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차수국
[야생화이야기] 차수국
  • 김동남 기자
  • 승인 2021.07.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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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로움에 반하고 예쁜 모습에 반하고

언젠가 지인의 초대를 받아 갔다가 여러 가지 차를 내어놓는데 유난히 혀끝에 단맛이 감도는 차가 있어 무슨 차냐고 물어보았다. 차수국의 잎을 말려서 만든 차인데 잎도 잎이지만 꽃이 너무 예뻐서 보는 사람마다 감탄한다는 얘기도 곁들었다. 수국이라면 산에서도 마당에서도 화단에서도 길가에서도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인데 차수국의 꽃이 그렇게 아름답단 말이지 혼자 되새기며 차수국을 찾아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수국은 이름 그대로 물을 머금은 국화라는 의미이다. 그래서일까 장마가 오기를 기다리기라기도 한 것처럼 장마철이면 유난히 빛나 보이는 꽃, 더욱 풍성하게 부피를 더해가는 꽃이 바로 수국이다.

그만큼 물을 좋아하는 꽃이지만 여름을 대표하는 꽃이기도 하다. 뜨거운 열기를 혼자 탐한 듯 온갖 다양한 색깔로 풍성하게 피어난 수국꽃은 지나는 사람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정도로 그 매력적인 모습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그런데 수국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기는 하나 차수국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수국꽃과는 조금 다른 생김새이다. 차수국의 꽃은 안쪽으로는 수술과 암술을 완벽하게 갖춘 결실 가능한 작은 꽃들이 무수히 존재하고 가장자리에 무성화가 너무나 예쁜 모습으로 피어 있다. 비록 무성화이긴 하나 그의 역할은 소중하다. 바로 안쪽의 유성화가 결실을 맺도록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임무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식물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노라면 신비롭고 경탄을 금치 못한다. 고택을 방문했다가 드디어 차수국을 만났다. 첫 대면이다. 지금까지 수국이 보여주었던 강렬함이 아니라 부드럽고 유연해 보여 마음에 들었다. 시간이 흐르면 더욱더 미모를 더해 갈 것이란 기대와 함께 가을이면 안주인의 고운 손길에서 우려낸 차가 하마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