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주는,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일상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주는,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7.2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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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푸른 파도와 기암괴석을
벗삼아 걷는 치유의 길
읍천항 파도소리길 해안선. 장희자 기자

지우고 쓰고
쓰고 지우고,
파도가 밀려온다.
울고 웃고,
웃고 울고
한나절, 갯가에
빈 배 지키며
동,
서,
남,
북,
소금밭 헤매는 갈매기같이
지우고 쓰고,
쓰고 지우고,
萬里長書로 밀리는 파도.

(파도,   오세영)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경북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405-2번지에 있다. 양남면 읍천항과 하서항을 잇는 1.7해안길이다. 이곳에는 2012년 9월 25일 천연기념물 536호로 지정된 경주 양남 주상절리 군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구간은 해안을 따라 13만11㎡ 규모에 약 1.5㎞에 이른다. 신생대 제3기 마이오세(약 2.600만~700만 년 전) 때 한반도 동남부 지역에서의 화산활동으로 인하여 생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동해안의 꽃, 부채꼴 주상절리. 장희자 기자

주상절리(柱狀節理)란 마그마에서 분출한 1000℃ 이상의 뜨거운 용암이 상대적으로 차가운 지표면과 접촉하는 하부와 차가운 공기와 접촉하는 상부에서 빠르게 냉각되어 형성된다. 용암은 빠르게 수축하게 되어 용암의 표면에는 가뭄에 논바닥이 갈라지듯이 오각형 혹은 육각형 모양의 돌기둥이 생긴다. 

주상절리는 대부분 질서정연한 수직 기둥 모양이다. 그렇지만 이곳의 주상절리는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거나 수평 방향으로 발달해 있다. 부채꼴(방사형)로 퍼져나간 것도 있다. 이렇게 형태가 다양한 것은 마그마가 지표면 위로 분출하지 못하고 지각 얕은 곳으로 스며들어간 상태에서 냉각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횡단면의 지름은 20~100㎝로 다양하다. 각각의 형태 또한 오각에서 팔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수평·수직·경사·방사 형태 등 모든 방향의 주상절리가 대규모로 모여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부채꼴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 동해의 형성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한다.

주상절리 전망대에서 양산할배바위. 장희자 기자

주상절리 군은 오랫동안 해안 작전지역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2009년 군부대가 철수한 이후에야 산책로가 조성되면서 그 기묘한 자태를 드러냈다. 경주시는 2011년 말 10억6천만 원을 들여 중간 중간에 쉼터와 정자를 설치하였다. 출렁다리와 나무다리도 만들었다. 2012년 최우수 명품 해양경관 조망공간으로 선정되었다. 2013년 국토교통부가 지원한 국비 등 총 24억 원의 사업비로 조망공원, 전망타워, 주차장 등을 완공하였다.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읍천항 조망공원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조망공원에서 바라본 읍천항은 하얀 등대와 붉은 등대가 서 있는 아담하고 고요한 어촌의 모습이다. 산책로 입구부터 검은 현무암으로 덮인 독특한 해안가의 풍경이 펼쳐진다.

주상절리 쉼터에서 몽돌해변. 장희자 기자

산책길을 걸어가면 출렁다리가 나온다. 출렁다리에서 바라보는 읍천항과 해안선 풍광에 일상의 스트레스가 말끔히 날라간다. 출렁다리를 지나면 암봉에서 자라는 소나무와 하트 모양의 해안선이 나타난다.

언덕을 오르면 첫 번째 쉼터와 함께 주상절리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는 2015년 29억 원을 들여 2천235㎡ 부지에 연면적 565㎡, 높이 35m(4층) 규모로 2017년 10월 27일 일반인에게 개방하였다. 이곳에서는 부채꼴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를 지나면 해변에 양산할배바위가 나타난다. 기묘한 모양의 암봉에 소나무가 양쪽으로 자란다. 몽돌해변과 함께 두 번째 쉼터가 나타난다. 누워있는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다.

해안 조망터에서 바라본 기울어진 주상절리. 장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