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동명농협 최병천 조합장, 발품 팔아 억대 농가 일궈
칠곡 동명농협 최병천 조합장, 발품 팔아 억대 농가 일궈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1.07.06 10: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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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농가로 양산할 수 있다는 조합원과의 믿음
2시간 전 영농회로 출근 지역농산물 팔아

 

외유 내강 밝은 모습으로 화답하는 최병천 동명 농협 조합장  유무근 기자

밭작물로 농가 소득을 많게는 7억 원, 적게는 2억여 원의 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불도저 같은 조합장이 있다. 바로 최병천 동명농협(경북 칠곡군 동명면) 조합장이다. 그는 2015년 취임 때부터 조합원 경작지와 농산물 도매시장을 오가며 억대 농가를 실현하고 있다.

도시도 아니고 농촌도 아닌 이곳은 농지 규모가 작고 대부분이 소규모 농사를 짓고 있다. 당시에는 주말농장 수준이라 딱히 내세울 작물이 없었다. 그는 상인들이 선호하는 신선하고 좋은 상품을 싸게 제때 공급해준다는 전략으로 꾸준히 도매시장을 공략했다. 지금은 소문이 나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역경을 딛고 억대 부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불도저 같은, 논두렁 조합장이라 불리는 최병천 조합장의 성공 비전을 들어본다.

- 최 조합장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1992년 4월에 입사하여 2015년 3월에 동명 조합장에 취임한 올해 59살 토끼띠로 도내 조합장 중에 최연소자이기도 한 최병천입니다. 고향은 경북 상주이며 칠곡군 동명초등학교 40회 졸업생입니다. 어릴 적부터 동명에서 자라 소꿉친구도 있고 고향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하트 모양으로 답하는 최병천 동명 농협 조합장   유무근 기자

<영농 도매시장 이야기>

- 조합장으로 부임하면서 먼저 시작한 사업은?

▶ 먼저 채소류 직판 사업을 2015년 7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새벽 6시 조금 넘으면 논두렁 현장에 물건 실으러 갑니다. 아무리 일찍 나가도 언제나 농민이 먼저 현장에 있었습니다.

아침 6시 50분~7시 10분 사이이면 영농 도매시장으로 출근합니다. 당일의 시세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그렇게 해왔습니다. 우리 관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팔아 주는 농협으로 앞장서야 하겠기에 전량 수거해서, 다져 놓은 아름을 통해서 제 손을 통해서 다 팔아 주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부추라든가 채소류를 마트에 들고 다니면서 납품했습니다. 어떤 농산물이든 간에 지역농산물은 관심을 두고 연결해가는 거예요. 거의 80~90%는 팔아내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시장 공간을 헤매다 보니 나를 모르는 상인은 없을 정도입니다. 커피 아주머니와도 인사를 나눌 정도로 도매시장 상인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동명면 농산물은 신뢰와 신선한 채소로 소문이 나서 유통 쪽에서 찾아오신 분들도 늘어나고 식자재 연합회에서 지속해서 납품 체결도 하게 되었습니다.

수요가 확장되어 한강 이남에는 밀양 영남유통을 통해서 ‘뜨라네’(뜰 아래라는 뜻) 라는 상품으로 출하되고 있습니다. 엽(葉) 채소 종류의 PB상품입니다. 상표는 중앙회로 등록되어 있지만 물건은 우리가 공급합니다. 행상으로 시작한 지 6년 만에 동명농협 브랜드화가 되었습니다.

▶ 또 다른 상품은 동명 쌀입니다. 과거보다 쌀농사가 홀대받다 보니까 새로운 상품 개발이 시급했습니다. 자체 수매를 통해서 생산되는 벼를 전량 수매했습니다. 직영마트를 통해 직접 팔기도 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동명 고급 쌀’ 이란 이름으로 출하할 예정입니다. 최고급 쌀을 만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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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면 관내 직거래 장터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윗줄 우측 다섯번째 최병천 조합장   동명농협 제공

- 조합장에게 농협은 무엇입니까?

▶ 제가 농협에 왜 있느냐? 무슨 마음으로 있느냐 자신에게 물어본 적이 있어요. 낫과 호미 들고 시험을 쳐서 입사했는데, 어느 날 볼펜을 들고 대부업무를 하고 영업을 하는 금융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농협은 조합원들과 함께 생활하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숨을 쉬어야 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조합장이 된 이유를 묻는다면?

▶ 저희도 대구 인근 칠곡농협 만큼 잘살아 봐야겠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에게 정말 좋은 농협, 신뢰할 수 있는 농협을 만들어 부농을 이룩해보고자 꿈꾸어 왔습니다. 짧게 생각하면 내 일신이지만 크게 보면 동명이란 곳입니다. 농협이 기둥이 되어야 하고 조합원들과 공동체가 되어 함께 성장하여 잘살기 위해서입니다.

- 동명 농협의 자랑거리는 ?

