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선 129’
‘머선 129’
  • 권오섭 기자
  • 승인 2021.06.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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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선 129’는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이 쓰던 사투리 유행어 ‘머선 129’(무슨 일이고)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대구가 가장 심각하다. 3일 0시 기준 74명은 지난해 3월18일 97명의 확진자가 나온 이후 14개월 여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4일에도 65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대구시는 오는 5일부터 20일 자정까지 16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높이기로 했다.

이미 집합금지 된 유흥시설 5종 외에 노래연습장과 홀덤펍도 문을 닫아야 한다. 식당과 카페도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는 영업을 할 수 없다.

3일 기준 지난해 2월 18일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국내 31번)가 발생한 이후 441일 만에 1만 명을 돌파했다.

불과 1여 년 전을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다. 마스크대란과 주변 지인들을 혹시나 특정종교 신도가 아닐까? 직장인이 대구 출장 시 2주간 자가 격리와 방문을 꺼렸다. 대구에서 왔다고 말을 못할 정도였다. 고립된 도시나 다름없었다,

예전과 다른 명절 풍경은 물론 식당과 기업체는 문을 닫고, 등교를 하지 못하는 학생 등 모든 일상생활이 코로나 이전(Before COVID-19. BC)과 이후(After COVID-19. AC)로 나뉘어져 앞으로 예전처럼 될 수 있을까?하는 삭막했던 시기였다.

지난해 2~3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의 집단감염 이후 시민들의 적극적인 대구형 방역협조가 효과를 거두면서 지난해 4~11월에는 두 자리 수이거나 100명대였다.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 확진자가 23명에 불가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집단감염 등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한 달 500명대에 이르렀다.

신천지 대구교회에 이어 요양병원·교회발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었던 대구에서 최근 3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

지금까지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지역사회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구시가 최근 1주일간 확진자 특징을 분석한 결과 사회활동이 왕성한 20~40대가 전체 확진자의 63.6%를 차지하고, 무증상자가 약 20%에 이르며, 확진자 접촉을 통한 n차 감염자가 32.8%로 나타났다.

또 감염원이 기존에는 특정 집단으로 제한됐으나 최근에는 광범위하게 지역 전역으로 무차별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와 함께 전파력이 기존보다 1.5~1.7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대구지역의 우세종이 돼 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 변이바이러스가 발견된 대표적인 사례가 달서구 대학생 지인모임, 달성군 이슬람 기도원, 유흥주점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현재 대구지역의 백신 접종률은 1차 49%(전국 56.1%), 2차 17.7%(전국 18.5%)에 그치고 있다. 1차 접종률만 봐도 전국 8개 특별·광역시 중 가장 저조하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화이자사(Pfizer Inc)는 코로나 백신 출시를 한 달 앞둔 지난해 11월 ‘과학이 이긴다(Science will win)’라고 쓴 큼직한 문구로 건물 외벽을 장식했다. 화이자의 mRNA 백신은 1년도 안 돼 개발됐다. 지금까지 나온 다른 감염병 백신은 개발 기간이 5~30년이었다. 화이자는 ‘과학이 이긴다’ 짧은 문구에 코로나 전투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결기를 담았을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백신 접종만이 경제회복과 일상회복의 지름길이다. 그동안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심리 등으로 접종이 저조해 집단면역 형성이 더딘 상황에서 확진자 발생까지 급증해 방역안전망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머선 129’란 말이 나오기 전에 우리 모두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맞서 각자가 다시 한번 방역수칙을 지키자.

‘과학이 이긴다’ 차례가 되면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반드시 백신접종에 동참하자.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코로나19 이전 시대로 되돌아갈 수 있는 그날이 하루 빨리 현실로 다가오기를 기원해본다.