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에 상경, 중장비 건설업 선두 꿈 이룬 (주)보강건설포장 박종식 대표
19살에 상경, 중장비 건설업 선두 꿈 이룬 (주)보강건설포장 박종식 대표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1.07.28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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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한 우물을 판 (주)보강건설포장 아스팔트의 사나이
아스팔트 절삭기 포장 공사 전문 업체
수억 원을 호가하는 중장비 수두룩

 

박종식 (주)보강건설포장 대표가 의욕적인 하루를 시작하며 환하게 웃고있다.  유무근 기자

대학 진학의 꿈을 접고 고등학교 졸업하던 해 서울로 상경해 중장비 운전 조수로 출발해 지금은 경상도 지역 아스팔트 포장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박종식 ㈜보강건설 포장· ㈜지천건설 대표의 40년 외길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 경북 문경시 농암면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던 해 성공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친구와 함께 무작정 상경했습니다. 호주머니에는 부모님이 주신 돈 10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일가친척 한 사람,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서울 가면 취직 잘 된다는 소문이 제가 알고 있는 전부였습니다. 당시에는 거금이던 10만 원은 교통비, 숙박비, 끼니를 해결하다 보니 두 달도 버티지 못했습니다. 배고픔과 절망의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취직자리를 구하러 다니다 건설 현장을 발견했습니다. 아무 기술도 없었지만 일을 배우게 해달라고 매달려 겨우 덤프트럭 조수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신임을 받았고 현장에서 일하며 중장비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땅 고르는 그레이더부터 시작해서 10여 년 만에 중장비 대부분을 작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당하는 중기 면허증도 취득했습니다.

- 회사 설립은?

▶ 2010년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에 임직원 16명으로 ㈜보강건설을 설립했습니다. 그레이더 6대로 주로 서울과 수도권 중기업계에 지입 일을 했습니다. 대우건설에서 5년, 서한건설 등에서 직장 생활하고 고향 떠난 지 30년 만이었습니다.

(주)보강건설포장 지천면 사무실. 유무근 기자

- 대표님에게 (주)보강건설포장은 ?

▶ 저의 전부입니다. 직원들의 생활권과 회사의 존폐가 걸린 나의 분신이자 박종식 브랜드입니다. 저의 첫 사업이어서 남다른 애착이 있습니다.

- 장비들이 대단합니다. 어떤 장비들이 있나요?

▶ 중장비는 외래어로 주로 통용되기도 합니다. ‘노면 파쇄기’를 절삭기, 일반인도 잘 아는 포크레인 (굴삭기) 원명이 ‘백 코어’라고 합니다. ‘아스팔트 포설 피니셔(마무리 장비)’ ‘마카담 롤러’ ‘타이어 롤러’ ‘콤비 롤러’ ‘노면 파쇄기’ ‘스피로다’,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트레일러’ 등 10여 종류가 있습니다. 노면 파쇄기는 대당 6억8천만 원, 아스팔트 피니셔(마무리 기계)는 3억 8천만 원정도의 고가 장비입니다. 다른 장비들은 1억 5천만 원 안팎입니다.

- 40년 동안 어렵고 힘들었던 일도 많았겠지만, 특히 생각나는 일이 있다면?

▶ 1990년이니까 30년 전으로 기억됩니다. ’전동 롤러‘를 조종하는 분이 작업 중에 장비가 전복되어 사망하셨습니다. 경찰서 조사받고, 노동청과 근로 복지공단에도 호출되고, 유가족과 합의 등으로 뛰어다니다 보니 공기(工期)에 차질이 생기고 그때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 40년을 한 우물만 팠는데 보람있었던 일이 있다면?

▶ 우리 직원들이 현장에서 “일 참 잘했다”라고 격려해 왔을 때 보람입니다. 큰 재산은 없지만 회사가 힘들 때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 하고 바로 바로 해결하면서 살아온 것이 사업주로서 보람입니다. ‘(주)지천 건설’ 설립한 것 도 큰 보람입니다.

무엇보다 회사의 제반 업무를 총괄하는 아내(설순귀)를 만난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저의 인생과 회사의 희·비(喜悲)를 함께 겪어왔습니다. 2남 1녀가 반듯하게 성장해 전문 분야의 역군이 된 것도 긍지와 보람입니다.

아스팔트 절삭 작업 현장 잔해물을 덤프트럭에 싣고 있다   보강건설

- 업계에서 인정받는 원인과 살아오면서 생활신조나, 좌우명이 있는지요?

▶ 회사의 첫째 지침은 안전입니다.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일처리는 하자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해서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습니다.

할 일을 미루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날 일은 최선을 다하고 내일을 기다리는 게 저의 생활신조입니다. 그래서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 좌우명입니다.

- 바쁜 중에도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 지천면 생활안전 협의회, 지천 봉사회 단체 회원입니다. 업계 모임과 향우회, 일반 단체모임 등 여러 곳이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능하면 참석하려 합니다.

현장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보강건설 장비 일부.  유무근 기자

- 마지막으로 정부에 건의 사항이 있다면?

▶ 아스팔트 전문 업체만 300개나 됩니다. 관급공사 입찰 때, ‘합동입찰법’ 때문에 종합건설 업체까지 900여 개 업체가 참여합니다.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스팔트 전문 업체 일거리가 엄청나게 줄었습니다. 큰 공사는 대부분 종합건설사가 가져간다고 보면 됩니다.

낙찰 확률이 예년에 3분의 1도 안 되는 로또 수준이 되었습니다. 폐업하는 업체도 속출합니다. 지난해와 같이 종합건설과 구별되는 입찰 정책이 실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합동입찰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박종식 보강건설 대표는 겸손하고 진솔하다. 그는 지천면 관내 어르신의 쉼터인 35개 경로당에 시니어 관련 신문 1년분을 쾌척하기도 했다. 경북지역에서 그는 큰 부자로 통한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인맥이 넓은 부자효심 사업가란 평을 받는다. 박종식 대표는 작업을 할 수 없는 장마철 이외에는 불경기가 없다. 그가 평소 존경하는 CEO는 이건희 회장과 정주영 회장이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 라는 마인드로 대한민국을 ‘ IT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해보기나 해봤어?” 라는 명언으로 남북통일을 염원하며 자수성가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을 닮고 싶은 인물이라고 말하는 박종식 대표의 팔뚝에 힘이 들어간다.

보강건설 직원들이 뜨거운 열기 속에 아스팔트 포설 작업을 하고 있다. 보강건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