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패러디] 프로의 전술과 전략
[유머&패러디] 프로의 전술과 전략
  • 배소일 기자
  • 승인 2022.04.2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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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상대를 잘 요리해야 생명도 연장된다. 야구와 같다
4월2일 한국프로야구(KBO) 2022년 시즌이 시작됐다. 25일 현재 팀순위는 SSG가 1위, 삼성과 한화가 공동 8위이다.

1. 선수의 생명은 체력이다.

​선수 입장 하자마자 원 샷 하지 마라. 경기는 ​3차까지다. 주량을 조절하라. 강속구로는 분명 1이닝도 못 버틴다. 한국 시리즈는 ​7차까지 완투(完投)다. 자기 페이스는 자기가 조절해라!

2. 강 타선은 피한다.

​어느 술자리에나 한 술 하는고래가 있다. 그 놈 옆이나 앞에 앉는 것은 자살행위다. 그러나 표가 나게 떨어져 앉지 마라. 되려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적당한 위치를 유지하고 적절 타이밍에 건배를 유도, ​'너와의 대결을 굳이 피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줘라. 얕보이면 당한다.

​3.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아 헛스윙을 유도한다.

술을 마시기 직전에 갑자기 생각난 듯 "아! 근데 말이야 어쩌고 저쩌고.."​하며 잔을 슬쩍 내려놓는다. 상대보다 잔을 입으로 가져가는 속도가 느려야만 상대만 먹이고 나는 안 먹는 작전이 성공할 수 있다. 너무 빠르면 상대도 말을 듣기 위해 잔을 내릴 수 있고 너무 늦으면 "그 술 마시고 이야기 해!"라 독촉할 수도 있다.

​4. 하위 타선은 철저히 공략한다.

​주량이 중간인 사람은 나보다 못한 나머지 절반의 사람을 철저히 공략하라. "저 놈 취한 모습을 못 봤어!"라며 술 쎈 놈으로 알린다. 간간이 술 못 먹는다고 내숭 떨면서도 의외로 쎈 놈이 있다. 이런 놈 잘못 찍었다가 그 날 바로 대패 당할 우려도 고려해라.

5. 적절한 타이밍에서 작전 타임을 부른다.

​"화장실 갔다 올게", "전화 좀 하고 올게"하고. 대부분 취해서 어리버리한 상황이면 ​시간 관념이 없으지니까 잠깐 자리를 비운 걸로 착각한다. 가끔 술값을 안 내는 행운이 따를 수도 있지만 들키면 평생 쪽 팔린다. "술에 취해 화장실에 자빠져 자는 시늉 냈던 놈!"이라고.

6. 완투하지 말아라.

​승리투수 요건은 완투가 아니다. 5이닝만 채우면 된다. 시도 때도 없는 완투는 최동원처럼 선수 생명만 단축시킬 뿐. 대개 2~3차까지 가야 하는데도 연장전까지 막무가내로 대들다가 필름 끊기고 폭투라도 뿌리게 되면 다음 경기부터 엔트리에서 제외된다.(술자리에 부르지도 않는다)

7. 최악의 순간에는 위협구나 고의사구를 던진다.

​도저히 버티기 힘들 땐 최강타자에게 정면도전을 시도한다. 양주를 병 째로 마시는 거다. 단, 혀가 꼬여 "냉면 사발 줘요" 하는 경우, 그 날 바로 개죽음이니 각별 주의.

8. 전문 대타, 원 포인트 릴리프를 조심해라.

​특정 투수, 특정 구질에 아주 강한 선수가 있다. 소주는 입에도 못 대지만 양주는 물 마시듯 하는 놈이 여기에 속한다. 방망이 한 번 휘둘러보지 못하고 '스탠딩' 삼진 당할 수도 있고 홈런을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항상 예외는 있는 법, 진정한 주당은 가리는 술이 없기는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9. 의외의 복병을 조심해라.

"​어라~ 오늘 술 발 받네' 이런 말을 내뱉는 놈 있다면 몸을 사리는 것이 상책이다.​ 하위타선이라고 홈런 못 치란 법은 없다. 쉽게 생각하고 상대 하다가는 피볼 수도 있다. 그날 따라 타격감이 유독 좋을 수 있고  ​단기전에 유독 강한 선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10. 술은 독이고, 야구는 돈이다.

KBO가 발표한 2022 KBO 선수단 연봉 현황에 따르면 신인과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10개 구단 소속선수 527명의 평균 연봉은 1억5259만원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돈도 못 버는 술고래치고 정상적인 가정 꾸리고 사는 놈은 거의 제로더라. 적당히 마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