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오랜 시간 우리를 괴롭히는 발톱무좀
[건강 칼럼] 오랜 시간 우리를 괴롭히는 발톱무좀
  • 시니어每日
  • 승인 2021.06.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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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법으로 치료 가능한 발톱무좀

이 질환이 있는 분들은 진료를 보러 오셔서는 쭈뼛쭈뼛 부끄러워하시면서 환부를 보여주시는 경우가 많다. 바로 발톱무좀이다. 많은 분이 생업에 치여서, 혹은 발이다 보니 신경 쓰지 않다가, 오랫동안 앓아오던 발톱무좀을 이제서야 치료해보고자 오셨다고 한다. 그렇게 부끄러움 속에 감춰두었던 발톱은 노랗거나 휘어있거나 두꺼워져 있다.

오래되셨냐고 여쭤보면 언제부터인지도 기억 못 할 만큼 한참 되었다고 말씀하신다.

이처럼 오래된 발톱무좀은 진균감염 때문에 발톱이 흰색, 황색, 황갈색을 띠고, 발톱 밑 각질이 두꺼워져서 혼탁해지고 광택을 잃는다. 발톱이 피부에서 들뜨기도 하고 모양이 뒤틀리고 부스러지기도 한다. 때로는 휘어진 발톱이 살 속을 파고들어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프고 진물이 나기도 한다.

삶의 고된 흔적같이 두꺼워진 발톱무좀은 치료도 그만큼 쉽지가 않다. 일반적으로 교과서 상에서는 플루코나졸, 이트라코나졸, 터비나핀 등의 항진균제를 3~12개월간 경구 투여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경구약만으로는 부족해서 국소적으로 바르는 약도 병행해야 한다. 또한 외과적으로 두꺼워지고 부서지는 발톱을 갈아내고 제거하는 것도 필요하다.

모든 발톱무좀을 가진 환자분들이 약을 복용하면서 치료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먹는 약을 먹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발톱무좀은 복용 기간이 길어서 간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간염이 있거나 간수치가 높다면 약 복용이 조심스러워진다. 간에 문제가 없는 분이라 하더라도 무좀약을 복용하는 중에는 피검사를 통해 간수치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약 복용이 어렵다면 발톱무좀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가? 이런 어려움 때문이었을까 발톱무좀 치료를 위한 레이저가 개발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핀포인트 레이저이다. 1,064nm 파장의 레이저를 작은 점의 크기로 조사해 열을 올려 균을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열을 올려 균을 죽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레이저를 받다 보면 한 번씩 뜨끔해서 놀랄 때가 있다. 못 참을 정도로 아픈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는 없다. 보통 4주에 1번씩 내원해서 레이저를 받게 된다. 또 다른 것은 루눌라 레이저가 있다. 이것은 두 가지 파장의 레이저를 이용한 것으로 405nm 파장의 레이저로 무좀균을 제거하고, 635nm 레이저로 세포재생력을 높여 치료하는 방식이다.

가장 좋은 치료는 이 모든 방식을 다 동원하는 것이다. 경구약을 복용하면서 병변부위를 갈아내고, 바르는 약을 바르면서 레이저 치료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약 복용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병변부위를 갈아내고 바르는 약을 바르면서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치료 기간이 긴 질환의 경우 중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치료하도록 하는 것이 어렵다. 더딘 경과를 보고 있자면 '그냥 이대로 지낼까'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 것 같다. 하지만 긴 마라톤의 끝에 환희가 있는 것처럼 지루한 치료 시간을 묵묵히 잘 견뎌낸다면 언젠가 깨끗한 발톱으로 세상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지레 포기하지 말고 지금 바로 병원 문을 두드리자.

김동걸 (꽃Be피부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