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손진익 '숲을 걸으며 나를 톺아봅니다'
[장서 산책] 손진익 '숲을 걸으며 나를 톺아봅니다'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1.06.07 1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다운 것이란 무엇일까?
숲을 걸으며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저자 손진익은 로미지안 가든 설립자이자 숲명상센터 센터장이다. 엘베스트 그룹을 설립해 40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2018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했다.

저자는 아내의 건강을 위해 강원도 정선에 정착해 가리왕산의 고요와 아름다움에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고향을 닮은 그곳에 정원을 만들고, 연애시절 부르던 아내의 애칭을 따서 '로미의 정원'이라 이름을 붙였다. 그는 새벽부터 장화를 신고 정원을 가꾸었다. 자연의 보살핌에 아내의 건강이 좋아졌고, 그도 마음의 치유와 평안을 얻게 되었다. 그때부터 그는 로미의 정원을 치유와 깨달음의 공간으로 만들기를 고민했다. 그가 숲을 걸으며 자연의 지혜를 일깨우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던 것처럼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로미지안 가든을 설립해 숲 걷기와 명상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근육을 북돋아 주고 있다.

이 책의 목차는 '1부.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숲에 섭니다, 2부. 나를 가만히 톺아봅니다, 3부. 숲이 들려준 생각들, 4부. 숲을 걸으며 깨닫습니다'로 되어 있다.

 

1. 용감한 자에게 찾아오는 고독

시간이 갈수록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주로 혼자 음악을 듣고, 혼자 운동을 하고, 혼자 독서를 합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심심하고 외로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유롭고 고독에 빠질 수 있어서 좋습니다. 고독이 나를 친절하게 위로하기 때문입니다. 고독이 찾아온 순간 오히려 숨 가쁜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안의 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나만의 소리에 집중하게 될 때, 그런 때가 고독을 즐기는 순간입니다. 단지 홀로 남겨질까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고독의 참맛을 알 수 없습니다. 오롯이 홀로 섰을 때, 내면에 귀를 기울여 고독과 마주할 수 있어야만 혼자인 나를 즐길 수 있습니다. 고독이 엄습할 때 오히려 당당한 사람이 진짜 나를 사랑하고 다른 이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면 인생의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혼자가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외로움에 감사하며 그 고독감에 귀를 기울이면, 내가 진정 그리워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고독이 찾아오면 그것을 물리치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고독이 찾아오면 그것을 즐겨야 합니다. 혼자 음악을 듣고, 혼자 운동을 하고, 혼자 독서를 하면, 심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여유롭고 편하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외롭다고 슬퍼하거나 우울한 감정에 빠지지 말고,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봅니다. 내면의 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그 소리에 집중하게 될 때, 그때가 고독을 즐기는 순간입니다.

인간이란 본질적으로 외롭습니다. 외로움에 떠는 것보다 더 불행한 것은 외로움을 느껴 볼 시간을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마음의 중심이 잡히면 혼자 있어도 절대 외롭지 않습니다. 중심이 잡힌 사람은 자유롭습니다. 자유란 자신을 위해서 살 줄 아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적막한 희열이기 때문입니다.

용감하게 혼자가 되는 순간 친절한 고독이 찾아옵니다.(34~36쪽)

 

2. 숲에서 부르는 내 영혼의 노래

저마다 목표는 다르겠지만 몰입의 경험이 주는 일상의 즐거움, 몰입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기 위해서 몰입 걷기 명상을 합니다.

그러나 저절로 몰입의 습관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몰입을 경험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 그것은 바로 재미, 즐거움입니다. 아무리 의지를 다지고 노력을 해도 즐기지 못하면 몰입 자체가 안 됩니다. 몰입은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미치도록 빠져야만 가능합니다.

몰입 걷기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가능한 명상입니다. 뇌를 포함한 온몸의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는 산소를 연료로 작동합니다. 뇌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고 '세로토닌'이 분비되야 뇌 건강이 유지됩니다.

뇌가 필요로 하는 하루 산소량은 100리터나 됩니다. 그러나 조건을 충족시키기엔 현실의 벽이 만만치 않습니다. 대부분 사람은 온종일 콘크리트로 된 사무실과 교실,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세로토닌과 가장 쉽게 만나는 방법은 숲속을 찾아 걷는 것입니다. 필자는 오랜 경험으로 숲속 걷기가 주는 몰입과 행복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걸으면서 하는 복식호흡은 산소를 충분히 들이마시게 해 세로토닌 신경을 단련시킵니다. 그 호흡의 흐름을 따라걸으며 몰입의 상태에 이르는 과정은 발과 온몸의 신경을 골고루 자극하며 최고의 명상에 이르게 합니다.

몰입 걷기 명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내 안의 나와 솔직하게 만나야 합니다. 내면의 집중을 통해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 억눌려 있던 감정들이 강렬하게 올라와 괴로움과 마주하게 되지만, 이 같은 복잡한 감정과 생각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걷고 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온갖 생각과 감정들이 사정없이 비집고 들어올 때는 앞서 배운 대로 호흡부터 붙잡아야 합니다. 복식호흡으로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떠오르는 잡념들을 받아들이고 알아차리며 다시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호흡과 함께 집중과 몰입을 시작합니다.

숲을 걸을 때면 어디든 발길 닫는 곳이 바로 나를 발견하고 찾을 수 있는 명상센터가 됩니다. 나의 감각을 일깨우는 나무와 돌, 새와 바람의 노래가 내 영혼을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합니다.(82~84쪽)

 

저자는 이 책에서 명상의 방법과 기술, 따뜻한 글과 삶을 다독이는 메시지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샅샅이 더듬고 살피는 ‘마음 톺아보기’는 일상에서도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온전한 자신을 발견하게 하여, 삶을 더 열심히 성취해 낼 수 있도록 마음을 북돋아 준다. 이 책을 펼치면 소란스럽고 쫓기는 일상에서 벗어나 기분 좋은 고독에 빠져들어 내 안에 있던 삶의 정답을 발견하게 된다. 마음의 불안을 치유하고 본래의 나로 돌아가 삶을 뜨겁게 채우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