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 댄스, 스포츠 댄스 등 모든 춤 섭렵
춤에 몰입하면 명상이 되고 예술로 승화
고희를 몇 년 앞둔 나이에도 불구하고 댄스 스포츠 지도와 공연에 청춘을 불태우는 자랑스러운 시니어가 화제다.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인한 운동 부족으로 자칫 건강을 잃을 수밖에 없는 시니어들에게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광역시 유가읍에 거주하는 서현순(66) 씨다.
그는 여고 시절 가장 부러웠던 것이 교내 발레동아리 친구였다고 한다. 어느 비 오는 날 우산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살포시 우산을 씌워 준 친구를 외면한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발레동아리에서 프리 마돈나였고 평소 부러움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꿈 많은 여고 시절의 구겨진 자존심이 그를 오늘의 댄스 프리 마돈나로 만든 것 같다. 완고했던 아버지의 눈을 피해 스스로 춤을 익히고 친구들에게 ‘상하이 트위스트’를 가르쳤다니 가히 그 끼를 상상할 수 있다.
“이십 년 전 농협 문화센터에서 댄스스포츠 수강 신청을 했습니다. 그 때 어느 우아하고 기품 있는 여성의 춤추는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고 나도 저런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그 때부터 춤바람이 난 것입니다.”
그때부터 전문적인 기술을 익히기 위해 영남사이버대학교 댄스 스포츠교육학과를 지망하였고 사교댄스, 스포츠댄스(라틴, 모던), 살사, 멜렝게, 바차타, 벨리, 아르헨티나 탱고, 하와이 훌라댄스 등 모든 종목을 익혔다. 그리하여 각종 댄스 지도자 자격증, 레크리에이션 1급, 국제표준댄스 자격증 등 댄스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격을 모두 갖추었다. 그 후 학교와 학원에서 제자를 양성하고 여러 곳의 노인복지관에서 과정을 개설해서 많은 수강생을 배출하였으며 그 공로로 아시아대학교 총장 지도자상, 대구광역시 남구청장 표창을 받은 바 있다.
댄스 지도자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췄으나 아직도 부족한 것을 느껴서, 최근에는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하는 노인스포츠지도자 자격증 시험에 합격하여 댄스 지도자로서의 열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인한 근황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번 노인체육지도자 연수를 받으면서 크게 느낀 점이 있습니다. 어느 90세의 외국 여성 강사의 모습에서 어떤 젊은이들보다 더 큰 열정을 배웠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아직도 햇병아리지요.”
“지금은 강의나 실습이 어렵지만 항상 준비된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구미 오하나 하와이 훌라 공연단’에 입단하여 여기저기 공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춤을 출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축복이고 행복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스포츠댄스를 익히고 지도하면서 느낀 점과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보았다.
“춤은 외로움을 치유해 주며 건강을 지키게 해주는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생활 속에서 춤을 익혀 노후생활에 활력이 넘쳤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복지관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어떤 분이 ‘선생님, 댄스로 인해 건강을 찾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 가슴 속에는 무한한 희열을 맛보며 더 열심히 봉사를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낍니다.”
어느 작가는, 춤을 추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치유하면 모든 상처는 꿈이 된다고 한다. 누구나 출 수 있는 몸 가는 대로 추는 막춤일지라도 그 춤에 몰입하면 깊은 명상이 되고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한다고 한다. 춤은 머리로 그리는 틀을 깨는 몸짓이고 순간에 몰입하는 것이라고 한다. 꿈이 나를 춤추게 할 때야말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이 되지 않을까?
삼, 사십대 젊은이들과 당당하게 공연을 펼치는 그의 열정적인 춤의 모습에서 행복감이 묻어난다. 아직도 가슴은 뛰고 있다. 소감을 밝히는 그의 밝은 얼굴에서 무한한 에너지와 타인에 대한 봉사의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90세 외국인 여성 강사처럼 그의 춤에 대한 꿈과 열정이 계속 타오르기를 바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이 기사를 보는 모든 시니어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