▶ 우리 동명은 도농(都農)복합도시이지만 농협이라는 근본이념이 있습니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농민 수익이 창출되어야 하고 농협이 뒷받침되어 이끌어 가야 합니다. 때로는 서로가 적이 되고 아군도 되기도 했지만 역대 조합장님들도 농협발전을 위해서는 혼연일체가 되어 있으며 직원들도 한마음입니다.

- 조합장 5년여 동안의 보람이 있었다면?

▶ 제가 평직원일 때 우리 직원들과 다짐했던 각오 “우리 획을 한 번 긋는 개념으로 농협을 같이 만들어 보자” 말이 생각납니다. 공동체 성장이란 외람되게 리더 한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보람은 주어지는 게 아니고, 농민과 주인이신 조합원과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보람입니다.

2015년 3월에 취임 당시 대출금 규모가 약 560억이었는데 6년 만에 1,450억 원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제대로 된 농협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직원들의 신념과, 밖에 계시는 원로 조합원들께서 농협을 아끼는 열정이 큰 보람입니다

 

친절로 조합원과 상담하는 동명 농협 직원 일부   유무근 기자

< 행상에서 6년 만에 현지 직판 눈앞에>

- 외부적으로는 발품을 팔면서 어렵고 힘든 점이 많았으리라 봅니다.

▶ 원로 조합원 190명 자격상실로 탈퇴시킬 때 마음 아팠습니다. 2015년 3월에 당선되고 나서 그해 ‘조합원 실태조사’를 했었습니다. 연말쯤에 190명 정도 조합원들 정리하고 탈퇴시킬 때 참 괴로웠습니다.

조합원 하시다가 자식들에게 농지를 증여하고 농지가 처분되고 농사를 못 짓고 농사 규모가 줄어들고 300평 미만이 되면 기준 미달로 자격을 잃게 됩니다. 보듬을 길이 없어 2015년~2016년 다 정리하고 모셔 온다고 애먹었습니다. 매해 한두 번 메시지 넣고 인사하고 소통하여 지금은 든든한 협력자입니다.

2019년에 동명 농협마트 인근에 규모가 큰 경쟁 마트가 개점하는 관계로 농협 마트 매출에 타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열정 조합원들의 단합된 의지로 3개월간 전 품목 집중 SALE 전략으로 폐점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 동명농협 마트 규모와 매장 계획을 알고 싶습니다.

▶ 농협 마트는 2014년 말에 매출이 26억이었습니다. 2019년에 49억 7천여만 원 매출로, 5년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한 셈입니다. 동명 농협 마트는 도농(都農)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고, 동명 발전에 획을 긋는다는 신념으로 동명마트 농산물 판매장을 건축하고 있습니다.

매장이 넓고 진열에 맵시가 있어야 하므로, 선진 마트 모델로 추석 전 9월 하순 무렵에 완공할 예정입니다. 이제 매장 방문 손님만으로도 지역 생산품을 전량 처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주민들이 쇼핑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구로 갑니다. 마트를 확장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물건을 모두 구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민들이 시내로 나가지 않게 구색 맞고 착한 마트로 태어날 것입니다. 저녁에도 문 열어 마트도 바뀌어야 합니다. 밤 9시까지 문 엽니다. 행상 6년 만에 우리 농산물을 현지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80~90%는 판매하고 있습니다.

< 동명의 발전은 농협이 선도한다는 신념으로 >

- 동명은 이제 부농의 꿈을 꾸어도 되나요?

▶ 동명농협은 엽 채소류 밭작물 농가에 2억에서 7억6천만 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마트가 준공되고 나면 3배 정도 면적으로 넓혀 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새로 전입한 분들도 들어와 보니 살만하다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군청이나 면사무소에서 해야 할 사업을 지역 농협이 이렇게 선도하고 있습니다. 결국 농협이 성장이 곧 우리 지역이 성장입니다.

실질적으로 주민이 다가갈 수 있고 주민이 찾을 수 있고, 동명 지역에 살러 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농협이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 살아오면서 생활 신조나 좌우명이 있는지요?

▶ 먼저 시작하자! 안 되면 될 때까지 하자는 것이 생활신조이며,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좌우명은 솔직해 지자! 입니다.

- 역대 최연소 조합 의장이라는데? .

▶ 경북 관내 쌀농사 밭농사 경농사 합하여 157개 조합이 있습니다. 그중에 제가 가장 젊습니다. 젊은 탓으로 2020년도에 칠곡군 농협 의장 중책까지 맡았습니다. 모두가 형님뻘 아재뻘 조합장들의 협조로 농협 의장의 임무를 소통해 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내내 의욕이 넘치는 먼저 터트리고 시작하자! 안 되면 될 때까지 하자는 최병천 조합장의 불도저 같으니 투지를 보니 동명의 미래는 벌써 밝아오는 듯하다.

“부농(富農)의 답은 농촌 새벽 들녘에서 보인다.

이른 새벽에 한 번 나가 보아라.

해가 뜨든 안 뜨든 나가봐라.

정말로 어른들이 밭에 나와 있는 거 보라고,

진솔한 대화를 한번 해봐라.

희망의 답을 안고 올 수 있을 거라고”~*

~ 최병천 조합장 직원과의 대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