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넙치는 부화 후 30일 만에 눈이 돌아간다
[과학이야기] 넙치는 부화 후 30일 만에 눈이 돌아간다
  • 김차식 기자
  • 승인 2021.07.1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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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 15일 경부터 바닥에 눕는 연습을 시작 오른쪽 눈이 왼쪽으로 이동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다른 사냥감을 쉽게 포획하기 위한 형태의 변화
넙치. KBS2 TV 캡처
넙치. KBS2 TV 캡처

넙치는 ‘광어(廣魚)’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물고기이다. 연안의 조수가 고여 있는 곳으로부터 수심 1,000m의 심해까지 서식한다. 몸길이는 5cm 정도인 소형 종에서 80cm에 달하는 종류까지 있다. 부드럽고 쫄깃한 맛으로 미식가의 기호식품 넙치이다. 횟감의 대명사이다. 이런 넙치의 눈이 머리의 왼쪽에 전부 쏠려 있는데 회를 즐겨 찾는 사람들은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원래는 정상적인 눈을 가졌다.

넙치가 모래 속에 은폐한 모습. KBS2 TV 캡처
넙치가 모래 속에 은폐한 모습. KBS2 TV 캡처

넙치는 가자미목 넙치과로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볼 수 있으며, 중국, 일본 인근해역에 서식한다. 몸의 색을 바꾸는 것이 특징이다. 납작 엎드려 사는 저서(底捿) 생활을 한다. 천적의 위험에서는 도망치기 보다는 몸을 숨기는 탁월한 은폐 술을 보여준다. 눈이 모래인지 구분을 못하는 위장술은 끝내준다. 식별하기 힘들다. 자유자재로 색을 바꾸는 은폐술이 실로 대단하다.

몸을 은폐하는 재주도 모자라 넙치의 눈을 돌리는 재주까지도 있다니 정말 돌아갈까? 광어가 카멜레온이야? 눈동자가 왔다 갔다 하게...절대 그런 법은 없다고들 한다. 눈은 안돌아가도 눈동자는 돌아간다.

◆넙치의 눈을 관찰해 보았다.

넙치는 다른 해상 어류처럼 알에서 부화할 당시에는 좌우대칭으로 위치하지만, 부화 후, 한 달 만에 눈이 돌아가게 되었다.

넙치 알을 150배 확대, 넙치와 유구 사진. KBS2 TV 캡처
넙치 알을 150배 확대, 넙치와 유구 사진. KBS2 TV 캡처

넙치 1마리는 40~50만 개의 알을 낳는다. 넙치 알을 150배 확대해보니 투명한 알 속에 꿈틀대는 넙치와 영양분이든 유구가 한 개다. 넙치 눈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30일이 필요하다. 넙치가 눈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부화 14일 째 세로로 헤엄치며 눈이 정상인 모습. KBS2 TV 캡처
부화 14일 째 세로로 헤엄치며 눈이 정상인 모습. KBS2 TV 캡처

○신선한 해 수 제공으로 넙치 알을 입수 했다. 관찰 30일 째, 과연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정말로 눈이 돌아갔을까?

•부화 4일 째, 활발하게 움직인다. 눈이 너무 작아서 보기 힘들다. 눈이 양쪽으로 하나씩 있다.

•부화 14일 째, 미미하게 보이던 눈이 들어난다. 세로로 헤엄친다. 놀라운 것은 바닥에 납작 업 드려있던 넙치도 치어일 때는 다른 물고기처럼 세로로 헤엄친다. 눈이 양쪽에 달려 다소 눈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부화 20일 째, 누워서 가라않을 준비를 한다. 누워서 헤엄친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눈의 위치가 위로 올라간다. 눈이 튀어 나온다.

•부화 30일 째, 배 부근에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눈이 왼쪽으로 완전히 옮겨졌다.

※30일 전이지만 어린 시절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 보자.

확실히 눈이 돌아간다. 넙치는 부화 15일 경부터 바닥에 눕는 연습을 시작하면서, 오른쪽 눈이 왼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렇게 눈이 돌아가는 이유는 포식자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다른 사냥감을 쉽게 포획하기 위한 형태의 변화이다. 어차피 배는 늘 바닥에 붙어 있는 상태라 등에 2개의 눈을 달고 다녀야 했던 것이다.

치열한 생존경쟁 앞에서 외모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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