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漢詩)계 홍일점 민경선 씨, 장원 수상
한시(漢詩)계 홍일점 민경선 씨, 장원 수상
  • 신문수 기자
  • 승인 2021.06.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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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선 씨, 전남 영광군이 주관한 제31회 왕인 문화제
한시 지상백일장에서 "祝 王仁 及 千字文"으로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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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왕인 문화제에서 장원상을 받은 민경선 씨. 신문수 기자

 

 

 - 한시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듣고 싶습니다.

◆ 2008년 5월경 평소 四君子(사군자)에 관심이 있어서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동 소재 三精書室(삼정서실)을 찾아서 사군자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서실 華菴(화암) 김상만 선생님께서 사군자를 배우려면 사군자를 그린 후 그 여백에 畫題(화제)를 써야되니 먼저 書藝(서예)를 배우라고 권하셨어요. 그래서 서예를 배우게 되었고, 겸해서 주 2회 한문 古典(고전)을 공부하였습니다. 천자문, 논어, 맹자, 대학, 고문진보를 읽으며 독해 위주로 공부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문 세대가 아닌 제가 어려운 한문 고전을 이해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지요. 그래서 豫習(예습)을 철저히 해서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니 이해가 되고 또 진도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3년경 선생님께서 한문 고전 공부도 어느 정도 했으니 漢詩(한시) 공부를 해보라고 권하셨어요. 그래서 한시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한글로 시를 지어오면 선생님께서 漢文(한문)으로 作詩(작시)해 주셔서 차츰 한시에 관심을 같게 되었어요. 그리고 漢詩 界(한시 계)의 元老(원로)이신 夷山(이산) 이용옥 선생님을 찾아 체계적인 한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華菴(화암) 김상만 선생님은 저의 한시 공부에 기초를 닦아 주셨고, 夷山(이산) 이용옥 선생님은 한시를 체계적으로 지도해 주셨습니다. 두 분 선생님 恩惠(은혜)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 거주지와 평소 한시 공부는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 저는 대구향교 부근에 거주하고 있으며, 2018년 7월부터 주 1회 夷山(이산) 이용옥 선생님께서 지도하시는 대구 담수회에서 한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2019년 3월에는 대구향교 漢詩(한시) 모임인 “杏壇風雅(행단풍아)” 회원으로 가입하여 월 2회 한시 작품을 제출하여 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 한시 수상경력을 알려 주십시요.

◆ 장원은 금번 전남 영암군에서 실시한 왕인 문화제 한시 지상백일장이 처음이고, 次上(차상) 2회, 次下(차하) 4회, 參榜(참방)을 多數(다수) 수상했습니다. 장원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남 영암군수로 부터 받은 장원 상장. 신문수 기자

 

 

◎ 시제 : “祝 王仁 及 千字文(축 왕인 급 천자문)”

王師學德冠吾東(왕사학덕관오동) 왕인 박사 학덕이 오동에 으뜸이라,

卓越文才孰敢同(탁월문재숙감동) 탁월한 글재주 누가 감히 같으리오.

日本傳篇成偉業(일본전편성위업) 일본에 천자문을 전해 위업을 이루셨고,

鳩林養弟樹豊功(구림양제수풍공) 구림에서 제자 길러 풍공을 세우셨네.

遺風遠振稱揚裏(유풍원진칭양리) 유풍을 멀리 떨쳐 훌륭함을 칭송하고,

懿蹟長承讚頌中(의적장승찬송중) 의적을 길이 이어 덕을 기리며 찬양하네.

肉筆千人碑閣保(육필천인비각보) 천인의 육필은 비에 새겨 보전하고,

年年祝祭赫無窮(년년축제혁무궁) 해마다 축제는 무궁히 빛나네.

- 漢詩(한시)를 作詩(작시)하려면 제일 어려운 부분인 頷聯(함련) 과 頸聯(경련)에 對句(대구)라고 생각하는데 對句(대구)는 어떻게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 현재 전국 한시 백일장에서 적용하고 있는 七言律詩(칠언율시)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작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對句(대구)는 무엇보다 字對(자대,) 單語對(단어대,) 品詞對(품사대)가 되어야 하고, 韻字(운자)를 기준으로 상하 문맥이 매끄럽게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首聯(수련)에는 詩題(시제)를 잘 분석하여 나타내 주고, 마지막 尾聯(미련)에는 시 짓는 사람의 생각을 물 흐르듯 부드럽게 나타내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시 계의 발전이나 희망 사항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시 계를 이끌어오신 저명한 선배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경험도 부족한 제가 금번 왕인 박사 한시백일장에서 장원이라는 과분한 상을 받게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 부담도 됩니다. 옛 우리 선조들에게는 문학의 한 장르였던 한시가 지금은 踏步(답보) 상태에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한시라는 단어 자체가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이 배우지 않는 한시가 언제까지 맥을 이어갈지 알 수 없습니다. 한시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국 각 교육대학에서라도 문학의 한 장르로 한시가 體系的(체계적)으로 잘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각 대학 평생교육원에 한시 관련 강좌가 많이 개설되어서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은 누구나 쉽게 한시를 배우고 즐기는 시대가 오기를 所望(소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