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騎虎之勢(기호지세)
[고사성어] 騎虎之勢(기호지세)
  • 신문수 기자
  • 승인 2021.06.14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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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그만두고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뜻하는 말

◎ 달리는 범의 등에 올라탔으니 어찌 내릴 수 있겠는가. 이것은 도중에 그만두고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뜻하는 말이다.

· 騎(기) : 1. 말을 타다  2. 말을 탄 군사, 기병  3. 걸터앉다  ※ 용례 : 騎馬(기마), 騎兵(기병), 騎士(기사)

· 虎(호) : 1. 범, 호랑이  2. 용맹스럽다  3. 포악하다  ※ 용례 : 虎口(호구), 虎皮(호피), 虎穴(호 혈), 虎患(호환), 猛虎(맹호), 白虎(백호)

· 之(지) : 1. 가다, 이르다  2. 이, 이것, 지시 대명사  3. ~의 주격 소유격 조사  ※ 용례 : 之東之西(지동지서), 之子(지자)

· 勢(세) : 1. 기세, 권세  2. 형세, 무리  ※ 용례 : 勢道(세도), 勢力(세력), 市勢(시세), 破竹之勢(파죽지세)

남북조시대 북조 최후의 왕조인 北周(북주)의 宣帝(선제)가 죽자 외척인 楊堅(양견)은 뒤처리를 하기 위해 궁중으로 들어갔다. 양견은 재상으로서 정치를 총괄하고 있었으나 언제나 자기 나라가 이민족에게 점령당하고 있는 것을 원통하게 생각하며 기회만 있으면 다시 한인의 천하로 만들겠다고 마음을 다지곤 했다. 그러던 차에 선제가 죽었다. 아들이 아직 어리고 그리 영특하지도 못했으므로 제위를 양위받아 隋(수) 나라를 세웠다. 때는 서력 581년으로 양견은 그로부터 8년 후에 남조의 陳(진)을 멸망시켜 천하를 통일했다. 그가 수의 고조 文帝(문제)이다.

“하루 천 리를 달리는 호랑이를 탄 이상 도중에서 내릴 수는 없습니다. 騎虎之勢 不得下 勉之(기호지세 부득하 면지). 도중에 내리면 잡아먹히고 말 것입니다. 호랑이와 함께 최후까지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미 대사를 일으키고자 착수한 이상 도중에 꺾여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목적을 달성하시도록 애써 주십시오.” 양견이 용기를 북돋워 주는 독고 황후의 이 말에 격려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지난 11일 우리 政治界(정치계)에는 거대한 颱風(태풍)이 불었다.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30대의 이준석이 국회 제1야당 대표로 確定(확정)되었다. 그는 대표 경선과정에서 당당히 現役 議員(현역 의원)들과 맞서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했고, 본경선에서는 2위 나경원 후보에게 당원 지지에서 僅少(근소)한 차로 뒤졌으나, 일반여론조사에서 壓倒的(압도적)인 지지로 최종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그는 保守(보수)의 심장인 이곳 대구에서 타 후보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박 전 대통령의 彈劾(탄핵)에 대한 자기의 所信(소신)을 명확하게 밝혔다. “그 당시 탄핵은 정당했다"고. 그로 인해 탄핵의 강을 건넌 것이다. 野圈(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현재 지지부진한 野圈 統合(야권 통합), 내년 大選(대선), 地方選擧(지방선거)에서 어떤 政治力(정치력)을 發揮(발휘)하느냐가 문제이다.

旣得權(기득권)에 安住(안주)했던 정치권은 지각 변동이 不可避(불가피)하다. 국회 스스로 改革(개혁)과 世代交替(세대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 국민이 정치권에 强力(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정치권은 이 民心(민심)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未來(미래)가 없을 것이다. 이준석 대표도 旣往(기왕)에 호랑이 등에 올랐으니, 左顧右眄(좌고우면)하지 말고 오직 國民(국민)만 바라보고 初心(초심)을 잃지 말고 국가의 將來(장래)를 위해 粉骨碎身(분골쇄신) 노력하여 국민의 期待(기대)에 副應(부응) 하는 정치를 펼쳐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