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고령화 사회, 반려견 건강관리 요령
반려동물 고령화 사회, 반려견 건강관리 요령
  • 이배현 기자
  • 승인 2021.06.21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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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고령화와 함께 반려동물도 노령화 되고 있다
노령동물의 건강관리 핵심은 건강 검진과 예방 접종
주치 수의사를 정해서 꾸준하고 체계적인 관리 중요
​                        반려문화의 정착으로 반려동물도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pixabay​
​                    반려문화의 정착으로 반려동물도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pixabay​

우리나라는 2020년 말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 중 15.7%로 고령사회에 들어와 있다. 2025년이면 20.3%로 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 예상된다. 고령화 현상은 저출산과 함께 의료기술의 발전에 따른 기대수명 연장이 큰 원인이다.

이러한 고령화 현상은 반려동물의 세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견종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개는 7세가 넘어가면 노령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7년 12월까지 국내 누적 등록된 전체 반려견 가운데 사람의 장년·노년층에 해당하는 7∼12세 개체가 절반에 가까운 45.6%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노령으로 간주하는 7∼12세가 국내 반려견 개체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것은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도 고령화로 가고 있다는 해석을 낳는다.

서대구동물병원 라원택 원장이 반려견 고령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배현 기자
         서대구동물병원 라원택 원장이 반려견 고령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배현 기자

수의사 등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수명 증가의 원인으로 반려동물을 한 가족으로 여기는 반려문화 정착을 꼽고 있다. 반려동물의 건강에 필요하다면 고액의 지출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방접종은 물론 과거 생소했던 유전자 치료와 외과수술 등 반려동물 건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도 나이가 들면 신체기능이 저하되고 기억력이 감퇴 되는 등 노쇠현상이 나타난다. 지난 3월, KB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021 한국반려동물 보고서’ 가운데 ‘노령견 양육실태’ 조사에 따르면 노령견의 가장 일반적인 변화는 ‘활동량의 감소’였다. 노령견 양육 가구의 절반 이상(51.1%)은 반려견이 누워 있거나 자는 시간이 늘고 산책을 해도 걷지 않으려 하는 등 활동량 감소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                      라원택 원장이 11세 노령묘의 복부 초음파 진료를 하고 있다. 이배현 기자​
​                   라원택 원장이 11세 노령묘의 복부 초음파 진료를 하고 있다. 이배현 기자​

각종 질환의 발생과 악화 역시 흔하게 나타나는 변화다. 나이가 들면 약한 부위의 질환이 심해지거나 질병 회복 속도가 느리고 합병증이 증가하였다. 가장 많은 질환은 눈(32.8%), 피부(29.8%), 구강(29.8%), 소화기(22.9%), 외과(22.1%), 비뇨기계(10.7%) 순이었다. 기타 청력저하, 먹는 양의 변화, 대소변 가리기 어려움 등이었다.

KB경영연구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노령견 양육 관련 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 경로는 ‘동물병원에서 직접 확인’(39.7%)이 가장 많았다. 각종 질환의 발생과 악화 등 건강문제는 동물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수의사에게 대처법을 듣는 방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자 인터뷰 결과 동물병원도 이곳저곳을 다니기보다는 한 명의 담당 수의사에게 지속적 관리를 받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 건강관리 현장 취재차 들른 동물병원에서 올해 12살인 수컷 말티즈 ‘차키’를 키우고 있는 고순남 씨(63세, 농업, 북구 매천동)를 만났다. “아이의 백내장 상담을 하러 왔다”는 고 씨는 “주변에서 ‘개한테 무슨 백내장 치료냐’며 핀잔도 주지만 12살이면 사람 나이로 70세가 다 되었는데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안쓰러워 진료를 받으러 왔다”면서 크게 웃었다.

​​                 6개월 된 푸들이 중성화 수술 후 수액을 맞으며 회복 중이다. 이배현 기자​​
​​                 6개월 된 푸들이 중성화 수술 후 수액을 맞으며 회복 중이다. 이배현 기자​​

차키의 진료를 맡은 서대구동물병원 라원택 원장(35세, 수의사)은 “늙고 병들면 유기하는 반려인도 있지만 ‘반려견도 가족이다’는 문화가 정착되어 가면서 노령견 수술과 예방접종 등 적극적인 치료가 늘고 있다”라고 최근의 추이를 전하면서 “반려견의 질병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디가 아픈지 조기에 알아차리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어디가 불편한지 알아차리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하여 라 원장은 “반려견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정기검진과 예방접종과 같은 꾸준한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면서 “반려견이 나이가 들면 생기는 문제에는 종양, 관절, 치아 문제 등 다양하지만 미리 예방하거나 관리 가능한 것은 치아 문제가 유일하다”며 “꾸준한 양치질과 스케일링, 만병의 근원인 비만 예방, 정기검진을 반려인에게 당부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서대구동물병원 라원택 원장이 조언하는 반려견 기본 6대 예방접종이다. 이 자료는 건강한 노후를 위해 강아지 때부터 지켜야 할 필수적인 기본 예방접종 항목이다. 기타 반려견 건강관리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에도 소개되어 있다.

​                    라원택 원장이 반려견 기본 예방접종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배현 기자​
​                   라원택 원장이 반려견 기본 예방접종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배현 기자​

- 반려견 기본 6대 예방접종 -

■ 종합예방(DHPP)

- 홍역, 간염, 파보장염, 파라인플루엔자를 한 번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으로 생후 8주부터 2주 간격으 로 5회 접종. 추후 1년에 1회씩 추가접종이 권장된다.

■ 코로나 장염(Corona Virus)

-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염성 질병으로 구토, 설사, 탈수 등의 증상을 일으키며 예방은 종합백신(DHPP)과 함께 2주 간격으로 2회 접종. 추후 1년에 1회씩 추가접종이 권장된다.

■ 전염성 기관지염(Kennel Cough)

- 전염성 기관지염은 주로 상부 호흡기에 감염되어 기침, 발열, 콧물,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일으키며 전염성이 아주 강하고 증상이 오랜 시간 계속될 수 있다. 예방은 2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하고 추후 1년에 1회씩 추가접종이 권장된다.

■ 광견병(Rabies)

- 광견병은 사람을 포함한 온혈동물(개, 고양이, 토끼 등)의 중추신경에 침입하여 목숨을 잃게 할 수도 있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예방은 생후 3개월 이후 접종하고 추후 1년에 1회씩 추가접종이 권장된다.

■ 개 인플루엔자(Canine Influenza)

- 개 인플루엔자는 고열, 기침, 콧물 등의 임상 증상을 보이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예방은 2주 간격으 로 2회 접종하고 추후 1년에 1회씩 추가 접종이 권장된다.

■ 심장사상충(Heart Worm)

- 심장사상충은 심장, 폐의 혈관 속에 기생하는 기생충으로 모기에 의해 감염된다. 심장사상충에 감염되 었을 경우 예방약을 투여하면 위험하니 꼭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