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찰 상주 도림사, '백중 천도제'(百中薦度祭) 거행
천년 고찰 상주 도림사, '백중 천도제'(百中薦度祭) 거행
  • 유병길 기자
  • 승인 2021.08.23 10:0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중'이란 음력 7월15일(올해는 8월22일) 백 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하여 지어진 이름
도림사에서 '백중합동천도제' 거행

 

상주 도림사는 인간극장에 방영되었던 “세 스님과 홍인이” 홍인이 외갓집인 베트남까지 가서 촬영하였던 기억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주지 스님 자용 스님 법연 스님. 유병길 기자
주지 스님 자용 스님 법연 스님. 유병길 기자

도림사 주차장에 들어가는데 옆에 잘 진열된 장독대가 도열하여 반겨주었다. 어제는 비가 내렸지만, 하늘에는 흰 구름이 둥둥 떠 있는 가을이라 덥지도 춥지도 않다. 오늘은 백중재다. 코로나19 때문에 참석한 신도분들이 많지 않았지만, 거리두기로 법당에 앉고, 밖에 의자에 앉아 백중 합동 천도재가 시작되었다.

타종에 이어 관욕의식이 있었고. 복장을 갖추어 입은 신도 두 분의 바라춤이 있었다. 삼귀의,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이 있었다.

주지 탄공 스님의 백중 재에 대한 강의. 유병길 기자
주지 탄공 스님의 백중 재에 대한 강의. 유병길 기자

주지 탄공 스님이 백중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백종 백 가지 과일을 드시는 날, 조상님을 위하여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하는 의식을 하고 부처님께 기도하면, 백중날은 하늘의 문이 열리는 날이라 나쁜 곳에 계시던 7대손까지 극락왕생하여 천당에 가실 수 있다고 하셨다. 오늘 저녁까지 지장보살 염불을 하시면 극락왕생할 수가 있단다.

주지 탄공 스님, 자용 큰스님, 법연 스님의 합동 축원, 극락왕생 발원문, 청법가, 법문, 우란분절 노래를 하였다.

자용 큰스님의 연화무. 유병길 기자
자용 큰스님의 연화무. 유병길 기자

부모 은혜(연화무)를 자용 스님이 연꽃 두 송이를 들고 추었다.

천도재를 올린다. 유병길 기자
천도재를 올린다. 유병길 기자

관음시식 (천도재)를 올렸다.

살풀이 춤을 추는 모습. 유병길 기자
살풀이 춤을 추는 모습. 유병길 기자

신도 두 사람이 소복을 곱게 입고 살풀이 춤을 추었다.

조상님들의 옷을 태워드리는 봉송의식. 유병길 기자
조상님들의 옷을 태워드리는 봉송의식. 유병길 기자

조상님들이 입고 가실 옷을 두 손에 들고 대웅보전을 앞으로 내려가 소각장에서 옷을 태워드리는 봉송 의식으로 백중재는 끝났다.

천년고찰 도림사는 고려 후기에 창건된 사찰이다. 훼손되어 방치되었는데, 2000년 지금의 주지 탄공 스님과 자용 스님의 노력으로 절의 모습을 하나씩 되찾게 되었다.

본체 대웅보전이 허물어져 불상은 상주시 박물관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불사를 일으키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스님들이 감당하기에는 힘든 일이었다. 상주 곶감을 이용한 장류(된장 고추장 간장)를 개발, 재원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여러 번의 실패와 좌절의 순간을 맛보며 눈물겨운 노력으로 장류를 생산하였고,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도림사는 2012년 초파일 특집으로 '세 스님(탄공 자용 법연 스님)과 홍인이'가 방영되었다. 많은분들이 인간극장을 보고 도림사를 찾아오고, 사찰 장류로도 유명하여 방문객이 많아졌다.

장류를 판매하여 대웅보전을 불사하여 2013년 11월 16일 점안 및 낙성식을 봉행하였다. 대웅보전 복원이 끝나고, 2016년 단청을 무사히 마쳤다.

도림사 박물관과 장독대. 유병길 기자
도림사 박물관과 장독대. 유병길 기자

도림사 절터에서 출토된 수많은 유물 중 청동 유물 31점은 고려 시대 금속공예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어 경상북도 유형 문화제 437호로 지정된 사찰이다. 박물관을 신축하여 유물을 진열하였다.

지금 홍인이네 부모는 시내에 사찰 음식점 '들 밥상'을 오픈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다. 홍인이는 여전히 네 스님(자용, 탄공, 법연, 법륜스님)과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상주시 서곡동 위치한 도림사는 능선이 6개로 일명 육산으로도 불리는 백원산 국사봉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백원산 국사봉의 정기를 받아 좌청룡 우백호가 뚜렷한 심산유곡의 사찰이다.

산 정상에 봉황대라고 새겨진 것으로 보아 봉황이 늘 노닐던 자리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명승지다.

상주 도림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천년 와불을 친견할 수 있는 사찰이다. 서쪽의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관장하시는 천년 아미타 부처님을 자연 그대로 친견할 수 있는 유일한 도량이다. 멀리 서쪽 노악산을 보시면 부처님이 편안히 누워 열반에 드실 때의 모습 서방정토 적멸보궁에 계시는 부처님의 형상을 볼 수 있는 하나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림사 맞은편에는 옛 고려 시대부터 있던 도곡 서당. 18개 성씨의 문중이 관리하며 선비들이 글공부하던 유서 깊은 서당이다. 도곡 서당에서 글 읽는 소리가 들리고 한양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양 옛길 표지판. 유병길 기자
한양 옛길 표지판. 유병길 기자

도림사 옆에 존재하는 한양 옛길은 서곡동 ‘배우이’ 고개를 통해 낙동면 화산리로 이어지는 고갯길로 조선 시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장사꾼 등이 왕래하던 지름길이었다. 특히, 상경할 때 앞산 아미타 부처님 와불(누워계시는 부처님)을 향해 소원을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 준다”는 전설이 있다. 많은 사람이 도림사에 들러 불공을 올리고 앞산 와불을 향해 합장 발원을 하고 상경 길을 떠났다고 한다.
사업하는 사람, 공부하는 자녀, 승진을 원하는 사람, 몸이 아픈 사람들이 이곳에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려 소원 성취하였다 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