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홈: 향연(饗宴)’-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3 - 서진달
‘웰컴 홈: 향연(饗宴)’-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3 - 서진달
  • 김영창 기자
  • 승인 2021.08.17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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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달의 예술세계
서진달과 대구
나부입상, 1934 90.2×70.3, oil on canvas, 이건희 컬렉션   김영창 기자
나부입상, 1934 90.2×70.3, oil on canvas, 이건희 컬렉션. 김영창 기자

이 기사는 대구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자료와 기자가 현장에서 촬영한 작품사진과 참고자료를 활용하여 작성한 것입니다.

 

서진달(徐進達, 1908~1947, 대구)

 

“나는 동경에서

세계적 수준의 미술 공부를 해왔다.

너희들은 열심히만 공부하면

몇 개월 동안에 전부 가르쳐주겠다.

내 말만 들으면 틀림없이

세계적인 대 화가가 될 수 있다.”

윤범모, 『한국 근대미술의 형성』, 미진사. 1993, p.234

 

누드, 1938 80.4×53.4, oil on canvas, 이건희 컬렉션.   김영창 기자
누드, 1938 80.4×53.4, oil on canvas, 이건희 컬렉션. 김영창 기자

서진달의 호는 도풍(稻風). 1930년 일본의 연구소에서 미술수업을 받은 뒤 1935년 동경미술학교 유화과에 입학, 1942년 졸업하였다. 재학 중 조선미술전람회(朝鮮美術展覽會, 鮮展)에 여러  차례 입선하였다. 주옥같은 유화 특히 누드화를 많이 그린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대구에서 국채보상운동을 일으킨 인물 중 한 명인 서병규의 손자로 태어난 그는 1940년 일본 유학에서 돌아와 2년 남짓 대구 계성학교에서 미술 교사로 근무하였다. 그의 가르침에 영향 받은 제자로 김우조와 백태호, 변종하, 김창락, 추연근 등이 있다.

 

동물원 일우(動物園一隅), 1934 36×43, oil on canvas, 최철명 기증.   김영창 기자
동물원 일우(動物園一隅), 1934 36×43, oil on canvas, 최철명 기증.
김영창 기자

그의 작품세계는 재학생 때부터 심취하였던 세잔(Paul Cezanne/ 프랑스의 후기인상파 작가)의 영향 아래 형성되었다. 풍경과 정물에서도 그의 작품세계가 잘 나타나 있지만, 특히 인물화에서 두드러지게 표현되어 있다. 작품에 대한 열정은 ‘천재화가 서진달 씨의 최후기(最後記)’를 통해서 엿볼 수 있다. 그는 작품의 주제만 대담하게 강조한 독자적인 누드 작품들을 확립했다. 과감하게 여백으로 처리한 부분과 섬세하고 율동적인 여체의 선 표현, 화면 전면에 부각한 구성부터 다소 거칠지만 힘찬 터치와 색의 강렬한 대비, 빛과 그림자를 선명한 색채로 마치 거친 면으로 큼직하게 조각하듯 묘사한 명암, 유화의 무게감으로 누른 묵직한 톤의 표현, 중후한 입체감 등이 느껴지고 전체적으로는 세부 간소화하거나 생략하였다. 이는 세잔을 중심으로 한 후기인상파적인 요소를 감지케하며 실제로 서진달은 ‘대(大) 세잔 선생’이라고 존경의 뜻을 표현했다.

 

맥주병 있는 정물, 연도미상, 22x32, oil on wooden panel, 개인소장.   김영창 기자
맥주병 있는 정물, 연도미상, 22x32, oil on wooden panel, 개인소장.
김영창 기자

그는 조선미술전람회에 다수의 인물화를 출품·입상하였고, 누드화 역시 많이 그렸지만 남아있는 작품이 드물다.

유학을 마칠 무렵 부유하였던 집안이 파산되자 자의식이 강했던 그는 독신으로 지내면서 무절제한 생활을 하였다. 이로 인하여 병을 얻게 되어 39세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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