다 옳다는 타협 안 되는 고집불통 등이 노년에게서 흔히 보는 노인 냄새로 세상 사람들이 싫어한다.

그러나 아무리 나이 들어도 각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자신의 향기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꽃과 같은 인품의 향기를 가꾸고 서로 주고받으며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 갈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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