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불친절기사를 신고하자
버스 불친절기사를 신고하자
  • 김외남 기자
  • 승인 2019.03.20 11: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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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에서는 시내버스 관련 민원을 줄이기 위해 운전기사 친절도 조사를 매년 하고 있다. 대구친절버스는 시에서 시내버스의 친절 수준을 높이기 위해 버스 이용 시민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친절기사를 추천하는 제도다.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총 7만8천301건의 추천을 바탕으로 760명의 친절기사를 선정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좋은 방안이 있는 것 같아 이 글을 쓴다. 불친절 기사를 신고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불친절 기사를 신고하면 친절기사는 저절로 양산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기자가 직접 경험한 말도 안 되는 사례가 있다. 얼마 전이었다. 승강장 도착 2m 정도 남았을 때 타고 갈 ◯◯◯번 버스가 왔다. 뒷문으로 내린 승객이 버스 앞문 쪽으로 다가오기에 비켜주고 버스에 올라탔다. 황당한 일은 그때부터 일어났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버스기사는 불평을 쏟아냈다. “내가 시간이 남아 돌아서 이 바쁜 시간에 당신을 태워주는 줄 아느냐? 시간 맞추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아냐? 가엾어 보여 태워준다.” 이렇게 시작한 기사는 "늙으면 집에 좀 있지 뭣 하러 다니느냐" 는 둥 다음  승강장에 닿을 때까지 계속 혼자 투덜거렸다.

승객을 태우는 것보다 운행 시간 맞추는 게 먼저라는 이 기사를 어떻게 해야 하나. 대구시가 버스기사 교육울 어떻게 시켰으면 이 모양일까. 맞대응을 해주고 싶었지만 끓는 속을 꾹꾹 눌러 참았다.

친절기사를 추천하는 것보다 불친절 불량 기사를 신고하면 자연적으로 모든 기사들이 친절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시내버스 승객은 노년층이 많다. 젊은 사람들은 승용차로 다니고, 학생들은 출퇴근 시간에만 이용한다. 낮 시간에는 승객이래야 겨우 몇 명 수준이다. 비가 오는 날 승강장 인도 가까이 세워주는 친절기사가 있는가 하면, 운행해 오던 차로에서 어중간하게 정차해 손님을 태우는 기사도 부지기수다.

그때의 불쾌감을 잊지 않으려고 불친절기사의 이름과 버스 번호, 그리고 운행정보시간까지 휴대폰에 메모해서 지금도 지니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