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를 찾아서④ 서구 시니어클럽, 시장형 일자리 '행복떡방'
노인 일자리를 찾아서④ 서구 시니어클럽, 시장형 일자리 '행복떡방'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1.08.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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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은 나눔과 배려, 정을 주고받는 우리 문화의 상징
행복떡방 운영으로 노인 복지와 일자리 창출 사업에 기여

오전 7시. 대구 서구 평리동에 있는 행복떡방은 냄새로 가득하다. 하루 시작을 알리는 구수하고, 맛있는 냄새다. 대구 서구 시니어클럽에서 노인 일자리 시장형 사업으로 운영되는곳이다. 

이른 아침부터 앞치마, 마스크, 모자를 정갈하게 착용하고, 행복떡방에서 일하는 직원은 모두가 노인이다. 직원들은 쌀을 씻고, 빻고, 채에 거르고. 찌는 과정을 반복한다. 떡 만드는 방법에 맞춰 찰떡, 콩 밤설기, 콩 씨루떡, 팥 시루떡, 모둠 설기 등 각종 떡이 하나 둘 완성된다. 떡 포장을 맡은 노인들의 손은 바쁘게, 부지런히 움직인다. 떡 준비 과정부터 생산, 포장까지 3명이 잠시 쉬는 시간도 없이 구슬땀을 흘린다.

떡방 일은 3인 1조로 오전, 오후 반으로 11명이 나눠서 한다. 떡 주문량이 많으면 새벽 3시에 출근할 때도 종종 있다. 행복떡방의 일은 60세 이상 노인들의 시장형 일자리치고는 노동 강도가 조금 있는 편이다.

 

'행복떡방' 전경
행복떡방 전경

현재 행복떡방에서 생산되는 떡 제품은 22종이나 된다. 그중에서 소비자들에게 백설기, 꿀 설기가 가장 인기가 있다. 떡 가격은 1되 기준 11,000 ~ 25,000원 정도다. 선물용 떡도 포장하여 판매한다.

떡을 만들고있는 노인일자리 참여자들
행복떡방 전경

 

행복떡방은 식품안전 관리인증 기준(HACCP)을 획득해 안전한 위생관리 시스템을 갖추었다. 공공기관, 양로원, 지역사회 복지기관, 어린이집, 초등학교, 복지시설 등에서 떡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  최근에는 대구 서구 평리동 지역의 유명한 떡방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주문하기 위해 일부러 버스 타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

떡은 한국인이 각종 의례와 행사 때마다 만들어서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음식이다. 나눔과 배려, 정을 주고받는 문화의 상징이다. 공동체 구성원 간의 화합을 매개하는 특별한 음식이기도 하다. 그러니 맛있다고 소문만 나면 사철 주문이 들어오는 먹거리가 떡이다.

행복떡방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구광역시의 일부 지원으로 2010년 6월 문을 열었다. 이제는 노인들의 단순노동 일에서 벗어난 시장형 일자리로 주목받는다. 현재는 좋은 떡집, 맛있는 떡집으로 제법 자리를 잡았다. 또한 행복 떡방의 수익은 새로운 시장형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행복떡방에서 3년째 배달을 담당하고 있는 손봉근(74) 씨는 "요즘 시대로 따지면 한창 나이인데 떡방에 나와 노인들과 소통도 하고, 노인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떡을 각 기관에 전달하는 직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하였다.

또 이곳에서 4년째 근무하고 있는 박순태(70) 씨는 "일을 함으로써 약간의 수입이 생기니 삶에 여유가 생기고, 정기적인 일이 생활에 기쁨을 주며, 무엇보다 나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가장 큰 보람이다”라고 말했다.

아침 일찍부터 행복떡방에서 일하는 노인들은 “급료가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땀 흘리며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있다는 게 너무 좋다"라고 입을 모은다.

서구시니어 클럽 시장형 일자리 담당 사회복지사 여명현 씨는 “60~70대 노인들은 아직 체력적, 경험적으로 노동 의지가 왕성하다. 떡방 일은 비교적 젊으신 노인들이 하지만, 근무 만족도가 높아 초창기 참여자가 계속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 여건이 되면 제2호점, 제3호점도 열 계획이다. 행복떡방에서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여 연간 매출액이 1억 원을 넘는데 수익금은 노인복지와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에 쓰인다"고 자랑스럽게 알려준다. 

노인들이 운영하는 행복떡방은 단순히 떡을 판매한다는 수준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떡을 통해 정(情)을 나누고, 즐겁고, 행복한 노인문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향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하겠다.

행복떡방시장형 노인 일자리 사업은 보건증 소지자 만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대상자는 매년 12월에 모집한다. 행복떡방 근무시간은 매주 2~3회, 매월 30시간 근무하며, 급료를 받는다. 문의 (053) 563-1025

'행복떡방'노인일자리 참여자와 서구시니어클럽 사회복지사가 화이팅을 하고있다.
'행복떡방'노인일자리 참여자와 서구시니어클럽 사회복지사가 화이팅을 하고있다.

대구 서구 시니어클럽(관장 김성수)은 2009년부터 지역 내 어르신들의 경험 및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활동을 개발해왔다. 그결과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고, 생산적인 노인 사회활동을 기획하였다.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며, 노인 일자리 사업과 복지 향상을 위하여 최선을 다고 있다.

대구 서구 시니어클럽에서는 2021년 현재 공익형 사업(14개 사업, 1,679명), 시장형 사업(10개 사업 144명), 사회서비스형 사업(3개 사업, 373명) 3개 영역에서 총 24종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어르신은 2,196명이다.

서구 시니어클럽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19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전국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상과 장려금 2천만 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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