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자의 포토에세이] 능소화가 피었습니다.
[방기자의 포토에세이] 능소화가 피었습니다.
  • 방종현 기자
  • 승인 2021.07.19 10: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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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의 슬픈 전설

능소화가 피었습니다.

청도 토평리에 핀 능소화.  사진 황영목 변호사
청도 토평리에 핀 능소화. 사진 황영목 변호사

능소화의 꽃말은 명예, 영광이고, 금등화(金藤花)라고도 합니다.

능소화꽃이 질때는 꽃잎이 활짝 펴진 채 똑~ 떨어져 단 하나의 사랑을 뜻하기도 합니다.

옛날에는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어 양반 꽃이라고도 불리었습니다.

능소화에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옛날 구중궁궐에 후궁으로 있는 ‘소화’가 임금님의 성은을 입었다.

그날 이후 임금님의 발걸음이 끊어지고 소화는 밤이면 혹시 찾아줄까 기대하며 밤을 지새웠다. 그렇게 부질없는 세월은 덧없이 흘러 기다림에 지친 그녀는 담장 밑에 쓰러져 죽고 말았다. 그녀의 시신은 그대로 담장 밑에 묻혔다. 소화가 죽은 후 어느 해 여름날 소화의 처소 담장에 주홍빛 꽃들이 넝쿨을 따라 곱게 피어났다.

사람들은 이 꽃이 소화가 임금을 기다리다가 지쳐 죽은 소화의 혼이 피워낸 꽃이라 하여 능소화라 불렀다. 여름날 피는 꽃으로 색깔이 화려하고 아름답다. 고가(古家) 담장이나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항간(巷間)에 능소화의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실명할 수도 있다는 설이 있다.

꽃가루에 독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 때문인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능소화의 꽃가루 자체에 독성은 없으며 다만 꽃가루의 모양이 갈고리 모양으로 눈에 들어가면 좋지 않다고 한다.

능소화에 관련된 세분 시인의  詩를 소개합니다.

남평 문씨 세거지  사진 황영목 변호사
남평 문씨 세거지 담장에 핀 능소화. 사진 황영목 변호사

 

능소화

                       황인동 시인

당신이 걱정이고

당신은

내가 걱정이고

걱정은 또

모든 게 궁금하다

그래서 나는,

담을 넘는다

고택의 능소화 남평문씨 세거지 사진 황영목 변호시
고택의 능소화 남평문씨 세거지 사진 황영목 변호사

 

고택의 능소화

                            유가형 시인

능소화 꽃잎 하나둘

연둣빛 바람에 곡선을 그리며

황홀한 기염색 그 기명 색으로

안마당 정갈한 빗자루 자국 위에

한 잎 한 잎 수를 놓아가는 시간

큰 기와집 반들거리는 대청마루

들문들 쇠 걸어놓고

능소화 꽃잎 수놓는 소리에

선비의 책장이 넘어가네

동백기름 곱게 바른 삼단 같은 머리

자줏빛 댕기로 쪽 찌른 안주인도

파란 수틀을 쥐고 앉아

한 땀 한 땀 능소화 수놓는 한나절

울릉도 도동성당 사진 박우범 경감(울릉경찰서 경무계장)
울릉도 도동성당에 핀 능소화. 사진 박우범 경감

 

능소화

                            이병욱 시인

너는 화사하게 그냥 거기에 있어라

꺾진 못해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너는 빛 부신 꽃

한계절 눈으로만 음미하는 꽂이

꺾고 싶을 때 꺾어버린 꽃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옛 담장의 능소화 따라가며

꺾어버린 추억 생각하며

아련한 회한 속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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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심 2021-07-22 08:32:35
올망졸망 무데기로 피어 있는 능소화를 보면 마음이 환해집니다.
임금만 기다리는 소화가 아니라 자기 일을 찾아 달리는 현대여성의 적극적인 삶.
능소화는 여름꽃인가봅니다.
더워도 좋습니다.

최종식 2021-07-22 07:23:09
능소화가 무척 아름답습니다
그런 전설이 숨어 있으니 애처롭네요
시를 덧붙이니 감성이 더합니다

정재용 2021-07-21 21:33:03
그런 슬픈 전설이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