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고 도전하는 시니어, 마라토너 구학회
꿈꾸고 도전하는 시니어, 마라토너 구학회
  • 김응환 기자
  • 승인 2021.06.07 17: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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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영치과병원의 기획실 부장으로
마라토너이자 수많은 봉사단체 활동가로, 모델로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덕영치과 1층 구학회 씨 사무실, 사방이 마라톤 관련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김응환 기자

덕영치과병원 홍보맨 구학회 씨

마라톤대회 때마다 유니폼에 직장을 홍보하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덕영치과 구학회(66· 북구 읍내동) 마라토너다. 그를 만나면, 다부진 체격에 첫눈에 단단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운동을 좋아하는 그는 틈만 나면 헬스장으로 달려가 몸을 다진다. 이런 그의 이력을 보여주듯,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보디빌더대회에 17회 출전, 5회 입상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잘 관리된 멋진 몸매로 마라톤 대회에 나설 때면, 많은 이의 시선이 그에게 향한다. 유니폼에 새겨진 '덕영치과병원'.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의 이름을 모른다. 그러다 '덕영치과' 하면 '아!'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구학회'라는 이름이 곧 '덕영치과'로 통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위에 사람이 모이면 주머니에서 치간 칫솔 등 치아 구강용품을 꺼내 나누어 준다. 이러한 구강용품은 누구로부터 지원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산 것들이다. 왜 그렇게 비용을 써가며 병원을 홍보하느냐고 물었더니, 근무하는 직장을 홍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며 되묻는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덕영치과 원장으로 알기도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가 걸어온 길

그가 살아온 길을 물어봤다. 한마디로 절대 평범하지 않은 삶이었다. 그는 예천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군에 입대하여 하사로 복무하다 장교가 되고 싶어 육군3사관학교(18기)에 지원했다. 다행히 합격하여 소위로 임관되었지만, 이내 군 생활에 회의가 들어 진로를 바꾼다. 다시 부사관으로 복무하며 마침내 4년여의 군 복무를 마무리했다. 1981년 제대 후, 시험을 거쳐 체신부 공무원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얼마 후, 직제 개편으로 공기업인 KT(한국통신)로 소속이 바뀌며 19년을 근무하다 지점장으로 명예퇴직하였다. 퇴직 후 친척의 권유로 통신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업의 길은 쉽지 않았다. 실패하며 그동안 쏟아부은 돈을 모두 날려버렸다. 교육비 등 한창 아이들 뒤치다꺼리로 돈이 필요한 시기였는데, 가족을 볼 낯이 없었다. 가장으로 너무 부끄럽고 미안했다. 그는 닥치는 대로 온갖 궂은일을 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그 절박함이 그를 변화시켰다. 그때 한 지인의 도움으로 한 회사의 관리책임자를 맡으며, 사람들과 직접 부딪히고 소통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이 시기에 봉사단체인 로터리클럽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당시 총재로 있던 지금의 덕영치과 이재윤 병원장을 만나게 되었다. 이때부터 덕영치과 홍보맨으로 그의 역할이 시작된다. 17년간 근무하고 있는 지금의 직책은 기획실 부장이다. 병원의 전반적인 고객관리와 상담업무를 맡고 있다.

 

 

덕영치과병원 1층 복도 입구 임플란트 시술 현황판이 특이하다.  김응환 기자

‘덕으로 치료하는 덕영치과병원’

40년 전통의 덕영치과는 이재윤 병원장을 비롯한 의사 20여 명, 직원 200여 명이 근무하는 임플란트 전문 시술병원이다. 병원 입구에는 임플란트 시술 현황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2021년 5월 3일 현재 이재윤 병원장의 임플란트 시술 건수는 88,722건으로 개인 통산 전 세계 1위, 그리고 덕영치과 전체 임플란트 시술 건수는 188,216건으로 전국 최다라고 표시되어 있다. 덕영치과는 대구시 의료관광지정병원으로 전국 각지는 물론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도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자랑을 빼놓지 않는다. 그의 힘찬 목소리에는 일에 대한 열정과 직장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구학회씨가 마라톤대회에서 힘차게 달리고 있다. 구학회 씨 제공 

마라톤에 빠지다

구학회 씨는 마라토너다. 사무실 입구부터 책상 주위에 온통 마라톤 관련 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2001년부터 시작된 마라톤은 2003년 10월 경주동아마라톤대회에 첫 풀코스 도전에 3:09:12 놀라운 기록으로 완주한다. 그는 지금까지 전국 각지에서 개최된 마라톤대회에 참가해서 풀코스 78회, 하프코스는 100회 이상을 완주했다. 마라톤을 할 때는 모든 근심을 잊어버리고 몰입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완주했을 때 그 짜릿한 성취감과 마라톤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얘기를 나눌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마라톤 예찬론을 폈다.

 

'2020 대구시니어홍보모델선발대회' 참가시 당당한 모습. 구학회 씨 제공

활발한 사회활동, 끊임없는 도전

구학회 씨는 단단한 체력과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각종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초등학교총동창회장, 로터리클럽, 자연보호 대구광역시 협의회, 가톨릭대학교 차이나포럼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봉사를 해왔다. 지난해 8월에는 ‘대구시니어홍보모델선발대회’에도 응시했다. 예선을 통과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본선대회가 중단되고 말았다. 그는 그 일을 몹시 아쉬워했다. '시니어모델'이라는 또 다른 꿈에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의 휴대폰에는 4,800여 명의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는데, 대부분 병원 고객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맺은 사람이다. 그는 이게 자신이 가진 값을 매길 수 없는 큰 자산이라며, 넉넉한 웃음을 지었다.

 

그의 버킷리스트

40년 직장생활을 매듭지어가는 지금,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노인건강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실버 관련 기관에서 노인 여가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또 기타를 배워서 음악에 빠져보고 싶고, 장례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싶다고 했다.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꼽는다면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 취득이라 했다.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남을 돕는 것, 이것이 그의 소망이다. 그는 여전히 꿈을 꾼다. 그 꿈이 그의 젊음을 유지하는 힘이 된다. 100세 시대, 그는 시니어들의 건강을 위해 체계화된 생활체육지도를 해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은 생명력을 얻어 자라고 있었다. 꿈을 꾸고 실천하는 시니어, 그가 구학회다.

 

10년 이상 운동하고 있는 대구과학대학교 헬스장에서 잠깐 포즈를 취했다.  구학회 씨 제공

활기찬 노후를 위하여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여전히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60 중반 나이지만, 달리기는 물론 1주일에 2~3번 헬스장에 나가서 꾸준히 근육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턱걸이도 10회 이상은 거뜬히 할 수 있고, 지난해 시민대축전에는 투포환 연령대 우승을 하기도 했다. 단단히 다져진 체력으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면서 인생 2막을 멋지게 열어가고 싶다는 마라토너 구학회! 그의 앞날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