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만폭포와 구만굴로 유명한 밀양 구만산
구만폭포와 구만굴로 유명한 밀양 구만산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6.0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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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폭포, 구만굴, 구만계곡에서 힐링한다
구만폭포는 높이 42m에 3단으로 이루어져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장희자 기자

산의 말없이
너른 품에 들어서서
유월의 푸른 이파리들이
총총히 엮어 드리운
그늘진 오솔길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내대디면
내몸에도 흠뻑
파란물이 든다
각박한 세상 살이에
옹졸해진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어느새 쪽빛 하늘이 되고
세상 근심은 솔솔
바람에 실려 아스라이 흩어진다.

(6월의 산,  정연복) 

 

구만산(784.2m)은 경남 밀양시 산내면 봉의리 산5번지에 있다. 영남알프스 최고봉인 가지산(1240m)에서 동서로 뻗은 운문지맥 끝자락에 있다. 구만산(九萬山) 이름은 임진왜란 때 9만여 명의 백성들이 전란을 피해 이곳에 몸을 숨겼다는데서 유래한다.

구만산 계곡은 영남 알프스 주변에 있으면서 어느 계곡 못지않은 절경을 뽐내고 있다. 주변에 운문사, 석남사 계곡, 제약산 얼음골, 가지산 호박골 등 명소가 많다. 이곳은 인적이 드물어 자연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통수골 계곡의 시작 지점. 장희자 기자

통수골 계곡은 이끼가 끼지 않고 바닥의 흰 자갈들이 그대로 비칠 만큼 물이 맑고 깨끗하다. 통처럼 생긴 바위협곡이 2㎞에 달해 통수골로 불린다. 골짜기 양쪽에 암벽이 솟대처럼 솟아 있고 곳곳에 장대 같은 폭포가 있다.

높이 42m, 물속 깊이 15m 구만폭포가 있다. 기묘한 폭포들로 폭포 전시장이다. 협곡 안에 벼락듬이, 아들바위, 상여바위, 병풍바위 등 바위들이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SNS에 화제가 되고 있는 구만굴이 있다. 이 굴은 일제 강점기에 남석을 캐던 광산 굴이였다. 이곳 동굴을 배경으로 실루엣 사진을 찍는 명소로 부상하여 인증 샷을 찍기 위하여 많은 사진가들이 몰려들고 있다.

 
통수골 계곡 약물탕. 장희자 기자

계곡에 신비한 약물탕도 있다. 선녀가 하산하여 목욕을 했다고 하며 구만 약물탕이라고 부른다. 더 오르면 옛집 터와 나무장승, 돌무더기도 만난다. 이곳에서 폭포까지 0.8㎞ 남았다.

 

바위봉우리. 장희자 기자

계곡을 건너면 수직암벽 협곡이 이어진다. 거대한 바위 협곡 사이에서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물줄기를 마주한다. 구만폭포는 육화산과 구만산 사이의 통수골 계곡에서 42m 높이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줄기이다.

폭포 양쪽에 100m 넘는 바위절벽이 병풍처럼 폭포를 둘러싸고 있다. 구만폭포 주변은 좁은 협곡이 남북으로 뚫려있어 마치 깊은 통소 소리를 내는 것 같아 통소폭포라 부르기도 한다. 구만폭포를 에워싸는 병풍 같은 절벽에는 길이 없는 듯이 보이나 폭포 왼쪽으로 가파른 비탈길이 있다. 구만산 정상으로 가려면 이곳을 지나야한다.

비좁은 암릉 길을 지나면 구만폭포의 상류지점(해발 450m)이다. 길은 다시 완만해지고 호젓한 계곡 길로 접어든다. 계곡을 따라 10여 분 오르면 정상까지는 0.3㎞ 정도 거리이다. 산 아래 계곡을 조망할 수 있어 산행의 어려움도 잊을 수 있다. 20여 분 비탈길을 오르면 정상이다.

구만굴. 장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