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시낭송 아카데미”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시낭송 아카데미”
  • 성정분 기자
  • 승인 2021.06.07 16:40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2년째 열려
전국시낭송 대회 입상자 배출
매주 월요일 대구 수성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열리고 있는 '시낭송 아카데미'. 성정분 기자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시낭송 아카데미’가 매주 월요일마다 대구 수성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2시간씩 열리고 있다. 벌써 만2년이 되었다. 수강생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큰 소리로 시를 낭송하면서 진정한 나를 찾고 마음의 치유를 경험한다.

그동안 전국시낭송 대회에서 대상수상자를 4명이나 배출하였다. 올해도 제6회 ‘문경세재 전국시낭송대회’에서 신종철(63) 씨가 은상을 수상하여 ‘시낭송가 인증서’를 받았다. 신씨는 시낭송을 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받고, 평안을 얻는다면서 예찬한다.

또 제6회 ‘달구벌 시낭송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주태순(65) 씨는 시낭송을 배우기 위해 의성에서 대구까지 열심히 다니고 있다. ‘의성 다례원’ 원장인 주씨는 20년 넘게 차 문화를 강의 하면서 옛 문인들의 차에 관한 시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옛시들을 제대로 읊고 그 정취나 감흥을 원생들과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수강생의 시낭송 소감을 들어보면

손은희(59) : 늘 바쁜 일상 속에서 ‘나’라는 존재를 찾아 간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매주 월요일은 나를 찾아가는 시간 , 마음의 치유를 받는 시간이다. 시를 소리 내어 낭송하다보면 어느새 일상의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시 속에 오롯이 들어가 있는 나를 만나게 된다. 아름답고 고운 시 또는 외롭고 쓸쓸한시를 통해 공감을 느끼고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게 된다.

신성대(64): 시낭송을 시작한 이후 나의 일상은 시속에 담긴 감성이 지친 마음을 이해하고 시속의 애상이 나와 나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다. 시속에서 시인의 희로애락을 느끼면서 나의 삶과 대비해 본다. 앞만 보고 살아온 육십 중반의 영혼을 돌아보면서 나를 달래 주는 여유로움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하고 동심으로 돌아가 행복을 노래하게 된다. 시낭송을 통해 현재의 나와 과거의 미소가 미래의 행복한 꿈으로 이어져 한층 더 나를 여유롭게 한다.

이화(60) : 친구 따라 장에 가는 기분으로 시낭송에 입문 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시낭송을 사랑하게 되었다. 누군가가 나의 시낭송을 듣고 행복해 질 수 있다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시낭송 아카데미' 지도교수인 심정숙 씨가 강의를 하고 있다. 성정분 기자

지금은 지도교수이신 심정숙씨도 6년 전 첫무대에서 엄청 떨렸다고 한다. 문학행사에 축시로 초청 받아서 구상 시인 ‘꽃자리’를 준비해 갔다. 몇 백번도 더 외운 시였는데 중간쯤 가서는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관객들에게 솔직하게 잊어버렸다고 이실직고하고 같이 낭송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학행사라 관객들 중에 꽃자리를 외는 분들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과 같이 합창으로 낭송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아름다운 소리 인지도 알게 된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붉어지는 일이지만, 처음의 그 설레임과 긴장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은 송파수작에서 “세상에서 가장 맑은 소리는 눈 덮힌 산 깊은 곳에서 글 읽는 소리다”라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정제된 언어인 아름다운 시를 아름답게 낭송 한다는 건 결국 아름다운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다. 한 편의 시를 읽으면서 그 속에서 인생을 배우고, 마음을 나누고 행복을 같이하는 자리가 된다.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되는 자리, 그 아름다운 자리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같이하길 바란다. 매월 4번째 목요일에는 대구은행 본점 앞 한영아트센터에서 시낭송회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